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르게 이어지던 서울의 주택 매매거래량 증가세가 8개월 만에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 지어진 후에도 안 팔린 악성 미분양 주택은 3년 1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8월 주택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1만992건으로 집계됐다. 7월(1만2783가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 1만 건 수준을 넘긴 것이다. 서울의 주택 매매거래량이 월 1만 건을 넘긴 건 2021년 8월(1만1051건) 이후 처음이었다.
다만 7월 거래량보다는 14.0% 줄어들어 지난해 12월(4073가구) 이후 8개월간 이어진 증가세가 꺾였다. 특히 최근 몇 달간 서울의 집값 상승세를 견인했던 강남 4구의 감소 폭(24.4%)이 서울 평균(14.0%)보다 높게 나타났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매매량은 3만2776건으로 전월보다 13.0%, 지방은 2만7872건으로 9.0% 줄었다. 이에 따라 전국 주택 매매량도 지난달 6만648건으로 전월보다 11.2% 감소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진 부동산 거래 회복세가 지방까지 확산하지 않고 주춤해진 양상이다. 수도권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8% 늘어난 반면, 지방은 1.5% 줄었다.
미분양 주택은 7~8월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도권 미분양은 1만2616가구로 전달보다 9.8% 줄었고, 지방은 5만4934가구로 전달보다 5.0% 감소했다. 전국적으로는 인천(26.2%)과 대전(20.0%)의 미분양이 가장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년째 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1만6461가구로 7월보다 2.6%(423가구) 늘었다. 13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2020년 9월(1만6천883가구)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악성 미분양은 2821가구로 전달보다 2.7% 줄어든 반면 지방에서는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전남의 악성 미분양이 2549가구로 가장 많고, 경남과 경기가 각각 1730가구로 뒤를 이었다. 대구 악성 미분양은 전월보다 7.8%(138가구) 줄어든 1640가구로 집계됐다.
한편 공급 선행지표인 주택 인허가는 전달보다 늘었지만, 올해 1~8월 누계로 보면 여전히 부진하다. 8월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만8478가구로, 전월(2만1817가구) 대비 30.5% 늘었다. 다만 1~8월 누계 인허가는 20만155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25만4973건)보다 21.5%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