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쌓였는데 한 달 뒤면 햅쌀 나온다…‘한 톨이라도 줄여라’ 절박한 전남

강현석 기자

재고많아 10개월째 가격 하락, 80㎏ 17만원
햅쌀 나오면 대폭락 우려에 대대적 소비 운동

충북 청주시에 있는 한 공공비축벼 보관창고에서 관계자들이 온도 습도 등 벼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 청주시에 있는 한 공공비축벼 보관창고에서 관계자들이 온도 습도 등 벼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농협 창고에 지난해 생산된 쌀이 쌓여있는 가운데 또다시 본격 수확기가 다가오면서 전남도가 대대적인 ‘쌀 소비 촉진’ 운동에 나섰다. 이례적인 쌀 소비 운동은 추가적인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해 재고 쌀을 한 톨이라도 줄여야 한다는 절박감이 담겼다.

전남도는 4일 “쌀값 안정을 위해 시군, 관계기관 등과 함께 대대적인 소비촉진 운동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전남의 2023년 기준 쌀 생산량은 73만7000t으로 전국 생산량(370만2000t)의 19.9%를 차지한다.

하지만 전남을 비롯해 전국의 농협 창고에는 지난해 생산된 쌀이 아직도 가득 쌓여있다. 지난 8월26일 기준 전국 농협 종합미곡처리장이 보유하고 있는 쌀 재고량은 33만t에 이른다. 이중 전남지역 재고는 8만7000t으로 26%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 창고에 쌓인 쌀은 지난해보다 20만t이나 많다. 2024년산 쌀이 본격 수확되기 시작하는 10월에도 전국의 쌀 재고량은 10만t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햅쌀’이 본격 수확되면 쌀값이 걷잡을 수 없이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2024년산 쌀을 저장하기 위해서는 창고에 쌓인 지난해 쌀을 ‘밀어내기식’으로 판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산지 쌀값은 10개월째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수확기 80㎏ 1가마에 21만222원 이었던 쌀값은 최근 17만6628원까지 추락했다.

나락으로 내려가는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재고 소진’이 절실한 상황이다. 전남도는 올해 쌀 수출목표를 지난해(117t)의 10배 정도 많은 1000t으로 잡고 적극 지원에 나선다. 시군, 농협, 관계기관 등과 함께 대대적인 ‘범국민 쌀 소비 운동’도 추진한다.

추석 명절에 ‘쌀 선물 보내기’ 운동을 추진하고 지역 기업 구내식당과 음식점 등에서 전남 쌀을 사용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 식품 구매력이 높은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쌀 판매 전략도 마련한다.

학교에서는 간식으로 쌀 가공식품을 제공하고 ‘아침밥 먹기’ 운동도 추진한다. 수도권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식쌀도 제공해 전남쌀의 우수성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전남도는 이와 함께 정부에 근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현재 정부대책으로는 쌀값 하락을 막기에는 대단히 역부족”이라면서 “10월 수확기 이전에 재고쌀 17만t을 속히 시장에서 격리하고 2024년산 예상 초과물량인 40만t도 선제적으로 격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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