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하반기도 약세… 전세난은 더 심해질 듯

김주현 기자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되면서 하반기 집값 동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유럽 재정위기로 증권시장에서 빠진 자금이 부동산시장에 유입될지가 변수다.

부동산 전문가 10명에게 하반기 집값 동향을 물어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리긴 하지만 집값이 오를 요인보다는 내릴 요인이 많다는 게 주를 이뤘다. 전세난도 더 심해질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9월 이사철이 부동산시장의 방향성을 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 달 후쯤엔 가닥이 잡힐 것이라는 얘기다.

부동산 하반기도 약세… 전세난은 더 심해질 듯

명지전문대 이상영 교수(부동산경영학)는 17일 “내년 봄부터 부동산시장이 풀릴 것으로 봤지만 금융쇼크로 이마저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실수요자들은 금융불안이 정리될 때까지 집을 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도 “금융시장 불안은 부동산시장의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는 주택구매 수요가 위축되면서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떨어졌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집값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이사철과 분양가 상한제 폐지, 전매 제한 등 부동산정책 변수가 9월에 몰려 있어 거래가 일부 살아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자금이 부동산시장에 유입되느냐도 변수 중 하나다.

부동산114 김규정 리서치본부장은 “금융시장이 불안하면 유동자금이 실물자산(부동산)으로 올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기존 주택거래보다는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이나 원룸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신규 아파트를 분양할 때 일부를 전·월세로 놓을 수 있도록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권하고 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연구실장은 “그나마 수익형 부동산에 돈이 몰리고 있지만 이마저 일부에 국한된 현상”이라며 “수익형 부동산도 공급과잉 탓에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자금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은 “요즘은 부동산도 증시와 연계돼 있어 ‘주가가 폭락하는 날에는 중개업소에 연락도 안온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도 실수요보다는 금융권에서 대출받아 하는 투자자시장으로 재편되면서 자금 유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상대적으로 값이 싼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급매물에 한해 부분적으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전세 선호 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집값이 더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부동산시장을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 수요가 매매로 돌아서지 않은 채 서울·수도권의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몰려 있어 전세 부족은 더 심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연구실장은 “부동산 투자를 위해서는 결국 금융권 대출을 통해야 한다”며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은 전세에 머물 수밖에 없어 전세시장은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성대 이용만 교수(부동산학)는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면 자기집에서 전세로, 전세에서 월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며 “전셋값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경원대 홍종학 교수(경제학)는 “정부가 균형재정을 고집할 경우 재정 쪽에서는 집값을 부양할 수 있는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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