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탄서약’ 가입에도
실천 미흡·성과 저조…57위
온실가스 배출, 2연속 10위
‘세계 10대 온실가스 배출국’ ‘해외 화석연료 투자자’ ‘기후대응에 미흡한 국가’.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반환점을 돈 가운데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에 대해 쏟아지는 평가들이다.
세계 각국의 탄소 배출량을 추적하는 국제과학자그룹 ‘글로벌카본프로젝트’(GCP)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화석연료 사용과 시멘트 생산 과정 등에서 6억1600만t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2년 연속 세계 10위 기록이다. 한국의 지난해 배출량은 세계 배출량의 1.67%에 해당하며 영국(3억4700만t), 프랑스(3억600만t)보다도 많다.
역사적으로 계산해도 한국은 세계 20위 안에 드는 온실가스 배출 대국이다. GCP가 1950년대부터 추적한 한국의 누적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해 기준 242억600만이산화탄소상당량톤(tCO2-eq)으로 세계에서 18번째로 많다. 하위 100개 국가를 합친 것보다 기후위기 기여도가 더 크다.
한국이 경제개발 ‘후발 주자’라는 이유로 1990년대 이후 급증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이 미흡했던 것이 누적 배출량에 반영됐다. 영국, 독일, 일본 등은 1990~2020년 연간 탄소 배출량을 꾸준히 줄여왔다.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연간 배출량이 139% 증가했다.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 성과는 최근에도 ‘매우 저조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국제 평가기관인 저먼워치와 기후 연구단체 뉴클라이밋연구소는 지난 14일 공개한 기후변화대응지수(CCPI 2023)에서 한국을 온실가스 배출 상위 60개국 중 57위로 ‘매우 저조함’ 그룹(14개국)으로 분류했다. 2020년엔 50위, 지난해엔 56위였다.
한국이 국제사회에 제출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로 감축한다는 글로벌 메탄서약 가입 등이 평가에 포함됐지만 순위는 더 하락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고 약속은 하지만 실천은 미흡한 국가로 본 것이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 재생에너지, 에너지 소비 부문에서 ‘매우 저조함’ 평가를 받았다. 기후 정책 부문에서도 ‘저조함’ 평가를 받았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으로 상향하겠다면서도 재생에너지 비율을 2030년까지 30%에서 21.5%로 하향 조정한 것도 비판받았다. 보고서는 SK E&S가 추진하고, 무역보험공사·수출입은행 등이 자금을 투입한 호주 바로사 가스전 사업을 언급하며 “해외 가스전 사업 중단 및 가스발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