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인 21일까지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늦더위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다. 태풍이 변질된 저기압의 영향으로 주말 동안 제주와 남해안을 중심으로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다. 비가 그친 뒤에는 다시 평년 기온을 웃도는 늦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1일까지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20일 예보했다. 20일은 낮 기온이 전날인 19일보다 2~3도가량 낮아지겠다.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21일과 22일은 20일보다 낮 기온이 3~5도가량 더 낮아지면서 평년(최고 23~27도)과 비슷한 분포를 보이겠다.
비가 내리기 전인 19일 밤부터 20일 오전까지는 폭염이 마지막으로 기승을 부렸다. 제14호 태풍 풀라산과 북태평양고기압 사이에서 고온다습한 남동풍이 지속해서 유입됐기 때문이다.
서울과 대전, 부산 등에서는 역대 가장 늦은 열대야가 나타났다. 제주에서도 열대야가 발생하면서 올해 열대야 일수가 74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제주의 연간 열대야 일수 1위 기록이 하루 더 늘어났다.
기상청은 20일과 21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겠고, 22일 충청권과 남부지방은 오전까지, 강원 영동과 제주도는 밤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강원 내륙에 30∼100㎜, 강원 동해안·산지 100∼200㎜, 대전·세종·충남, 충북, 광주·전남, 전북 50∼100㎜ 등이다.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내륙, 충청권, 남해안, 전북 북부에는 150㎜ 이상, 서울·인천·경기 북부, 강원 중·북부 내륙에는 12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강원 동해안·산지에는 300㎜ 이상의 비가 쏟아지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부산·울산·경남, 경북 북부의 예상 강수량은 50∼120㎜, 대구·경북 남부, 울릉도·독도는 50∼100㎜, 제주도(북부 제외)는 50∼150㎜, 제주도 북부는 30∼80㎜ 등이다. 부산·경남 남해안과 제주 중산간에는 200㎜ 이상, 지리산 부근과 경북 북부 내륙·북동 산지, 경북 남부 동해안은 150㎜ 이상, 경북 북부 동해안은 180㎜ 이상, 제주 산지는 250㎜ 이상의 폭우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기상청은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고,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원 동해안과 산지에는 시간당 60㎜ 이상의 폭우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비가 집중되는 시간대는 수도권 20일 오후부터 21일 새벽, 강원도 20일 오후부터 21일 오후, 충청권 20일 오후부터 21일 오전, 전라권 21일 새벽까지와 21일 밤부터 22일 새벽까지다. 경상권은 21일 오전까지와 21일 밤부터 22일 새벽까지, 제주도는 21일 오후부터 22일 새벽까지다.
20일 오후 현재 서울 전역을 포함한 수도권과 경기도, 강원도, 전남 일부, 전북 일부, 경남 일부, 제주 일부 등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돼 있다. 전남 구례와 순천, 제주 산지와 남부 중산간에는 호우경보가 발령됐다.
제주 한라산에는 전날부터 비가 내려 20일 오전 현재까지 300㎜가 넘는 강수량이 기록됐다. 전남 장흥(유치면)에는 이날 오전 4시 13분부터 1시간 동안 73.5㎜의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기상청은 20일 오전 제14호 태풍 풀라산이 약화된 열대저압부가 온대저기압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남해안을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21~22일 제주와 남해안 등에는 초속 20~25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그 밖의 지역에도 초속 15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겠다.
비가 그친 뒤 다음주부터는 다시 늦더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0일 발표한 중기예보에서 23~30일 사이 아침 기온은 12~23도, 낮 기온은 22~30도로 평년(최저기온 12~18도, 최고기온 23~26도)보다 조금 높을 것으로 예보했다. 다만 낮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는 곳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