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의 유료도로가 있는 인천에 6개의 유료도로가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인천시민들은 인천은 물론 서울이나 경기 등 어디를 가든 통행료를 내야 할 상황인데, 56년째 징수하는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는 제자리걸음이다.
10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에서 민간 자본이나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운영 중인 유료도로는 8개가 있으며, 6개가 추가로 추진되고 있다.
인천에서 통행료를 징수하는 8개 도로 중 민자도로는 6개, 정부가 건설한 재정도로는 2개다. 민자는 남동구~부평구를 연결하는 만월산터널과 서구~부평구를 잇는 원적산터널이 각각 800원의 통행료를 받고 있다. 송도~인천공항을 연결하는 인천대교는 5500원이고, 인천공항고속도로 인천방향, 서울방향은 통행료가 각각 1900원, 3200원이다. 중구~김포를 연결하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는 구간별로 1200~2600원, 서구~부평구를 잇는 제3경인고속화도로 1200원의 통행료를 받고 있다.
정부가 건설한 서인천IC~신월IC를 잇는 경인고속도로와 송도~성남의 제2경인고속도로의 통행료는 각각 900원이다.
여기에 더해 민자 2개와 재정 4개 등 6개 유료도로가 2034년까지 건설될 계획이다. 민자는 롯데건설이 1조8000억원을 들여 지하 70~80m에 건설하는 인천 미추홀구~서울 구로구를 잇는 제4경인고속화도로이다. 통행료는 2700원 정도로 예상된다. 2029년 개통 목표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지하로 서창~김포고속도로도 추진되고 있다.
재정은 영종~청라를 잇는 제3연륙교로 내년 12월 개통한다. 제3연륙교는 영종·청라 주민들은 무료이고, 이외 지역 차량은 2000~4000원 정도를 받을 전망이다. 인천경제청은 국토교통부와 협의가 끝나면 내년 하반기쯤 통행료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31년 개통 목표인 계양~강화 고속도로, 1조6889억원을 들여 2029년까지 건설할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 2조856억원을 투입해 경인고속도로 지하로 뚫는 인천~서울 지하고속도로 등이 줄줄이 대기중이다.
유료도로는 계속 건설되는 반면 통행료 인하나 무료화는 더디다. 연수구~미추홀구를 잇는 문학터널은 운영 기간 20년이 종료돼 2022년 무료화됐다. 원적산터널은 앞으로 10년 뒤인 2034년, 만월산터널은 2035년 운영 기간이 끝나 무료로 전환된다.
인천공항고속도로는 운영기간이 2030년 종료되지만, 이후 한국도로공사가 인수해 통행료를 징수할 예정이다. 이밖에 인천대교는 2039년, 제3경인고속화도로는 2040년, 수도권 제2순환도로는 2047년 운영기간이 종료되는 등 향후 최소 10년에서 20년 넘게 통행료를 내야하는 도로들이 남아있다.
1968년 건설돼 56년째 통행료를 징수하는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는 20년째 진척이 없다. 2023년까지 한국도로공사가 징수한 경인고속도로 통행료는 1조 4716억원이다. 이는 건설비 2721억원의 5배가 넘는다.
경인고속도로는 출퇴근 시간 시속 30~40㎞로 고속도로 기능을 상실해 1997년부터 통행료 인하를 시작해 2004년 통행료 무료화와 통행료 부과취소 소송, 유료도로법 위헌법률심판, 헌법소원, 유료도로법 개정 등을 추진했지만 한국도로공사의 ‘통합채산제’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통합채산제는 전국의 고속도로를 한 개 노선으로 간주해 통행료 징수 한도와 기간을 넘긴 도로에서도 통행료를 받아 신설 고속도로의 건설비로 충당하는 제도이다.
50년 넘은 유료도로에서 통행료 수납 총액에서 유지비를 제외한 금액이 건설투자비 총액의 100분의 200을 초과하는 경우 통합채산제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유료도로법 개정안이 2018년부터 발의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 6월 인천지역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유료도로법 개정안을 또 발의했다.
더불어 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은 “인천시민이 여의도에 가려면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900원에 2021년 개통한 서울시 민자도로인 신월여의지하도로 통행료 2700원 등 총 3600원을 내야 한다”며 “유료도로가 계속 늘면 서민경제에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통행료 경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