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변전소’ 주민 민원에 실증…“헤어드라이어보다 전자파 적다”

심윤지 기자

정부, 매헌변전소 측정치 공개

20일 서울 매헌변전소 내 변압기실에서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자파 실측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서울 매헌변전소 내 변압기실에서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자파 실측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1m 거리서도 WHO 권고치 하회
참관 전문가 “인체에 축적 안 돼”
주민들 ‘발암 가능성’ 불안 여전
국토부 “설치 위치 등 협의할것”

“측정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20일 서울 양재시민의숲역 지하 3층에 매헌전철변전소. 국토교통부 관계자가 40여명 기자단 앞에서 전자파 측정을 시작했다. 주 변압기 1m 거리에서 나온 전자파는 2.7~3.0마이크로테슬라(μT)였다. 5m 이내 떨어진 곳에서 측정을 하니 수치는 0.2μT로 낮아졌고, 수직으로 25m 떨어진 지상 공간에서는 0.04μT까지 감소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인 83.3μT는 물론 헤어드라이어(16μT)나 전자레인지(35μT)보다도 전자파가 덜 나왔다.

측정에 참관한 김윤명 단국대 전자전기공학부 명예교수는 “300㎐(헤르츠) 이하 주파수 범위에서 발생하는 극저주파 전자계는 주파수가 낮아 양자역학적 에너지가 거의 없다”며 “파장이 길어 먼 곳까지 전파되지 않아 인체에도 축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자파가 소량이고, 거리가 조금만 멀어져도 전자파 수치가 급감하기 때문에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없다는 말이다.

국토부가 전자파 측정 결과를 공개한 건 최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C노선 주민들을 중심으로 변전소 설치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면서다. 전기 열차인 GTX 운행을 위해서는 한국전력에서 전기를 공급받아 적절한 변압으로 바꿔주는 변전소가 필수다. GTX-B노선 변전소는 경기 부천시 상동호수공원 주차장 부지에, C노선 변전소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 테니스장 부지에 설치될 계획이었다.

주민들은 전자파 노출·화재 위험을 이유로 변전소 설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변전소가 아파트나 교육시설로부터 불과 수백m 떨어져 있어 전자파 노출과 화재 위험에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청량리역변전소에서 40m 떨어진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1953가구)’ 입주민들은 동대문구청 홈페이지에 1500건이 넘는 민원을 넣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동대문구는 변전소 설치를 직권 취소해달라고 국토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주택가로부터 일정 거리 이상 떨어져 지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고, 변전소가 주거단지 가까이 지어진 전례도 많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신분당선에 전력을 공급하는 매헌변전소와 인근 주택가 사이의 거리는 100m 남짓이다. 수도권 전철의 전력공급을 담당하는 서울 구로전철변전소도 가장 가까운 아파트가 110m 거리에 있다. 차두표 GTX-C 태스크포스(TF) 단장은 “수도권 내 운영 중이거나 공사 중인 철도변전소는 총 17곳인데, 도심지라는 수도권 특성상 대부분 주택가와 아파트 단지와 밀접하게 위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정관 국토부 수도권광역급행철도 과장도 “한전 변전소도 국가 보안시설로 생활·주거시설 곳곳에 있지만 안전하게 운영 중”이라며 “변전소 위치와 관련해 주민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변전소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주민들은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가전제품이나 송전선로에서 나오는 극저주파 자계를 ‘발암물질 가능성 있음(그룹2B)’으로 분류한 점을 들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김 교수는 “그룹2B는 ‘실험 결과 영향은 없으나 가능성이 있으니 유의하라’는 뜻으로 커피나 디젤연료, 세탁업 등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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