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보호지역 또 광산 허가…‘산림 파괴’ 조장한 산림청

김기범 기자

강릉 자병산 이어 문경 대야산도 파헤쳐…생태축 훼손

“호우 땐 산사태 우려”…산림청 관리·감독 부실 도마에

<b>상처 난 숲</b> 한반도 핵심 생태축으로 꼽히는 백두대간보호지역에 포함된 경북 문경 대야산의 원경광업소 부지에서 광산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

상처 난 숲 한반도 핵심 생태축으로 꼽히는 백두대간보호지역에 포함된 경북 문경 대야산의 원경광업소 부지에서 광산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

백두대간보호지역인 경북 문경 대야산 일대가 산림청의 무분별한 광산 개발 허가로 산림 파괴는 물론 주민 안전과 건강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녹색연합은 15일 한반도의 핵심 생태축으로 꼽히는 백두대간보호지역에 포함된 문경 완장리 대야산에서 광산 개발이 추진되면서 대규모 환경 피해와 기후재난 발생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녹색연합은 백두대간보호지역 내에서 광물을 채굴하고 있는 지역은 강원 강릉의 자병산이 유일했지만 산림청의 사업 허가로 대야산까지 2곳으로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광산 개발은 심각한 지형 변화를 동반해 대표적인 산림 파괴 사업으로 꼽힌다. 광산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토지 굴착 및 채굴, 제련으로 직접적 환경 훼손이 발생할 뿐 아니라 폐수 방류 및 지하수 오염, 미세 분진, 소음과 진동 등으로 주민들은 장기간 피해를 겪게 된다. 실제 해당 지역에서 과거 광산이 운영되던 당시 주민들은 발파 진동과 대형 화물차 이동으로 인한 주택 붕괴 사고, 분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등 고통을 겪은 바 있다.

해당 지역은 1985년부터 장석을 채굴했던 원경광업소가 제대로 복구를 하지도 않고 노천 채광 현장을 방치해둔 탓에 지금도 절벽에서 종종 바위가 떨어지고 있다. 절개지 곳곳의 암반에 금이 가 있는 경우도 많다. 1997년 경관 훼손과 생태계 파괴를 이유로 채석 허가가 만료된 뒤 산림청이 훼손지 일부에 대한 복구 공사를 하긴 했지만 절개지 중에는 그대로 방치돼 있는 곳도 있다. 다시 채석이 진행되면 암반 붕괴와 대형 산사태가 발생할 위험도 큰 상태다.

또 이 지역에서는 2000년 10월 폐광 이후 화약고와 컨테이너 등 불법폐기물이 적치돼 있다가 2021년에야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문제 제기로 철거되기도 했다. 현재 광산업자는 중장비를 투입한 상태로, 이달 하순부터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녹색연합은 이런 상황에서도 신규 광산 개발 허가를 내준 산림청은 부실한 관리·감독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산림청은 2021년 사업자인 MK광산개발산업 측에 채광을 위한 ‘국유림 대부 허가 승인’을 내준 바 있다. 이후 같은 해 11월에는 사업 허가 조건 미이행을 이유로 허가를 취소했으나 사업자 측은 이에 반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인 대구지법은 산림청의 허가 취소가 정당하다고 판결했지만 대구고법은 2심에서 사업자의 손을 들어줬다. 산림청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사업자는 광산 개발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광산 개발 사업자가 부지 토석을 무단으로 반출한 정황이 주민 제보로 알려지기도 했다. 산림청은 뒤늦게 해당 업체에 국유재산 무단반출 혐의로 경고 조치를 했으며, 사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녹색연합은 “광산 개발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더욱 심각한 훼손과 오염, 장기간에 걸친 주민 피해를 초래하는 사업”이라며 “기후위기로 빈번해지고 있는 극한 호우로 인해 광산 개발 지역의 대형 산사태 등 기후재난 발생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반 약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광산 개발에 대해 정부는 더욱 엄격한 원칙과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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