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이대로면 세기말 여름 ‘오존 지옥’

김기범 기자

기상청, 시나리오별 전망

현 추세로 계속 대량 배출하면 ‘고농도 오존’ 발생일수 증가
2080년대엔 34일 더 늘어날 듯…저탄소 땐 농도 41%로 ‘뚝’

온실가스를 이대로 계속 대량 배출하면 2080년대에는 한국의 연간 고농도 오존 발생 일수가 지금보다 34일 더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기온이 높고, 일사량이 풍부한 5~9월 중 절반은 고농도 오존이 발생하는 셈이다. 고농도 오존은 천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기상청은 이런 내용이 담긴 기후변화 시나리오별 고농도 오존 발생일 전망을 7일 공개했다.

오존이 발생하기 쉬운 기상조건은 기온 25도 이상, 상대습도 75% 이하, 풍속은 초속 4m 이하, 일사량은 6.4MJ/㎡(일사량의 단위·1제곱미터당 메가줄) 이상이다. 기상청이 ‘공통사회 경제경로(SSP) 국가표준 시나리오’ 가운데 고탄소 시나리오(SSP3-7.0)를 통해 분석한 결과 21세기 후반(2081∼2100년) 5∼9월에는 현재(1995∼2014년)보다 일 최고기온은 3.8도, 일사량은 4.5W/㎡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SP3-7.0은 기후변화 완화 정책이 소극적으로 시행되고, 관련 기술개발도 늦어져 기후변화에 취약한 사회구조가 형성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즉, 현재와 유사한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미래에도 지속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고농도 오존 발생에 유리한 기상조건이 맞아떨어지는 날은 현재의 ‘53.3±24.6일’보다 ‘34.2±9.5일’이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5~9월 중 5분의 3가량을 차지하는 87.5일 동안 고농도 오존이 발생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이때 국내 오존의 평균 농도는 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대기질을 개선하고, 온실가스도 감축하는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에서는, 국내 오존 평균 농도가 현재 대비 41%까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분석은 국립기상과학원의 ‘SSP 국가표준 시나리오’와 ‘국제 기후변화 시나리오 비교·연구’(CMIP)에 참여한 대기화학 결합모델 11종이 산출한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다. CMIP(Coupled Model Intercomparison Project)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 작성을 위한 국제 기후변화 시나리오 비교·검증 연구를 말한다.

국내 대부분의 대기오염물질 농도가 줄고 있지만 오존 농도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환경공단에 따르면 국내의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는 2015년 133회에서 2022년 405회로 증가했다. 해마다 편차를 보이고는 있지만 대체로 증가 추세다.

올해도 여름이 다가오면서 오존 농도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서울시내 오존 농도가 7일 연속 ‘나쁨’ 수준이라고 밝혔다. 오존은 성층권에서 자외선을 막아줘 지구상 생명체들이 해를 입지 않도록 하지만 지표에서는 인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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