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획량, 8년 전의 4% 불과…남획·고수온 영향 씨 말라
해변에 밀려온 알이 썩어 곤란을 겪을 정도로 많던 동해안 도루묵이 수년 새 자취를 감췄다. 어획량은 최고 수준이던 2016년 대비 25분의 1까지 떨어졌다. 도루묵 통발낚시가 비어업인 사이에 유행하면서 자원이 고갈된 데다, 높은 수온에 산란장이 줄어든 영향도 컸다.
수산과학원은 최근 어획량이 급감한 도루묵 생산량 회복을 위해 어업인, 지자체, 관계기관 등과 함께 ‘도루묵 자원회복 전담반(TF)’을 발족했다고 5일 밝혔다.
도루묵은 1980~1990년대 초 동해안 군부대 식사로 소비될 정도로 값싼 생선이었다. 일본으로 수출되면서 값이 뛰었고, 대중적 인기가 올라가면서 남획돼 한 차례 고갈됐다. 2000년에는 어획량 1000여t에 불과했다.
해양수산부가 2006년 수산자원회복 중점 연구종으로 지정한 뒤 10여년간 노력 끝에 자원회복에 성공, 2016년에는 어획량이 7497t까지 올라왔다.
산란기인 11~12월 산란장이 된 해조류 숲에 도루묵이 몰려들면서 해변으로 밀려온 도루묵 알이 썩어 곤란을 겪을 정도였다.
그러나 비어업인들이 통발을 설치해 도루묵을 포획하면서 다시 자원량이 급감하기 시작, 2023년에는 어획량이 610t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지난 9월까지 135t에 그쳤다. 이는 2016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4.02% 수준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고수온의 영향도 어획량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수산과학원은 도루묵을 자원회복사업의 중점 연구종으로 재선정하고, 수산자원공단 등과 함께 산란장에 대한 종합적 조사를 병행할 예정이다. 또 어업인들의 협조를 얻어 그물에 붙어 버려지는 도루묵 알을 수거해 부화시킨 뒤 어린 도루묵을 방류할 계획이다. 어획 금지체장 기준(11㎝)을 상향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