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곶자왈 ‘힘’…내린 비의 42%를 저장하는 ‘지하수의 원천’

윤희일 선임기자
여름철 제주 곶자왈에 물이 차 있는 모습. 국립 산림과학원 제공

여름철 제주 곶자왈에 물이 차 있는 모습. 국립 산림과학원 제공

제주도의 곶자왈은 비가 내리면 내린 빗물의 약 42%를 저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곶자왈에 저장되는 물의 양은 제주도민의 연간 급수 사용량의 14.8%에 이른다. 곶자왈은 제주의 독특한 화산지형으로, 용암지대에 나무와 덩굴식물 등이 뒤섞여 원시림을 이룬 곳을 지칭한다. 멸종위기식물과 보호야생동물 등이 많이 서식하는 이곳은 ‘제주의 허파’ 또는 ‘지하수의 원천’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제주 선흘곶자왈과 청수곶자왈에서 물순환 과정을 정밀 분석한 결과, 비가 내리면 평균 42%의 빗물이 곶자왈에 저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곶자왈은 제주지역 경작지나 개발지역보다 원형이 잘 보전돼 있어 제주가 의존하고 있는 지하수의 유입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곶자왈 지역 대부분은 제주특별자치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에 의해 지하수자원보전지구 2등급지에 속해있다.

곶자왈의 수원함양률을 제주도의 연평균 강수량과 지하수자원보전지구 2등급지의 면적에 적용해 계산해 보면, 1년간 1200만t의 물을 머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산림과학원은 밝혔다. 이는 70만 제주도민이 1년간 사용하는 급수량의 14.8%에 해당하는 것이다.

겨울철에도 물을 머금고 있는 제주 곶자왈. 국립 산림과학원 제공

겨울철에도 물을 머금고 있는 제주 곶자왈. 국립 산림과학원 제공

곶자왈은 전 세계에서 제주에만 분포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제주고사리삼 등 다양한 희귀 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숯가마 터 등 역사·문화 자원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곶자왈 면적 줄어…적극적인 보존대책 필요

하지만 곶자왈 지대의 면적은 줄고 있다. 1997년 실시한 조사에서 곶자왈의 면적은 113.3㎢에 이르렀지만, 이후 106㎢로 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산림과학원은 밝혔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곶자왈을 효과적으로 보존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임균 국립산림과학원 도시숲연구과장은 “곶자왈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가져다주는 생태계의 가치를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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