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전년 동월 대비 1.6% 올라 …채소값 급등, 유가 하락으로 상쇄
농식품부 “이달 배추 포함 농산물 수급 안정”…근원물가도 2%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를 기록하면서 3년6개월 만에 1%대로 내려왔다. 올여름 장기간 폭염으로 채소 가격이 크게 올랐으나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서 전체 물가 수준을 끌어내렸다.
통계청은 2일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소비자물가지수가 114.65(2020년=100)로 1년 전보다 1.6% 올랐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지수는 2021년 3월(1.9%) 이후 3년6개월 만에 1%대에 진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2.6% 올랐다가 8월 2.0%로 떨어진 뒤 내림세다.
품목별로 보면 농산물 물가가 3.3% 올라 전체 물가를 0.14%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배추(53.6%), 무(41.6%), 상추(31.5%) 등 채소류가 11.5%나 올랐다.
전달 대비로는 18.6%나 올라 2020년 8월(24.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채소류 가격 강세는 폭염과 일부 주산지 가뭄, 집중호우 등 영향으로 공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배추의 경우 8~9월 폭염 영향으로 해발 400~600m 준고랭지 배추마저 전·평년 대비 공급량이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김장철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안에 배추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준고랭지 배추가 오는 10일 전후 본격 출하되고, 가을배추 6000t과 중국산 신선배추 1000t 등 추가 물량도 이달 중 시장에 풀리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또 최근 기온 하락 등 작황 여건 개선으로 다른 채소들도 대부분 이달 안에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무의 경우 이달 말부터 가을무가 출하되는데, 평년보다 4%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온성 작물인 시금치는 최근 경북 포항의 포항초 등 주산지 작황이 양호해 이달 말부터 가격이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충남 논산, 전북 익산 등 주산지 침수 피해가 컸던 상추는 최근 다시 심기 등으로 출하량이 증가하고 있어 이달 중하순부터 안정을 찾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전망했다. 농식품부는 이달 중 배추, 무, 대파 등 김장철 주요 재료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7.6% 내려 전체 물가를 0.32%포인트 끌어내렸다. 석유류 물가는 올해 2월(-1.5%) 이후 처음 하락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가격이 떨어진 이유에 대해 “국제유가가 하락했고 지난해 석유류 가격이 높았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이란 간 확전으로 이날 국제유가가 급등해 앞으로 석유류 가격이 불안정해질 수도 있다.
생활물가지수는 1.5% 올랐다. 식품은 2.6%, 식품 이외는 0.8% 올랐다. 전월세포함생활물가지수는 1.3%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2.0%였다. 전월(2.1%)보다 0.1%포인트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