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카페·실내동물원···‘감옥’ 속 동물 구할 동물원법·야생동물법 개정안 법사위 통과

강한들 기자
햇볕, 목욕, 장난감, 개별 둥지 부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기는 자해 행동인 깃털 뽑기의 흔적이 보이는 홍금강앵무. 동물복지문제연구소 보고서 갈무리

햇볕, 목욕, 장난감, 개별 둥지 부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기는 자해 행동인 깃털 뽑기의 흔적이 보이는 홍금강앵무. 동물복지문제연구소 보고서 갈무리

동물원 외 시설의 야생동물 전시를 금지하고, 동물원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꾸는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었다. 법안은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3일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 전부개정법률안’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사해 가결했다. 법사위를 통과한 동물원수족관법, 야생생물법 개정안은 지난해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률안을 토대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돼 있던 법률을 통합한 대안 법률이다.

그동안 동물원·수족관에서도 심각한 동물 학대가 발생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다. 국내 수족관에서 폐사한 돌고래 중 3분의 2는 수족관에 도입되거나 태어난 지 3년이 되지 않은 개체라는 보고도 있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가 지난해 낸 ‘서울시 야생생물 전시시설 실태조사 보고서’에는 생후 2주된 새끼고양이 3마리를 좁은 파충류 사육장에 넣어 기른 사례가 나온다.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은 동물원·수족관 운영자가 담당 시·도지사에 허가를 받도록 했다. 기존에는 등록 기준을 충족하면 동물원 설립이 가능했다. 앞으로 동물원·수족관 운영자는 보유 동물의 종별 서식 환경 기준을 만족하고, 동물원과 수족관의 규모별 전문인력의 수도 맞춰야 허가를 받을 수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존 실내동물원도 운영이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 기준을 맞추려면 다수 포유류를 위한 야외 방사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면적 기준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개정안에는 동물원·수족관의 허가를 내어줄 때나, 점검할 때 사육 환경의 적정성을 전문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를 ‘검사관’으로 위촉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은 ‘허가 취소’ 기준도 정했다.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게 됐을 때는 허가를 취소하거나,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할 수 있다. 동물원·수족관의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거짓 내용이 있었을 때는 허가가 취소된다.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사육사들이 지난 8월 30일 수족관내 돌고래에게 먹이를 주면서 생태설명을 하고 있다. 백승목 기자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사육사들이 지난 8월 30일 수족관내 돌고래에게 먹이를 주면서 생태설명을 하고 있다. 백승목 기자

‘동물 학대’의 범위도 넓어진다.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은 ‘금지행위’로 “공중의 오락 또는 흥행을 목적으로 올라타기, 만지기, 먹이 주기 등 보유동물에 불필요한 고통, 공포 또는 스트레스를 가하는 행위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도 포함했다. 기존 법에서는 ‘학대 행위’의 범위를 동물을 때리거나, 독극물을 이용해 죽이는 등 ‘신체적 학대’로 한정했다.

특히, 관람 등 목적으로 노출될 때 스트레스로 폐사하거나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 종을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도 포함됐다.

야생생물법 개정안에서는 동물원·수족관으로 허가받지 않은 시설에서 야생동물을 전시하는 것을 금지했다. 법이 시행되면 ‘라쿤 카페’ ‘알파카 카페’ 등에서는 야생동물을 전시할 수 없다. 전시가 금지되면서 유기되거나 방치될 우려가 있는 야생동물은 정부에서 ‘유기·방치 야생동물 보호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법안 통과로 우리 사회의 동물복지 기준을 한 단계 높이고, 우리가 야생동물을 대하는 방식과 태도를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동물 복지에 영향을 미칠 하위법령을 만들 때도 동물 복지를 개선하자는 법 개정의 입법 취지를 잘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노웅래 의원은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 통과로 동물복지 사회를 위해 나아가는 큰 걸음을 내디뎠다”며 “동물과 인간, 모두가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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