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40% 적게 줘도 작물은 쑥쑥…‘슈퍼 흙’ 등장

이정호 기자

텍사스대 연구진, 흙에 ‘하이드로젤’ 첨가

농업으로 인한 담수 부족 해결 기대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연구진이 만든 특수 하이드로젤이 섞인 ‘슈퍼 흙’에서 작물이 크고 있다. 물은 40% 적게 먹으면서도 줄기는 두 배 이상 더 잘 자란다.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연구진 제공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연구진이 만든 특수 하이드로젤이 섞인 ‘슈퍼 흙’에서 작물이 크고 있다. 물은 40% 적게 먹으면서도 줄기는 두 배 이상 더 잘 자란다.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연구진 제공

물을 40% 적게 줘도 작물 성장 속도는 오히려 두 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슈퍼 흙’이 등장했다. 농사용으로 낭비되는 지구의 담수를 아낄 방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연구진은 최근 작물에 공급해야 하는 물의 양은 줄이면서도 비료 성분이 오랜 시간 방출될 수 있도록 돕는 흙 첨가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머티리얼스 레터스’에 실렸다.

연구진이 흙에 넣은 첨가제는 특수 처리된 ‘하이드로젤’이다. 하이드로젤은 물 90%로 이뤄진 고분자 물질이다. 주로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성질을 지닌다.

연구진은 하이드로젤이 밤에 공기 중 수증기를 흡수하고, 낮에는 식물 뿌리로 물을 방출하는 기술을 고안했다. 동시에 비료 성분인 칼슘을 하이드로젤에 함유시켰다. 칼슘이 하이드로젤에서 조금씩 빠져나와 비료를 자주 안 줘도 되도록 한 것이다. 연구진은 흙 10g당 하이드로젤 0.1g을 섞었다.

연구진 실험 결과에 따르면 하이드로젤이 들어간 흙에서 자란 작물은 보통 흙에서 자란 작물보다 물은 40% 덜 먹으면서도 같은 생장 기간에 줄기가 138% 더 길었다. 작물 성장에 딱 맞는 흙이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지구에 존재하는 담수의 70%는 농업에 사용된다. 이 때문에 세계 일부 지역에서는 농업용수는 물론 마실 물도 모자란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기술로 물은 물론 비료까지 아끼고 수확량은 늘릴 방안을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진은 “대규모 관개 시설과 비료 살포의 필요성을 줄여 농민들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건조에서 온대 기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곳에서 쓰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Today`s HOT
레바논에서 대피하는 터키 국민들 2024 노벨문학상 첫 한국 작가 한강 허리케인 밀턴, 플로리다 주를 강타하다. 네팔의 다샤인 축제에 가는 사람들의 발걸음
도미니카의 불법 체류 추방 정책에 이주 허가를 받는 아이티인들 사형 반대 캠페인 동참 촉구 시위
리투아니아 국회의원 선거,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밤하늘의 상공에서 보여지는 오로라
대만의 국경절 기념행사 레바논 난민들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 브라질의 극심한 가뭄 허리케인 커크, 프랑스 강타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