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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방제 약속’ 서울시, 꿀벌 대량실종시킨 농약 계속 살포

김기범 기자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배포한 방제 관련 보도자료.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배포한 방제 관련 보도자료.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화학적 방제를 줄이고, 친환경 방제를 늘린다고 선언한 이후에도 생태계에 치명적인 농약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윤미향 무소속 국회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시 관할 공공녹지 일대 방제 계획’에는 서울시가 꿀벌에 치명적인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을 발주하고, 사용한 내역이 포함돼 있다.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은 꿀벌에 독성이 강해 꿀벌 대량실종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환경단체 등이 꿀벌독성 농약의 대규모 살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그동안 서울시 공공녹지에서 진행해온 화학적방제의 문제점을 인정하면서 친환경 방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의 사용을 전국 최초로 금지하고, 그밖에 꿀벌에 독성이 있는 농약에 대해서도 대체농약을 사용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페니트로티온 농약의 주의사항. 윤미향 의원실 제공.

페니트로티온 농약의 주의사항. 윤미향 의원실 제공.

윤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자치구 대부분이 네오니코티오니드계 농약인 ‘디노테퓨란, 에마멕틴벤조에이트 분산성액제’를 도입해 이미 방제를 실시했거나 방제 예정이다. 이 약품은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와 항생제를 혼합한 것이다. 구별로는 종로구가 500ℓ를 발주해 가장 많았고 영등포구가 59ℓ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농약이 꿀벌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꿀벌뿐 아니라 나무에 서식하는 다양한 곤충들의 먹이사슬을 파괴해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도봉구는 소나무재선충 방제를 위해 꿀벌에게 독성이 있는 티아클로프리드를 발주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티아클로프리드는 지난해 산림청이 전국 산림에 살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전남 화순군 능주면의 한 양봉장에서 14일 정진우씨가 꿀벌이 비어 있는 벌통을 살펴보고 있다. 강현석 기자

전남 화순군 능주면의 한 양봉장에서 14일 정진우씨가 꿀벌이 비어 있는 벌통을 살펴보고 있다. 강현석 기자

서울시는 독성이 높지 않은 대체농약 사용을 권장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꿀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농약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꿀벌 독성뿐 아니라 인체 악영향 우려도 있는 살충제인 페니트로티온은 서울의 자치구 대부분과 산하기관에서 사용 중이다. 이 물질은 인체에서 급성독성을 나타낼 수 있으며, 내분비계교란물질(환경호르몬)로도 작용할 수 있다. 이 농약 외에도 꿀벌에 독성이 있는 다수의 농약이 서울시 대다수 자치구의 방제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윤 의원은 “도심에서 살포되는 농약은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뿐 아니라 대기를 통해 인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시민 건강을 위협한다”며 “서울시는 화학방제를 즉각 중단하고, 현재 세워놓은 방제계획에 대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서울시에서 사용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은 꿀벌 독성이 없는 것으로 표기된 제품”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도봉구는 티아클로프리드를 사용하려 했으나 꿀벌 독성 등의 이유로 대체 농약을 발주하는 것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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