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아파트값 첫 하락, 서울 전체 하락세로 이어질까

김희진 기자
서울 강남의 아파트 단지. 김기남 기자

서울 강남의 아파트 단지. 김기남 기자

서울에서 1년1개월 만에 아파트값이 떨어진 자치구가 등장하면서 외곽지역부터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수도권은 외곽에 이어 ‘수용성(수원·용인·성남)’으로 묶이며 수도권 집값을 끌어올렸던 수원까지 하락세가 번졌다. 전문가들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시장이 변곡점을 앞두고 있으나 ‘대세 하락’을 단정하긴 이르다고 분석했다.

23일 한국부동산원 12월 셋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은평구 아파트값은 전주대비 0.03% 떨어지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먼저 하락했다. 은평구를 비롯해 금천구, 관악구도 보합권을 기록하며 서울 외곽지역에서 특히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 나타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직전 한 달 동안 거래된 아파트가격을 비교해보면 도봉·구로·성동·금천구 등 상대적으로 외곽지역에서 하락거래가 늘고 있는 게 확인된다”며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에 따른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이어지면서 외곽지역부터 가격이 빠지는 양극화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거래가 급감한 ‘거래절벽’ 상황이 지속되면 하락세가 서울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날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현황 분석’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 중 최고가 대비 하락한 거래는 551건으로 전체 거래(1146건) 대비 48.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거래가가 수억원대 하락한 아파트 단지도 나왔다. 서초구 반포동 AID차관주택(22평형)은 지난 10월 초 35억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약 한 달만인 지난달 22일 28억3000만원에 거래돼 6억7000만원 하락했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1차 쌍용아파트(18평형)는 지난달 2일 이전 최고가 14억7000만원보다 4억4000만워 떨어진 10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외곽까지 달구며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뛰었던 경기 지역에서도 열기가 식는 중이다. 이번주 하락으로 돌아선 수원 영통구(-0.01%)는 지난 2019년 7월 첫째주(-0.02%) 이후 약 2년5개월 만에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경기 외곽에서 머물던 집값 하락 흐름이 화성과 동두천에 이어 수원 영통구까지 번진 것이다.

정부는 이처럼 수도권에서 하락 진입지역이 포착되고, 서울에서도 가격하락 경계점을 앞둔 지역이 확대되는 양상을 들어 최근 주택시장이 하향안정 흐름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전문가들은 거래량이 급감하고 주택시장이 숨고르기에 접어든 것은 분명하다고 보면서도, 전방위적 하락 안정기에 진입했다고 평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팀장은 “가격상승 피로감에 대출규제 등 영향이 더해져 관망세가 짙어진 만큼 최근 주택시장은 변곡점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내년 수도권 입주물량이 평년보다 적은 상황 등을 감안하면 당장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여전히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데다, 강남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외곽에서 시작된 가격조정이 하락 신호탄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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