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랫동안 대단지 아파트를 짓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주택 공급 대책이라고 여겨왔다. 특히 서울에는 아파트를 지을 빈 땅이 없기에 오래된 아파트를 허물고 다시 짓는 정비사업만이 유일한 공급 방안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11일 만난 건축가 황두진(63·황두진건축사사무소 대표)은 우리의 오랜 통념을 깬다. 그는 “대단지 아파트를 지어야만 상주인구를 늘릴 수 있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대단지 아파트는 우리의 생각과 달리 토지 이용 효율이 낮아서 도심에 적합하지 않고, 오히려 교외에 적합한 주거유형이라는 것이다. 황 대표는 서울 종로구의 대표적인 대단지 아파트 경희궁자이를 예로 들어 “건폐율이 30%에 용적률이 200% 초중반일 텐데 토지 이용 효율이 너무 낮다”며 “단지 안에 널따란 녹지와 우뚝우뚝 솟은 집들만이 주거라고 믿는 건 일종의 사회적 가스라이팅”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신간 <사대문 안 인구 30만 프로젝트(해냄)>을 낸 황 대표를 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