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지구를 살린다

주영재 기자
사회적 기업 저스트 프로젝트의 모델이 버려진 포장지를 이용해 만든 지갑을 들고 있다.  / 저스트 프로젝트 제공

사회적 기업 저스트 프로젝트의 모델이 버려진 포장지를 이용해 만든 지갑을 들고 있다. / 저스트 프로젝트 제공

기업은 오늘날 환경 문제의 일차적 원인 제공자이다. 기업도 하나의 시민이라는 점에서 플라스틱 문제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관심이 커지면서 환경 문제를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이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기업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기 위한 수단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공법을 펴는 기업이 소중한 때이다. 특히 대기업이 주저하는 사이 먼저 움직여 좋은 선례를 만드는 스타트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디캠프의 추천을 받아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나서는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그린시스템

그린시스템

그린시스템-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제조 서울시 창업지원 공간인 ‘서울창업허브 공덕’에 입주한 ‘그린시스템’은 100% 분해가 가능한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제조 기업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친환경 수지는 폴리젖산(PLA)과 옥수수 전분을 주원료로 한다. 식물 소재에서 추출한 친환경 수지로 자연상태에서 생분해된다. 토양에 묻힌 뒤 45~180일 안에 100% 분해돼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미세플라스틱 문제해결이 가능하다.

유해성분이 남지 않고 유연성과 강도, 내열성도 뛰어난 장점이 있다. 앞으로 바이오플라스틱 소재 자립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제품 생산과 기계 설계 플랫폼을 구축해 국내뿐 아니라 인도와 중동, 동남아시아에 기술을 이전하는 등 제품 수출을 추진 중이다.

같다

같다

같다-대형폐기물 등 자원회수 플랫폼 운영 도시문제 해결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서울창업허브 성수’ 입주기업인 ‘같다’는 대형폐기물을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배출·수거하도록 하는 애플리케이션 ‘빼기’를 개발한 업체다. 2018년 설립 후 현재 12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빼기’는 누적 8만건의 폐기물 수거신청 건수를 달성하는 등 국내의 대표적인 자원회수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빼기는 비대면 대형폐기물 배출 신고 서비스 ‘직접버림’, 1인 가구 및 고령층을 위한 폐기물 운반 서비스 ‘내려드림’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중고로 유통 가능한 물건을 구매자와 연결해주는 ‘더하기’, 필요한 곳에 물건을 기증할 수 있게 연결하는 ‘나누기’도 선보인다. 향후 재활용, 음식물 등 생활형 자원순환 서비스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 성남, 수원, 인천, 창원 등 전국 20여개 주요 지자체와 폐기물 배출신청 서비스협약을 체결해 1200만명 규모의 시민이 비대면 폐기물 배출신고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노버스

이노버스

이노버스-사물인터넷 기반 일회용 플라스틱 컵 수거 기기 개발 이노버스는 사물인터넷(IoT) 기술기반의 일회용 컵 수거기를 개발했다. 환경부가 제시한 분리수거 4대 원칙인 ▲비운다 ▲헹군다 ▲분리한다 ▲분류한다를 한 기기 안에서 모두 해결한다. ‘쓰샘’이라는 이름의 이 기기는 이용자가 남은 음료를 버린 후 컵을 뒤집어 세척구에 대고 누르면 강한 수압으로 이물질을 깨끗이 제거한다.

이노버스가 자체 개발한 가로형 적재기술을 적용해 기존 일회용 컵 수거함보다 100배(최대 500개) 더 많은 용량을 보관할 수 있다. 무게 감지 센서와 IoT 기술을 이용해 적재용량의 70%를 초과하면 관리자에게 알림이 간다. 시간대별 수거함 이용률 및 방문자 수 등의 데이터도 자동 수집해 관리자에게 제공한다. 상명대를 비롯해 서울시청, 인천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제주개발공사 등에 설치해 시범운영 중이다.

저스트프로젝트

저스트프로젝트

저스트 프로젝트-쓰레기로 만든 보물 같은 제품 저스트 프로젝트(JUST PROJECT)는 쓰레기를 수집해 일상의 물건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이다. 어린 시절부터 포장지나 박스를 버리지 않고 새롭게 무언가를 만들었던 창업자인 이영연 대표가 성인이 돼 본격적인 업사이클링에 나섰다. 2014년 ‘나는 포장지였다(I was foil)’ 프로젝트가 시작이었다.

저스트 프로젝트는 버려진 과자 포장지, 커피 봉투, 빨대, 티셔츠, 신문지 등을 세척하고 말려 예쁜 카드지갑, 파우치, 가방, 카펫 등으로 탈바꿈시킨다. 매일 쓰고 버리는 쓰레기를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만든다. 빨대를 엮어 만든 ‘I was straw’, 버려진 티셔츠를 모아 만든 러그 ‘I was T-shirts’ 등이 대표 상품이다. 제품은 필리핀 장인의 손으로 만들어지면서 이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다.

그레이프랩

그레이프랩

그레이프랩-종이와 돌로 만든 스테이셔너리 제품 그레이프랩은 재생지나 비목재지, 사탕수수, 과일 찌꺼기, 테이크아웃 커피컵 등으로 노트북 스탠드, 쇼핑백, 수첩 등을 만드는 회사다. 환경과 사회 문제를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다양한 실험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시작했다. 버려진 자원을 재활용하고, 제품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소재도 카드와 태그, 밴드, 쇼핑백으로 만들어 생산 과정에서의 ‘제로 웨이스트’를 추구한다. 접착제나 코팅제 등도 최소화한다.

창업가인 김민양 대표는 디자이너 출신으로 카카오의 초창기 멤버로 이모티콘 서비스를 만들기도 했다. 이후 영국에서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공부한 후 2018년 그레이프랩을 창업했다.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장애인 같은 소외 계층의 사회 문제에도 집중해 직원의 절반가량이 발달장애인이다.

자연에버리다

자연에버리다

자연에버리다-자연성분 생활용품 제작 자연에버리다는 플라스틱 용품을 대체하기 위해 플라스틱 대신 녹말, 우뭇가사리, 종이 등을 배합해 일상 생활용품을 만든다. 친환경 컵은 종전 폴리에틸렌(PE) 코팅 대신 옥수수 젖산 등 촉매제를 혼합해 만든다. 자연소재인 만큼 환경호르몬의 염려가 없다. 이곳에서 만든 우뭇가사리로 만든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와 외형과 질감, 탄성이 거의 똑같고 저온이나 고온에서도 오랜 시간 형태를 유지한다.

생분해성 테이프도 활용도가 높다. 2018년 기준 연간 택배 물량은 25억4200만개이다. 택배박스를 분리배출할 때 플라스틱 테이프를 제거하지 않으면 재활용되지 않는다. 이 회사가 만든 친환경 바이오 테이프는 바이오분해성 필름과 유기 아크릴 접착제로 제작해 일반 테이프와 동일한 성능을 갖추면서도 생분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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