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왜 아름다운 지구에 검정색을 자꾸 뿌리고 있나요?”읽음

강한들 기자
23일 서울 국회 앞에서 열린 탈석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김한나 어린이 활동가(7)가 삼척 석탄발전 최초 점화 중단과 탈석탄법 제정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23일 서울 국회 앞에서 열린 탈석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김한나 어린이 활동가(7)가 삼척 석탄발전 최초 점화 중단과 탈석탄법 제정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어른들은 왜 아름다운 지구에 검은색을 뿌리고, 또 뿌리고, 자꾸 뿌리고 있나요?”

해 질 녘의 바닷가를 좋아하는 김한나 어린이 활동가(7)는 직접 그린 바다 그림을 들고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섰다. 김 활동가는 “만약 이 그림에 누가 검은색 물감을 뿌린다면 저는 울고 말 것”이라며 “지구를 더 아프게 할 큰 석탄발전소를 짓는다니 어른들은 정말 너무합니다”라고 말했다.

탈석탄법 제정을 위한 시민사회연대는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석탄법을 제정하고, 신규 화력발전소 건설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현재 강원도 삼척에 2100㎿ 규모의 석탄 화력발전소 삼척블루파워를 건설 중이다.

시민사회연대는 삼척블루파워가 배출할 온실가스가 기후위기를 심화시킨다고 말했다. 이현정 정의당 부대표는 “연간 30억개의 플라스틱 컵과 병을 만드는데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16만5000t인데, 삼척 블루파워에서 배출될 양이 이 80배인 1300만t에 이른다”며 “시민들은 이 말을 들으면 플라스틱 열심히 줄이는 등 개인적인 노력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연대는 정부에 삼척블루파워 ‘최초 점화’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삼척블루파워는 이달 말 석탄 연료를 사용해 시험 운전을 하는 ‘최초 점화’에 들어간다. 시민사회연대는 “당장 다음 주부터 삼척 시내에서 5㎞도 떨어지지 않은 발전소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할 것”이라며 “발전소 운전이 시작되면 대기오염물질 배출로 인한 주민 건강 악화와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 배출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23일 서울 국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삼척 석탄발전 최초 점화 중단과 탈석탄법 제정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성동훈 기자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23일 서울 국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삼척 석탄발전 최초 점화 중단과 탈석탄법 제정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성동훈 기자

지난 9월 말에는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계획을 정부가 철회할 수 있도록 법을 제정해달라는 청원에 5만명이 동의했다. 이 청원은 지난 21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에 상정됐다.

산자위 청원 검토보고서는 “우리나라는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통해 2050년까지 화력발전을 전면 중단하거나 LNG발전 일부만 유지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로운 석탄발전소 건설은 세계 기후위기 대응 노력에 역행하는 측면이 있다”며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사업허가 취소 시 사업자, 지역 주민, 근로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사회연대는 “그동안 정부는 (화력발전소) 공사를 취소하고 싶어도 법적 근거가 없다는 변명만 내놨다”며 “국회는 삼척블루파워의 최초 점화를 중단시키라고 정부에 당장 요구하고, 탈석탄법 제정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23일 서울 국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탈석탄법 제정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23일 서울 국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탈석탄법 제정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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