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지구에 케이팝은 없다’···멜론에 ‘재생에너지 100%’ 요구하는 팬들

김기범 기자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떄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1회용 플라스틱컵 사용 시의 온실가스 배출량 비교.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떄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1회용 플라스틱컵 사용 시의 온실가스 배출량 비교.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온라인 음원의 탄소 배출 때문에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응원하면서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 않아요.”

케이팝(K-POP) 팬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플랫폼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이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들에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미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달성한 해외 음원 서비스와 달리 멜론, 바이브 등 국내 사업자들은 2040~2050년 재생에너지 사용 100%를 목표로 삼고 있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시간이 길수록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이유다.

케이팝포플래닛은 멜론, 바이브, 플로, 지니뮤직, 벅스 등 국내 음원 서비스들에 ‘친환경 스트리밍’을 요구하는 케이팝팬 1만명의 청원과 함께 성명서를 전달했다고 29일 밝혔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성명에서 국내 음원 서비스들에 “2030년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약속하고, 현재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비율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케이팝포플래닛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관련 설문조사 결과.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케이팝포플래닛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관련 설문조사 결과.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케이팝포플래닛은 지난달 시작한 이 청원에 53개국 1만여명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케이팝포플래닛은 또 국내외 케이팝 팬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응답자 70% 이상이 보다 친환경적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갈아탈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지난해 3월 출범했다. 대표 캠페인인 ‘죽은 지구에 케이팝은 없다’를 통해 플라스틱 음반을 줄일 것과 저탄소 콘서트 개최를 제안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요구해왔다.

케이팝포플래닛 회원들이 지난 4월21일 서울 용산 하이브 사옥 앞에서 국내 연예기획사들에게 가요 음반들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버려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케이팝포플래닛 회원들이 지난 4월21일 서울 용산 하이브 사옥 앞에서 국내 연예기획사들에게 가요 음반들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버려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케이팝포플래닛은 성명에서 “음원 스트리밍은 팬들이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임에도 현재 한국에는 적극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스트리밍 사업자가 없다”면서 “온라인 음원을 재생할수록 더 많은 탄소가 배출돼 기후위기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아티스트를 응원하면서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에 재생에너지 100%를 요구하는 캠페인 홍보물. 케이팝포플래닛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에 재생에너지 100%를 요구하는 캠페인 홍보물. 케이팝포플래닛

케이팝포플래닛은 환경부 데이터를 인용해 멜론, 바이브, 지니뮤직 등 스트리밍서비스로 1시간 동안 음악을 들으면 1회용 플라스틱컵 2.5개를 사용할 때와 비슷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설명했다. 음악 스트리밍을 1시간 이용하면 온실가스 55g이 배출된다. 1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은 23g, 1회용 종이컵은 11g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케이팝포플래닛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 이상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컴백 시기에는 하루 5시간 이상 스트리밍으로 해당 아티스트의 음악을 재생한다고 답했다. 이는 일반 음악 소비자(2.6시간)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애플뮤직과 스포티파이 등 국외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미 재생에너지 사용 100%를 달성했지만 국내 사업자들은 기후위기 대응이 미흡하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멜론을 소유한 카카오그룹은 204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플로의 SK그룹은 2050년까지 탄소순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삼고 있다. 바이브도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전면 사용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 케이팝포플래닛은 국내 사업자들이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수십년 뒤처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다연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는 “실물 음반이 야기하는 환경 문제는 부각되고 있지만 스트리밍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고, 갈수록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보다 지속가능한 케이팝 산업을 위해서는 엔터테인먼트 업계뿐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들도 기후 위기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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