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지구’ 역사 속으로···‘지구단위계획’으로 재건축 더 쉬워진다

김보미 기자

1970~1980년대 대규모 아파트 공급

여의도·잠실·압구정 등 14개 지구

서울시 “입체적 도시 관리로 전환”

서울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인 시범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인 시범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1970~1980년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을 위해 도입됐던 ‘아파트지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해당 지구는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돼 재건축이 쉬워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마련한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전환지침’에 따라 용적률·높이·용도 등의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9일 밝혔다. 향후 아파트 지구별로 지구단위계획이 결정되면 아파트지구 폐지 결정고시를 할 예정이다.

서울 인구 급증에 따른 공급 대책으로 1972년 마련된 주택건설촉진법에 따라 서울에는 1976년 11개의 아파트지구가 처음 지정됐다. 이후 시내 14개 지구에 208개 단지, 14만9684가구가 지어졌다. 서울 전체의 2%인 11.2㎢ 면적에 서울 아파트 가구 수의 9%가 아파트지구로 들어선 것이다.

반포주공부터 잠원동까지 형성된 반포 아파트지구, 잠실 및 아시아선수촌 일대, 압구정·여의도·서초·이촌 등이 대표적이다. 주로 당시 시 외곽이었던 한강변 주변 입지다.

서울 시내 14개 아파트지구. 서울시 제공

서울 시내 14개 아파트지구. 서울시 제공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인구·면적·공공시설 규모 등을 맞춘 아파트지구는 자족이 가능한 독립된 주거지(근린주구이론)를 만드는 데 초점을 뒀다. 하나의 용지에 하나의 용도만 허용하고, 밀도·높이 등은 일괄 결정한다. 단순한 토지이용과 건축계획으로 집단 건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용도를 결합한 도시계획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특히 주택용지 내 근생이 불가능하고, 중심시설용지에는 주택(주거)을 지을 수 없다. 중심시설용지·개발 잔여지는 건축물 높이가 5층 이하로 제한돼 고밀화도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대부분 30년 연한을 넘어 정비가 필요하지만 재건축 계획 수립에 한계가 있다.

아파트지구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도 부합하지 않아 지난 2003년 국토계획법 시행령 개정으로 용도지구 분류 체계에서 삭제되면서 신규 지정은 불가능해졌다.

아파트지구의 용도별 각종 용지를 획지로 전환하고 지구단위계획으로 관리한다.

아파트지구의 용도별 각종 용지를 획지로 전환하고 지구단위계획으로 관리한다.

이번 서울시 지침 개선으로 아파트지구 내 재건축 정비계획은 지구단위계획으로 이뤄져 용적률·높이·용도 적용이 유연해진다.

주택·중심시설 등 이용 분류로 나뉘었던 용지는 획지 개념으로 바꿔 입체·복합적 토지이용이 가능하다. 재건축 대상 주택용지는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지구 단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빠르게 정비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서울시는 현재 아파트지구 중심시설용지의 약 30%(175곳 중 66곳)가 역세권 입지여서 향후 주거·상업·업무 등이 복합된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아시아선수촌아파트지구 일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아시아선수촌아파트지구 일대 모습. 연합뉴스

한강변 주택용지에 일률 부여된 15%의 공공기여 의무도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될 경우 기존 중심시설용지도 주거가 허용하고 높이도 최고 40m까지 완화한다. 단, 이 경우 용도 완화에 따른 5~10% 공공기여는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일부 지구에 남아있는 개발 잔여지도 비주거·주거복합이 허용된 일반 기준을 적용하고 높이도 최고 40m까지 허용한다.

서울시는 중심시설용지·개발 잔여지를 인근 주택단지와 통합 재건축하거나 5000㎡ 또는 100세대 이상으로 개발하면 주택용지와 같은 기준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유창수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서울의 14개 아파트지구의 재건축 사업이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추진될 것”이라며 “규제 완화를 통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아파트 밀집지에 대한 일관된 도시 관리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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