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사라지니, 드론 떴다···이제 드론으로 과수 인공수분

윤희일 선임기자
지난 18일 세종시 연서면의 한 배 과수원에서 드론을 이용한 인공 수분이 진행되고 있다. 세종시 제공

지난 18일 세종시 연서면의 한 배 과수원에서 드론을 이용한 인공 수분이 진행되고 있다. 세종시 제공

‘꿀벌이 사라지니, 드론이 떴다.’

최근 전국에서 60억~70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져 양봉농가의 피해가 커지는 것은 물론 꿀벌에 의해 수분(수술의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옮겨 붙는 것)을 하는 과수·채소 등 농작물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드론을 이용해 배 등 과수의 수분을 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세종시는 지역의 배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드론을 이용해 수분을 하는 사업을 펼친다고 20일 밝혔다.

배는 재배 시 꿀벌에 의해 수분을 한다. 하지만 개화 기간이 짧아 그동안 수분 과정의 상당 부분을 사람의 손에 의존해 왔다. 사람이 붓에 꽃가루를 찍어 꽃에 묻히는 방법을 주로 써왔다. 고령화 속에 농촌지역 일손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사람의 손을 이용한 수분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세종시는 올해부터 드론을 활용한 배 인공수정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세종시는 관내 50개 농가의 배 농장 28㏊를 대상으로 인공수정을 진행한다.

지난 18일에는 세종시 연서면 고복리 일대 배 농가에서 드론을 활용한 배 인공수분 시연을 진행했다. 과수원 위로 떠오른 드론은 배 나무 위를 날아다니면서 드론의 날개 회전 바람을 이용해 미리 준비한 꽃가루를 날렸다.

시연에서는 드론을 이용해 인공 수분을 하면 사람이 직접 하는 것보다 속도가 10배 정도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의 연구에서는 드론을 이용한 인공 수분 성공률도 80%를 넘어 사람의 손으로 했을 때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구 세종시농업기술센터 계장은 “드론을 이용한 인공 수분이 농촌지역의 일손 부족 사태는 물론 꿀벌 실종 사태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양봉협회가 전국 회원 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3월 초 기준 전국 4173개 양봉 농가의 39만517개 벌통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벌통 1개당 1만5000(겨울)~3만마리(여름)의 꿀벌이 사는 데 겨울철을 기준으로 피해 벌통의 벌이 모두 사라진 것으로 보고 계산하면 약 59억마리의 꿀벌이 줄어들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60억마리를 넘어 최대 70억마리의 벌꿀이 사라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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