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수달, 한강 수계서 번식 첫 확인읽음

김기범 기자

발자국 등 남긴 서울 탄천서

어미와 새끼 2마리 가족

지난 1일 무인카메라에 포착

서울 탄천에서 지난 1일 수달 가족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숲여울기후환경넷 제공

서울 탄천에서 지난 1일 수달 가족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숲여울기후환경넷 제공

서울 도심 탄천에서 천연기념물 수달 가족이 포착됐다. 한강 수계에서 수달이 무리를 이루고 생활하면서 번식까지 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탄천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민단체 숲여울기후환경넷은 새해 첫날이었던 지난 1일 탄천에 설치한 무인카메라를 통해 어미 수달이 새끼 수달 두 마리와 함께 활동하는 모습을 촬영했다고 27일 밝혔다. 숲여울기후환경넷은 이와 별도로 수컷 성체인 수달의 모습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숲여울기후환경넷에 따르면 이번에 확인된 수달은 지난해부터 탄천에서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는 수달 ‘달달이’와 새끼 두 마리다. 한강 본류와 지천에 서식하고 있던 수달이 새끼를 낳아 기르고 있는 모습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16년 천호대교 북단에서 수달 가족의 모습이 포착됐지만 당시는 이미 새끼를 데리고 있는 상태에서 발견됐다. 당시 생태전문가들은 수달 가족이 외부에서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무인카메라에 포착된 수달 새끼 2마리는 태어난 지 약 6개월 정도 지난 개체로 추정된다. 생후 성장이 빠른 수달은 6개월 정도면 어미와 크기가 거의 차이나지 않는다. 식육목 족제비과인 수달은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이다. 몸길이는 65~110㎝이며 꼬리는 30~50㎝ 정도다. 몸무게는 5~14㎏ 정도이다.

숲여울기후환경넷은 시민, 전문가 등과 함께 2020년 11월부터 탄천 모니터링을 실시했으며 한강과 탄천 합수부로부터 세곡천 합류지점까지 약 8.7㎞ 구간 곳곳에서 수달 발자국과 배설물 등을 확인했다. 이들은 수달 배설물이 주기적으로 확인된 장소에 무인 센서 카메라를 설치해 수달의 활동 모습을 포착했다.

수달보호협회 박원수 대표는 “앞으로 한강 수계에 사는 수달의 생존·번식에서 탄천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탄천 생태계를 잘 보전하면 수달들이 탄천을 넘어 한강 곳곳으로 퍼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강 수계에서 수달이 잇따라 포착되자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에코맘코리아, 자연의벗 연구소 등 시민단체 등은 지난해 5월부터 서울수달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수달 보호 캠페인 및 모니터링을 실시 중이다. 현재까지 수달이 포착된 한강 지천은 탄천 외에 고덕천, 성내천, 여의샛강, 안양천, 중랑천, 청계천 등이다. 박 대표는 “수컷 수달이 자기 영역 표시를 위해 한강 지천 곳곳에 들르면서 흔적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탄천에서 확인된 개체들 중 새끼들은 조만간 독립해서 떠나고 탄천에는 어미 수달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티비 배너
Today`s HOT
식량 부족에 항의하는 아르헨티나 시위대 일찍 벚꽃 만개한 워싱턴 DC 10주년 된 대만 해바라기 학생운동 생성형 인공지능에 관해 연설하는 젠슨 황
초록빛 글로벌 축제 성 패트릭 데이 그리스 사순절 밀가루 전쟁 축제
붉은 용암 분출하는 아이슬란드 화산 한일전에서 일본 꺾은 여자 컬링
형광 녹색으로 물드는 미국 시카고 강 아조우에 자유를 투런 홈런 친 김하성 푸틴, 5선 당선 확정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