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2주째 '사자→팔자'···집값 조정 본격화하나

김희진 기자
서울 동작구 상공에서 바라본 도심. 좌측 위는 용산구. 한강 이남은 동작구. / 김창길 기자

서울 동작구 상공에서 바라본 도심. 좌측 위는 용산구. 한강 이남은 동작구. / 김창길 기자

서울에서 아파트를 “팔겠다”는 사람이 “사겠다”는 사람보다 많은 상황이 2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에 이어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관망세가 짙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4주(2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시계열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8.6을 기록해 지난주(99.6)에 이어 2주째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7개월 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선 데 이어 이번주 1.0 포인트 더 낮아졌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매수우위, 낮으면 매도우위를 나타낸다.

서울 권역별로 보면 용산·종로·중구가 속한 ‘도심권(100.7)’을 제외하고는 강남·동남·서북·서남·강북·동북 등 6개 권역에서 모두 2주 연속 100을 밑돌았다.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상승세를 주도하던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은 지난주 99.5에서 98.2로 더 떨어졌다.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은 97.4를 기록해 서울에서 가장 낮았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100.6)보다 낮은 100.0을 기록하며 기준선에 달했다. 전국 매매수급지수도 100.8로 전주 대비 0.5포인트 하락해 기준선에 가까워졌다. 지방에선 부산이 99.1을 기록해 7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00 이하로 떨어졌다.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온 대구는 이번주 89.6을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부동산 업계는 정부의 대출규제에 따른 영향과 그동안 급등한 가격 상승 피로감, 종합부동산세 부담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거래가 줄어든 결과 매매수급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보고있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이날 기준 10월 서울시 아파트 매매거래는 2283건으로 2019년 3월(2282건) 이후 가장 적다. 아직 신고일이 남은 11월은 454건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매매수급지수는 당분간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고려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대에 이를 수도 있는 만큼 ‘영끌’ 아파트 매수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출규제에 금리인상까지 맞물려 수요자는 자금 마련이 어려운 반면, 집주인들은 아직 ‘호가’를 내려부르는 상황은 아니다”며 “한동안 매매거래 자체가 멈추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매매수급지수 하락 등 시장 지표를 바탕으로 집값이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반면 시장에선 대세하락을 단정하긴 이르다는 시각이 다수다. 매수심리가 주춤하며 오름폭이 줄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 지역 아파트값 자체는 상승중이다. 서울에선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지역 위주로 집값이 들썩이는 모습도 나타난다. 이날 부동산R114에 따르면 재건축 최대 사업장으로 꼽히는 압구정 3·4구역에서 서울시가 추진중인 ‘신속통합기획’ 참여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강남 재건축(0.15%→0.24%)은 이번주 오름폭을 키웠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매수심리는 더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대출규제에도 집값 급등 요인 중 한 축인 공급 우려가 해소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당장 하락보다는 거래량·상승률 둔화가 한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대기수요가 꾸준한 신축이나 교통망 예정지, 공급희소성이 지속될 수 있는 지역 위주로 매입 수요가 제한되며 지역별 양극화가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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