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동태평양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면서 라니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왔다. 라니냐로 인해 올가을에는 평년보다 덥고, 비가 많이 올 가능성도 높다. 초겨울은 평년보다 추울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엘니뇨·라니냐 예측모델을 분석한 결과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점차 낮아져 가을철(9∼11월) 동안 라니냐 상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5월 발생한 강력했던 엘니뇨가 지난 5월 1년 만에 소멸한 이후 현재는 엘니뇨도 라니냐도 아닌 중립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어로 ‘아기 예수’라는 뜻의 엘니뇨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자연 현상이다. 반대로 라니냐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이다. 감시구역의 3개월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달이 5개월 이상 지속되면 그 첫달을 엘니뇨로 본다. 반대로 0.5도 이상 낮은 달이 5개월 이상 지속되면 첫달을 라니냐의 시작으로 본다.
세계기상기구(WMO)도 이날 발표한 엘니뇨·라니냐 전망에서 9∼11월 중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0%, 중립이 45%, 라니냐 발생 가능성이 55%라고 밝혔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한국은 보통 9월부터 10월초 사이 가을철 전반엔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은 경향이 있다. 열대 중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하강하고, 아열대 북태평양 지역의 강수량이 감소하면 이 지역에 대규모 고기압성 순환이 발달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한국에는 고온다습한 남풍이 많이 유입된다.
또 11∼12월엔 일본 동쪽으로 저기압성 순환이 강화되면서 북쪽으로부터 찬 공기가 유입됨에 따라 기온이 평년보다 낮고, 강수량도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다만 최근 라니냐가 발달했던 해엔 11월 기온이 상승하고, 강수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등 변동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라니냐의 한반도 영향에 대해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라니냐 시기 유라시아와 북미 지역은 기온이 높아지고, 서유럽과 호주는 기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동남아시아와 호주, 남미 북부 지역에선 강수량이 많아지고, 미국 남동부 지역에선 비가 적게 오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