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사라진 ‘유류세 10% 인하 효과’

전병역기자

기름값 세금 인하전 수준으로

서민 부담을 덜어준다며 시행한 유류세 10% 인하 효과가 1개월 만에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경유 등 기름값은 이미 세금 인하 전 수준에 근접했거나 오히려 높아졌다.

그 사이 국제유가가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내린 세금이 소비자가 아닌 정유사나 주유소에 돌아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6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4월 둘째주(7~11일) 국내 휘발유 가격은 1683.76원으로 세금 인하 전인 3월 첫주(1687.87원) 수준에 근접했다.

한달만에 사라진 ‘유류세 10% 인하 효과’

당초 정유사·주유소는 “재고가 소진되는 1개월쯤 뒤에는 감세 효과가 제대로 반영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실제로는 유류세 인하 효과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0일부터 휘발유와 경유, LPG의 유류세를 각각 ℓ당 82원, 58원, 17원씩 내렸다. 시행 첫주인 3월 둘째주(10~14일) 전국 1100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무연 보통휘발유 가격은 ℓ당 1658.54원으로 전주보다 29.33원 떨어졌다. 정유사들이 여론을 의식해 직영 주유소에 최대한 가격 인하를 독려한 데 따른 효과였다.

그러나 3월 셋째주(17~21일) 휘발유 가격은 1656.78원으로 전 주보다 불과 1.76원 내렸고, 다음주에는 21.04원 오름세로 급반전했다. 경유는 세금 인하 첫주에 13.67원 내렸을 뿐 줄곧 올라 4월 둘째주는 1588.55원으로 1개월 만에 ℓ당 106.55원이나 급등했다.

업계는 세금 인하 효과가 본격화될 시점에 기름값이 오른 원인을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 환율 상승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도입 석유제품 기준가인 싱가포르 현물가격만 놓고 보면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협회에 따르면 3월 둘째주 국내 휘발유가(1658.54원)에 영향을 미치는 2월 넷째주 싱가포르 현물 휘발유는 배럴당 109.57달러였다. 또 4월 둘째주 휘발유가(1683.76원)에 적용되는 3월 넷째주 싱가포르 휘발유는 109.08달러였다. 기준이 되는 가격은 엇비슷한데 국내 판매가는 ℓ당 25원 이상 오른 것이다.

정유사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당연히 세금 인하분을 온전히 반영해 주유소에 공급하고, 특히 직영 주유소는 세금 인하분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유소협회 측은 “세금 인하에 앞서 미리 올린 가격에 공급받았기 때문에 주유소는 세금 인하분만큼 내리기에 한계가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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