우유 원윳값 얼마나 오를까···“26원 인상” vs “동결 또는 최소 인상”

안광호 기자

낙농육우협회 “사료비와 인건비 등 고정 비용 증가와 소득 감소로 농가 폐업 늘어”

농식품부 “지난해 원윳값 인상으로 우유 산업 전체 위축…고물가 상황도 감안해야”

지난해 11월5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 연합뉴스

지난해 11월5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 연합뉴스

올해 우유 원유 가격을 정하기 위한 낙동가와 유업체간 협상이 11일 시작됐다. 낙농업계는 협상 범위 내 최대치인 ‘ℓ당 26원’ 인상을 요구한 반면, 정부는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동결 또는 최소 인상을 제시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이 참여한 낙농진흥회는 이날 이사 7명으로 구성된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원윳값 협상에 들어갔다. 소위원회가 가격을 정하면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유업체는 관행적으로 낙농진흥회가 결정한 원윳값을 따르고 있다. 인상분은 오는 8월부터 적용되지만, 여건에 따라 적용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 지난해는 7월27일 협상 타결 후 물가 부담 완화를 이유로 10월부터 적용됐다.

올해 원윳값은 지난해부터 시행된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운영 규정에 따라 ℓ당 26원까지 올릴 수 있다. 원윳값은 농가 생산비 변동과 우유 소비 상황 등을 반영해 결정하는데, 생산비가 전년 대비 4% 이상 증가할 경우 생산비 증가액의 0~70%를 인상하는 범위에서 협상을 진행한다.

우유 원윳값 얼마나 오를까···“26원 인상” vs “동결 또는 최소 인상”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생산비는 ℓ당 약 1003원으로 전년 대비 4.6%(ℓ당 44.14원) 늘었다. 농식품부는 생산비 상승분에 지난해 음용유(마시는 우유) 사용량이 전년보다 2% 감소한 상황, 사료비 증가분 비중 등을 감안해 협상 범위를 0~60%(ℓ당 0∼26원)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음용유용 원유 기준으로 현재 ℓ당 1084원인 원윳값에 ℓ당 26원을 적용하면 협상 이후 ℓ당 최대 1110원이 될 수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용도별 차등가격제 운영 규정에 따라 최대치로 인상되더라도 농가 생산비 증가분의 60% 수준에 그친다”며 “사료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 증가와 소득 감소로 농가 폐업이 늘고 있는 상황은 (당국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낙농육우협회에 따르면 낙농가 폐업율은 연평균 약 7%로, 농가 수는 2019년 5046호에서 지난해 말 4474호로 감소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원윳값 인상과 최근 고물가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원윳값은 ℓ당 69∼104원 범위에서 인상 폭을 논의해 최종적으로 ℓ당 88원이 인상됐다.

이 때문에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빵과 과자, 치즈,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 가격이 크게 올라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지난해 우유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9.9%로, 전체 물가 상승률(3.6%)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원윳값 인상에 따른 우유 가격 상승으로 소비량이 감소해 우유 산업 전체가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최근 고물가 상황을 감안하면 올해 원윳값은 동결되거나 최소로 인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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