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는 장사없다···청약 규제완화에도 전국 미분양 주택 늘어

류인하 기자

미분양 물량 2달 연속 7만5000건 넘겨

‘준공 후 미분양’ 물량 8554가구…13.4%↑

지방 미분양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위험’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권도현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권도현 기자

올해 2월 전국 주택 미분양 물량이 전달에 이어 2개월 연속 7만5000가구를 넘어섰다. 미분양 증가세는 다소 주춤해졌지만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했지만 집값 하락세에 따른 고분양가 논란과 지역별 ‘옥석가리기’ 등으로 미분양 해소에는 여전히 역부족인 모양새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2월 주택통계’ 자료를 보면 전국 아파트 미분양은 7만5438가구로, 전월(7만5359가구) 보다 0.1%(79가구) 늘었다. 미분양이 일시적으로 증가해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소되던 과거와 달리 미분양은 지난해 5월(2만7000가구) 이후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2월 들어 수도권의 미분양이 다소 늘고, 지방의 미분양이 소폭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미분양 물량의 83.3%는 지방에 집중돼 있다. 특히 대구는 1만3987가구로 여전히 지방에서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다.

수도권 미분양물량은 1만2541가구로 전월(1만2257가구) 보다 13.4%(1008가구) 늘었고, 지방 미분양물량은 6만2897가구로 전월(6만3102가구) 보다 0.3%(205가구) 줄었다. 그러나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 위험선(6만2000가구)을 넘어서고 있다.

수도권 내에서 특히 서울의 미분양이 2099가구로 전월(996가구) 보다 110.7%(1103가구) 증가했다. 다만 이는 최근 소형평형 물량까지 ‘완판’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성북구 장위자이 등의 2월 당시 미분양 물량이 포함된 것으로 3월 미분양 통계에서는 해당 증가분이 모두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3209→3154가구)과 경기(8052→7288가구)는 각각 1.7%, 9.5%씩 미분양 물량이 줄어들었다.

지방은 준공 전 미분양 물량이 준공 후 미분양으로 넘어가면서 지방 중소건설사의 자금난이 앞으로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

‘미분양 무덤’ 대구 미분양 물량 더 늘어

정부는 “개입할 수준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미분양 물량이 전월(1만7710가구) 대비 5배 넘게 증가한 6만8148건을 기록했을 당시에도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현재 미분양은 건설사의 가격할인 등 자구노력으로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대구의 미분양 사태에 대해서도 원 장관은 최근 한 언론사 심포지엄에서 “1만3000호 미분양이라니 큰일이 날 것 같지만, 대구는 2020~2021년에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쏟아져 나온 곳”이라며 “대구의 미분양 60%는 비교적 대기업들이 갖고 있기 때문에 회사의 금융위기로까지 전이될 물량은 극소수”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신규공급을 잠정 중단한 대구의 미분양은 1만3987가구로, 전월(1만3565가구)보다 3.1% 증가했다. 대구 뿐만 아니라 울산(4253→4211가구), 충북(4374→4388가구), 충남(8653→8456가구), 전북(4086→4018가구), 경북(9221→9074가구), 경남(4791→4627가구) 등도 미분양 물량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크게 증가했다. 준공 전까지 미분양으로 분류되던 물량들이 준공시점까지 판매되지 않으면서 악성 미분양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8554가구로, 전월(7546가구) 대비 13.4%(1008가구) 증가했다.

2월 들어 주택 거래량은 다소 회복하는 분위기다. 다만 예년 거래량과 비교했을 때는 ‘거래절벽’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1월 전국 아파트 매매량은 3만1337건으로, 전월(1만7841건) 보다 75.6%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1월 평균 거래량보다는 37.7% 적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거래량은 큰 폭으로 늘었다. 서울은 지난달 2285건 거래되면서 전월(1161건)보다 96.9% 증가했다. 수도권 역시 1만2294건으로 전월(6332건)보다 94.2% 늘었다. 다만 3월부터는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거래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2월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27만3114건으로 전월(21만4798건) 보다 27.1% 증가했다.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5.2%로 역대 최대를 갱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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