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회복의 힘

다가올 ‘극한 가뭄’ 대비, ‘지하수 마스터플랜’ 세워야

하규철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환경연구본부장
[기후변화와 회복의 힘]다가올 ‘극한 가뭄’ 대비, ‘지하수 마스터플랜’ 세워야

많은 전문가들은 최근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과 기후변화와의 관련성에 주목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의해 인간과 동물이 새로운 환경에서 접촉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전에 없던 병원체의 등장과 확산도 증가할 수 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움에 처한 지금 기후변화로 인한 또 다른 재해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후변화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이 물, 바로 수자원이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온 상승은 증발량과 강수량을 증가시키고, 집중호우에 의한 홍수와 가뭄이 빈번해져 물에 대한 스트레스가 커진다. 또한 폭염과 열파(heat wave)가 증가함에 따라 물 수요가 늘어나고 해수면 상승에 의한 담수 자원의 감소가 물 부족을 심화시킬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물 부족에 대비하여 대규모 다목적댐 건설과 농업용 저수지 및 상수도 시설의 보급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3회 이상의 상습 가뭄 피해지역이 48개 시·군에 이를 만큼 안정적인 수자원 공급에 있어 지역적 편차는 여전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가뭄은 국지적이면서도 상습적으로 발생하고 있기에 지역별로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극한 가뭄 상황을 설정하고 물 공급을 할 수 있는 수자원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

극한 가뭄 시 물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요 용수원인 지표수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수자원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 지하수는 오래전부터 지표수와 연계하여 가뭄과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용한 수자원으로 부각되었고 지질환경 분야에서는 이를 현명하게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지하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뭄 대비 지하수 수요량 및 공급량을 평가하고, 지하수 개발 유망지점을 조사하여 지역별 지하수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지하수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 지하수의 양을 증가시키는 노력인 ‘인공함양’을 확대하고, 자연적 또는 인위적 지하 공동(空洞)을 이용한 지하수 비축시설도 가뭄 대응에 효과적이다. 도시 유출 지하수와 해저로 유출되는 지하수도 대체 수자원 역할을 할 수 있다.

수자원의 확보를 위해 무분별한 신규 관정을 개발하기보다는 기존 관정을 어떻게 하면 합리적으로 ‘스마트’하게 활용할 수 있는가를 먼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관정 정비와 유지·보수, 재난 대비 비상급수시설 확충, 그리고 현재 사용하는 관정들을 연계·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간단한 수처리 장치만으로도 지하수 자원의 손실을 막고, 지하수질을 개선하여 신규 관정을 개발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하수에 대한 관심은 가뭄 발생 시에는 급격히 높아졌다가 비가 오면 이내 잊히곤 한다. 대비하면 재난도 없듯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신음하는 지금, 기후변화의 또 다른 부산물인 가뭄에 대비해야 할 때다.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지하수를 확보·관리하고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과학적 계획과 실천이 중요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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