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 중후반 영구동토층 50% 녹아…“북극 산불 발생 급증”

이정호 기자

기초과학연, 2100년까지 기후 컴퓨터 분석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동토층 내 수분 소실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해빙된 영구동토층 일부가 붕괴된 채 해안에 잠겨 있다. 미 지질조사소(USGS) 제공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해빙된 영구동토층 일부가 붕괴된 채 해안에 잠겨 있다. 미 지질조사소(USGS) 제공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 때문에 금세기 중후반에는 북극 영구동토층의 절반에서 해빙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국내 연구진의 분석이 나왔다. 영구동토층 속 얼음이 물로 변했다가 증발하면서 결국 북극 땅이 바짝 마를 것이라는 의미인데, 향후 북극에서 대규모 산불이 빈발할 것으로 연구진은 예측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진은 캐나다 북부와 러시아 시베리아 등에 분포한 영구동토층의 건조 현상 때문에 향후 이 지역에서 큰 산불이 많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을 24일 내놓았다. 연구 결과는 25일자로 발간된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다.

영구동토층 면적은 지구 육지 표면의 14%인 2100만㎢에 달한다. 영구동토층의 가장 큰 특징은 1년 내내 0도 이하를 유지하며 얼어 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1850년부터 2100년까지 기후변화 양상과 영구동토층의 상태 변화 관계를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했다. 그러자 인간이 내뿜은 온실가스로 인해 21세기 중후반 영구동토층 지역의 약 50%에서 해빙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땅 속 온도가 영상으로 올라선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영구동토층 속 얼음이 기온 상승 때문에 지속적으로 녹다가 액체 상태인 물로 변하고, 그 뒤에도 온난화가 이어지면서 물까지 증발해버릴 것으로 전망했다. 영구동토층 지역이 수분이 매우 적은 땅으로 바뀌며 결국 산불에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영구동토층이 녹는 과정과 맞물려 전에 없던 숲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원래 영구동토층 위에서는 큰 식물이 살기 어렵다. 너무 춥기 때문이다. 여름에 한해 풀이나 이끼가 자란다. 그런데 최근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서 식물이 광합성을 하기가 좋아졌고, 이 때문에 키 큰 나무들이 자라는 영구동토층이 많아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나무들이 영구동토층 건조 현상이 닥쳤을 때 ‘장작’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불씨만 주어지면 산불을 크게 번지게 할 재료가 생긴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인원 IBS 연구위원은 “시뮬레이션 결과, 산불이 거의 발생하지 않던 지역에서 강하게 발생하는 지역으로 변하는 일이 불과 몇 년 안에 생길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산불이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와 그을음(블랙카본) 등을 방출하면서 생기는 영향을 추가 탐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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