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협약 총회, 내년부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안 논의한다

이혜리 기자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들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시다 일본 총리와 스가 전총리의 얼굴 가면을 쓰고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류 추진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들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시다 일본 총리와 스가 전총리의 얼굴 가면을 쓰고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류 추진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유엔(UN) 산하 전문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의 런던협약·의정서 총회가 내년부터 해양 방류 외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를 처리할 수 있는 대안을 논의한다. 총회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어떤 대안을 검토했는지와 관련된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29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 열린 IMO의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 총회에 참석해 의견을 낸 끝에 총회가 내년 초 차기 총회에서 해양 방류 외에 후쿠시마 오염수를 처리하는 대안에 대해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육상 탱크에 장기 보관해 삼중수소의 독성이 줄어드는 기간을 넘겨 배출하는 방법도 있지만, 일본 정부는 다핵종제거설비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고 제거되지 않은 삼중수소 등은 희석한 뒤 버리는 해양 방류를 선택했다. 일본 정부는 해양 방류 외에 수증기 방출, 수소 방출, 지하 매설 등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들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라며 해양 방류를 비판해왔다.

이에 그린피스는 지난 7월 오염수 처리의 대안을 찾을 과학 작업반을 개설하고, 오염수의 장기 저장과 삼중수소 제거 기술 검토를 위한 정기 워크숍 운영을 IMO에 제안했다. 한국 정부도 작업반 개설 제안서를 지난 8월 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이들의 제안은 한국·칠레·중국·남태평양 연안국인 팔라우 정부의 지지를 받았으나 미국·영국·프랑스·일본의 반대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그린피스 대표로 총회에 참석한 데이비드 산틸로 수석 해양과학 연구원은 “일본 기시다 정부는 오염수를 해양에 고의로 방류하는 것보다 장기 보관하는 것이 더 안전한 대안이란 것을 알고 있지만, 대안 논의를 구체화할 과학 작업반의 개설을 방해해 세계 해양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는 한국과 태평양 연안 국가들을 포함한 주변국의 심각한 우려를 인식하지 못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다만 총회 의장은 IAEA에 해양 방류 외의 오염수 처리 방법을 검토한 자료를 완전히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이 자료를 토대로 차기 총회에서 해양 방류가 최선의 처리 방법이었는지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장마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캠페이너는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여러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내년 총회에서 IAEA와 일본 기시다 정부가 해양 방류 이외의 대안을 얼마나 철저히 검토했는지 확인하고, 오염수의 장기 저장을 거부하는 과학적 근거를 검증할 것”이라며 “해양 환경 보호의 권위를 가진 런던협약·의정서의 결의에 따라 절대로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런던협약·의정서는 해양 오염의 모든 원천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오염원의 해양 방출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는 국제 협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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