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어메니티]도시민 손잡고 ‘허브 산지’ 개간

일본 농림수산성이 그린어메니티 모델로 추천한 야마나시(山梨)현 구로모리(黑森)마을은 도쿄에서 약 2시간40분 걸린다. 마을 뒤쪽에는 설악산에 버금가는 미즈카기산(2,230m)을 비롯해 일본 명산 100선에 들어있는 4개의 산이 있다.

이 산촌은 해발 1,200m에 자리잡고 있어 민박이 발달해 있다. 이 때문에 기암절벽의 산악을 배경으로 토속음식을 도시민들에게 소개하는 시민운동과 홍보활동이 활발하다.

기자가 1박한 고로야라는 이름의 민박집은 1박2식에 우리 돈으로 7만원을 받았다. 방 8개, 공동목욕탕과 화장실(4개), 식당이 있는 2층의 일본 전통주택으로 크기는 100평정도이다. 이 민박집은 40년간 가업으로 대물림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일본 산촌의 전통음식을 체험할 수 있다. 지역특산품인 야마나시 와인과 산천어 구이, 곱창찌개, 4㎝의 큰 콩요리와 이 집에서 직접 생산해 만든 메밀국수 등은 주인 아주머니의 친절함과 함께 민박의 즐거움을 더한다.

구로모리지역에는 ‘미즈카기산림 개간사업’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시민단체와 지자체가 전국의 청년들에게 이 지역 산림을 같이 개간하자는 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곳에 조성한 농지에 허브식물을 재배해 도쿄의 허브전문음식점에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올해 3년째로 현재 1만여평을 개간했다.

‘웃음을 이어가자’는 생소한 이름의 지역시민단체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벌이는 이 사업은 ‘볼룬바이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볼룬바이트는 볼룬티어와 아르바이트의 합성어. 숙식제공과 함께 하루 4만원정도의 일당을 참가자들에게 지급한다. 이 프로젝트의 리더인 소네하라 히사시는 “기계로 하면 한달이면 충분한데도 몇년에 걸쳐 수작업으로 산림을 개간하는 것은 지역사람들과 도시민을 연결하는 지속적인 이벤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마을의 또다른 자랑은 폐교 활용. 폐교된 학교 건물 3동을 활용해 ‘맛있는 학교’라는 이름의 프랑스요리점과 호텔, 체험학습장을 만들어 도쿄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폐교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한국도 벤치마킹해볼 만하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도쿄의 한 초등학교 5학년생들이 토속음식 만들기와 모내기체험을 하러 왔다.

야마나시현의 후지카와 유타카 주임은 “‘맛있는 학교’는 폐교를 활용해 어메니티를 사업모델로 성공시킨 사례”라고 말했다.

〈야마나시|유상오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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