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하락에 ‘갱신청구권’ 사용 역대 최저···감액계약 크게 늘어

류인하 기자
경기도 고양시 일산 신도시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고양시 일산 신도시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전셋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갱신청구권을 사용하는 임차인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갱신청구권’은 당초 급격한 전세보증금 인상을 막아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최근 전세가격이 하락하고 매수자 우위 상황이 강해지면서 갱신청구권을 쓰지 않고 오히려 임대보증금을 낮춰 계약하는 감액계약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수도권 주택 전체유형의 전·월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갱신계약건수는 역대 최저치인 6547건(36.1%)에 그쳤다. 반면 갱신청구권을 사용하지 않은 ‘합의갱신’은 1만1611건(63.9%)로 역대 최대 비율을 기록했다.

갱신청구권 사용 비율은 지난해 1월 57.9%에서 8월 49.7%까지 떨어졌고, 11월에는 39.4%까지 낮아졌다. 기존 세입자와 임대차계약을 그대로 갱신하면서도 임대보증금을 올리지 않거나 더 감액해 계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역전세난 속에서 갱신을 원하는 세입자가 갱신청구권을 사용하지 않아도 임대인과의 협의가 완만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갱신청구권을 쓰더라도 종전 계약금액보다 임대료를 낮춰 갱신하는 데 사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일종의 감액갱신계약을 맺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아파트 임대차계약에서 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갱신계약 4624건 가운데 임대료를 종전보다 감액한 계약은 1481건(32%)으로 전년 동월(76건)보다 19배 이상 급증했다. 감액여부는 전월세전환율 5.5%를 적용한 환산보증금을 기준으로 판단했다.

집토스

집토스

한편 전세의 월세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수도권 아파트 전월세 갱신계약 중 전세를 월세로 변경한 갱신계약은 5971건으로, 전년 동기(3572건) 대비 67% 증가했다.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대출부담이 커진 데다 집값하락으로 ‘역전세’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전세보다 월세를 택하는 경향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진태인 팀장은 “2년 전보다 급락한 전세 시세와 더불어 수도권에 지역별로 대규모 공급이 예정된 만큼 주택 임대시장의 감액 갱신과 갱신청구권 감소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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