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산양 절반 죽은 뒤에야 돼지열병 울타리 개방

김기범 기자
강원 화천의 민통선 부근 도로에서 농막 비닐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산양 사체. 김기범기자

강원 화천의 민통선 부근 도로에서 농막 비닐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산양 사체. 김기범기자

국내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산양이 떼죽음을 당한 뒤에야 정부가 폐사의 주 원인으로 꼽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울타리의 부분 개방을 추진한다.

환경부는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제4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 아프리카돼지열병 울타리를 부분 개방하는 내용을 포함한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대응관리 개선방안’ 안건을 상정한다고 이날 밝혔다.

환경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 울타리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강원 인제·양구 등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수년째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는 지역의 울타리 일부를 개방하는 내용의 ‘부분개방 시범사업’을 다음달부터 내년 5월까지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시범사업에는 산양 등 야생동물의 이동유형과 빈도 등을 모니터링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환경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울타리 설치의 비용·효과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중장기 울타리 관리 이행방안(로드맵)을 내년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1일까지 겨울 동안 아프리카돼지열병 울타리와 폭설 등의 영향으로 폐사한 산양은 750마리에 달한다. 2021년에는 46마리, 2022년에는 50마리, 2023년에는 85마리의 폐사가 확인된 바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울타리가 본격적으로 설치된 2019년 이후 폐사가 확인된 산양은 931마리에 달한다. 국내에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전체 개체 수 2000마리의 절반 가까이가 최근 수년간 죽어간 것이다.

환경부는 야생 멧돼지 위주로만 실시됐던 아프리카돼지열병 검사를 수렵인(총기, 차량 등)과 엽견 등 인위적 전파 요인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또 사체창고 설치를 의무화하고, 멧돼지 사체의 이동을 금지하는 등 포획·수색과 사체 처리의 전 과정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리를 강화한다.

정인철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국장은 “산양 등 야생동물의 이동을 위해 아프리카돼지열병 울타리를 개방하려면 산양이 구조된 위치와 폐사체 위치, 배설물 위치 등을 종합해 이동이 잦은 곳을 선정해야 한다”며 “개방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몇m 정도의 점 단위 개방이 아닌 중요 지역들을 통으로 개방하는 구간 단위 개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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