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과학자들 학술지에 발표
“부력 좋고 화물 운송에도 적합”
현재의 스웨덴과 핀란드 등 북유럽을 뜻하는 스칸디나비아 지역에 살던 신석기시대 인류는 동물 가죽으로 보트를 만들어 바다를 누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동안 신석기시대 보트는 나무 같은 식물성 재료로 만들었다는 것이 정설이었지만, 완전히 다른 소재의 보트가 건조됐을 수 있다는 얘기다.
스웨덴 루드대 등에 소속된 과학자들은 최근 스칸디나비아에 살던 신석기시대 인류가 동물 가죽으로 만든 보트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국제학술지 ‘해양 고고학 저널’에 실렸다.
연구진이 동물 가죽 보트가 떠다녔을 것으로 예측한 시점은 기원전 3500~2300년이다. 지금으로부터 길게는 5500년 전의 일이다.
이때 스칸디나비아 주변에서는 발트해 등을 무대로 장거리 무역이 이뤄졌다. 연구진은 교역품을 무엇으로 옮겼을지를 집중 탐구했다. 이들은 스칸디나비아에서 속이 빈 통나무로 만든 카누의 흔적을 찾았다. 하지만 카누는 본질적으로 크기가 작다. 화물 수송에 적합하지 않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신석기시대 스칸디나비아 거주자들이 동물 가죽으로 만든 보트를 대안으로 삼았을 것으로 봤다. 동물 가죽 보트는 나무로 만든 카누보다 부력이 좋다. 더 잘 뜬다는 얘기다. 더 많은 사람을 태우고 더 많은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 동물 가죽 보트는 스칸디나비아와 유사한 환경에서 살던 북극의 이누이트족도 바다에서 사용했다. 길이 약 10m로, 최대 15명이 탔다.
하지만 동물 가죽은 유기물이어서 잘 썩는다. 신석기시대에 실제 이를 사용했다고 해도 지금까지 남아 있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간접적인 증거를 찾는 데에 집중했다. 독일 북부에서 발견된 순록 뿔들과 스웨덴에서 출토된 뼈가 보트 프레임 모양인 것에 주목했다. 스칸디나비아 북부에서 발견된 벽화에서 동물 가죽 보트로 보이는 선박으로 순록을 수송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도 중요한 증거라고 봤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보트에는 바다표범 가죽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더 많은 현장 증거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