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본 대선후보 기후위기 대응 점수는…대부분 ‘반타작'도 못해

강한들 기자
청소년기후행동이 만든 대선 후보 기후 정책 아카이브 ‘모두의 기후정치’ 홈페이지 갈무리

청소년기후행동이 만든 대선 후보 기후 정책 아카이브 ‘모두의 기후정치’ 홈페이지 갈무리

“후보가 안해서 우리가 한다”

내년 대선까지 100일도 남지 않았지만 기후위기 의제가 전면에 나오지 않아 답답해하던 청소년들이 주요 대선후보들의 기후위기 정책 검증에 직접 나섰다. 청소년들이 대선 후보들에게 기후위기 관련 질의서를 보내고 그에 대한 답변을 받아 평가해보니, 거대 양당의 대선주자 모두 낙제점 수준이었다.

청소년기후행동은 14일 ‘기후위기에 맞서 싸우는 정치 비전’을 묻는 질의서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답변과 청소년기후행동의 평가를 공개했다. 이들은 1570명의 시민과 함께 질의서를 만들어 지난달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등 대선후보 7인에게 전달했다. 질문 내용은 크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사회 시스템의 전환 필요성, 탈석탄의 필요성, 정치적 의지 등 5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주요 후보들의 답변을 보면 청소년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기엔 부족했다.

주요 후보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후보는 5점 만점에 2.5점을 받은 심상정 후보였다. 심 후보는 답변서에서 ‘기후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하고,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해 정부의 책임 단위를 확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50%로 늘리고,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도 2010년 탄소배출량 대비 50%로 줄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현 방법은 빠져있었다. 청소년 기후행동은 심 후보의 답변에 대해 “의제와 기후위기를 엮어서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비전이 더 선명하게 제시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후보는 5점 중 1점을 받는 것에 그쳤다. 이 후보는 2030년에 탈석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답하고, NDC를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50%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지역 균형 발전 공약으로 가덕도 신공항 등 5개의 신규 공항을 만들 것을 약속하면서 감점 요인이 됐다. 청소년들은 “공항을 짓는 개발주의 방식으로는 기후위기 대응도 못 하고 지역 균형 발전도 못한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후보는 5점 중 0.5점을 받았다. 답변서에서 윤 후보는 탈석탄을 에너지 전환의 기본 축으로 한다고 밝혔지만, 2030년까지 탈석탄을 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또한 천연가스를 이용한 발전을 축소하는 것 등에는 “이해당사자가 있는 문제인 만큼 세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에 청소년 기후행동은 “윤 후보가 답변에 계속 언급하는 이해당사자가 누군지 밝혀야 한다”며 “특정 자본만을 대변하고 있는 답변”이라고 지적했다.

7명의 후보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후보는 3.7점을 받은 김재연 진보당 후보였다. 청소년기후행동은 “정치가 전환의 과정에서 배출의 책임자보다 삶이 전환의 정 가운데에 있는 이들을 대변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제시했다”며 비교적 높은 점수를 준 이유를 설명했다.

청소년기후행동은 후보들의 답변을 ‘모두의 기후정치’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시민들과 함께 평가한 뒤 기후위기와 연결된 빈곤, 주거, 식량 위기 등 다른 불평등 의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추가 질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청소년기후행동 김보림 활동가는 “후보들이 기후위기 의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눈치를 보고, 위기를 인식해서 더 나은 공약이 나오도록 시민 당사자로서 기다리지 않고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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