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탄법 제정 청원 마감 하루 앞두고 동의절차 완료··· 공은 국회로읽음

강한들 기자
기후정의행동 관계자들과 시민들이 지난 24일 서울시청 일대에서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문재원 기자

기후정의행동 관계자들과 시민들이 지난 24일 서울시청 일대에서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문재원 기자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계획을 정부가 철회할 수 있도록 법을 제정해달라는 국회 청원이 마감을 하루 앞두고 접수 기준에 도달했다.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는 청원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 홈페이지에 지난 8월31일 공개된 ‘신규 석탄발전소 철회를 위한 탈석탄법 제정에 관한 청원’은 마감을 하루 남긴 지난 29일 오후 9시쯤 동의 5만명을 넘어섰다.

등록된 청원서는 30일 이내에 100명이 찬성하면 그 7일 이내에 청원 요건을 검토한 뒤 공개되고, 공개한 뒤 30일 이내에 5만명의 동의를 받으면 접수된다.

지난 24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벌어진 기후정의행진 이후 청원인은 빠르게 늘었다. 청원 마감 기한을 10일 남긴 지난 20일, 청원인은 1만명에 불과했다. 일주일이 지난 27일에야 2만명에 도달했다. 그러나 지난 28일 9153명, 지난 29일에는 1만9400명이 청원에 동의하며 단숨에 5만명을 채웠다.

‘신규 석탄발전소 철회를 위한 탈석탄법 제정에 관한 청원’ 서명자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 한재각 9월 기후정의행동 집행위원장 제공

‘신규 석탄발전소 철회를 위한 탈석탄법 제정에 관한 청원’ 서명자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 한재각 9월 기후정의행동 집행위원장 제공

청원인은 석탄발전소 건설 사업이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한다며 취소를 법제화해달라고 요구했다. 청원인은 “지구온난화 1.5℃ 방지 목표 달성을 위해서 국제사회와 과학계는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석탄발전을 늦어도 2030년까지 폐지해야 한다고 제시하는데 국내 석탄발전소 건설 사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정부는 석탄발전 폐지에 원론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이미 인허가한 사업을 임의로 취소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사태를 방관해 입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접수된 청원은 소관위원회에 회부된다. 헌법 제26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기관에 문서로 청원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청원에 대하여 심사할 의무를 진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소관위원회는 심사를 거쳐 청원 내용을 본회의에 부의하거나 폐기한다.

독일에서는 2020년 7월 탈석탄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법제화됐다. 탈석탄 시기를 명시한 법안과 석탄 산업의 구조조정 및 일자리 전환을 돕는 법안으로 구성됐다. 이밖에 핀란드, 프랑스, 아일랜드 등에서도 탈석탄 관련 법률이 통과됐고, 오스트리아는 2020년, 벨기에는 2016년 이미 탈석탄을 완료했다. 유럽연합(EU)에서는 2020년부터 신규 석탄발전소, 2025년 7월부터는 기존 발전소가 ‘용량 요금’을 받을 수 없다는 내용의 법안이 2019년 통과됐다. 용량 요금은 대형 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유지하는데 지급되는 정부 보조금이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활동가는 “독일 다텔른 4 발전소도 신생발전소인데 독일 정부는 2030년까지 탈석탄하기로 했다”며 “연령에 상관없이 신설 발전소를 폐지해나가는 독일, 네덜란드 등의 사례를 보며 한국에서도 법을 마련해야 하고,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탈석탄법 제정을 위한 시민사회연대는 30일 “기후 재난의 시대에 석탄발전 건설이 계속되며 기후 위기와 공익 침해가 명백히 예상되는데도 정부와 국회는 기업 이익의 논리에 갇혀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며 “국회는 탈석탄법 제정에 당장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티비 배너
Today`s HOT
부활절 앞두고 분주한 남아공 초콜릿 공장 한 컷에 담긴 화산 분출과 오로라 바이든 자금모금행사에 등장한 오바마 미국 묻지마 칼부림 희생자 추모 행사
모스크바 테러 희생자 애도하는 시민들 황사로 뿌옇게 변한 네이멍구 거리
코코넛 따는 원숭이 노동 착취 반대 시위 젖소 복장으로 시위하는 동물보호단체 회원
불덩이 터지는 가자지구 라파 크로아티아에 전시된 초대형 부활절 달걀 아르헨티나 성모 기리는 종교 행렬 독일 고속도로에서 전복된 버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