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꼽히는 짐 켈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텐스토렌트’와 손잡고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역량을 강화한다.
LG전자는 조주완 CEO가 최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켈러 CEO를 만나 전략적 협업을 논의했다고 12일 밝혔다. 켈러는 인텔·AMD·테슬라에서 핵심 프로세서 개발을 주도한 인물로, 현재 캐나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기업 텐스토렌트를 이끌고 있다.
우선 두 회사는 AI 가전제품에 필요한 ‘칩렛(Chiplet)’ 분야에서 협업한다. 칩렛은 반도체를 하나의 칩으로 생산하는 게 아니라 여러 모듈로 분할 생산한 다음 결합하는 기술이다. 각 칩마다 최적의 공정을 적용하고 단가도 절감할 수 있어 다양한 용도의 고성능 반도체를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
아울러 두 회사는 각자 보유 중인 반도체 설계자산(IP) 등을 활용해 AI 가전, 스마트홈, 모빌리티, 영상 관련 서버용 프로세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텐스토렌트는 저전력·저비용으로 AI 맞춤 설계가 가능한 개방형 IP ‘리스크파이브(RISC-V) 아키텍처’를 활용하고 있다. 양사는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도 신설하기로 약속했다.
LG전자는 세탁기·냉장고·에어컨 등 가전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등에서도 AI 기능을 적용할 방침이다. LG전자와 텐스토렌트는 지난해 5월에도 스마트TV와 자동차 제품, 데이터센터 구동 칩 개발을 논의한 바 있다.
가전에 탑재되는 AI는 소비자의 사용 습관과 세탁물·음식물 특성 등에 실시간으로 반응해 최적의 성능을 내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SoC센터’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기술을 육성하고 있다. SoC(시스템 온 칩)은 하나의 칩에 집약된 컴퓨터 및 전자 시스템 부품을 가리킨다. 올레드 TV 전용칩 ‘알파11 AI 프로세서’, 가전 전용 AI칩 ‘DQ-C’ 등이 대표적이다.
조주완 CEO는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고객을 이해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감 지능’을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켈러 CEO는 “LG전자가 뛰어난 SoC 개발 조직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양사가 전략적 협업을 통해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