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파트 지하 1층 ‘아수라장’
8시간 만에 진화…현장감식 중
주민들, 임시 시설로 긴급 대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로 23명이 다치고, 차량 140여대가 불에 타거나 그을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화재로 정전이 발생하면서 5개동 480가구에 사는 주민들이 행정복지센터 등에 설치된 임시시설로 대피했다.
인천시 소방본부와 경찰은 2일 오전 10시부터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서구 청라국제도시 제일풍경채 2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 감식은 불이 처음 발생한 흰색 벤츠 전기차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오는 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감식도 벌일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지난 1일 오전 6시 15분쯤 주차된 흰색 벤츠 차량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다가 갑자기 폭발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불은 옆으로 확산해 주차된 차량 40여 대가 탔고, 100여 대가 열손과 그을름 등의 피해를 입었다.
소방당국은 소방관 177명과 물탱크 등 장비 80대를 동원, 8시간 20분만인 이날 오후 2시 35분에 진화했다.
지하주차장에서 검은 연기 올라오면서 아파트를 뒤덮어 입주민 수백 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영유아를 포함해 22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불을 끄던 소방대원 1명은 온열질환으로 쓰러졌다. 입주민 103명은 옥상 등으로 자력대피했고, 소방대원에 구조된 입주민은 135명이다.
이날 불로 아파트 5개동 480가구에 정전이 발생하면서 단전과 단수는 물론 엘레베이터 운행도 중단돼 입주민들은 청라1·2동 행정복지센터와 대한적십자사 서북지사, 인근 교회 등에 긴급 마련된 임시대피 시설에서 밤을 지새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인천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처음 불이 난 벤츠 전기차는 충전중이 아니었다”며 “차량 피해 등 재산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정전된 480가구는 이날 복구작업을 할 예정이며, 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