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당한 문화재인데 '대여'해 온다고?

송윤경 기자

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2010년 11월13일…외규장각 도서, 돌아오다

100여년이 넘도록 프랑스에 있다가 ‘귀환’한 우리의 문화유산, 혹시 기억하시나요. 10년 전 오늘(11월13일) 경향신문 1면과 3면에는 프랑스가 ‘외규장각 도서’를 한국에 돌려주기로 했다는 보도가 실렸습니다. 다만 영구적으로 돌려받는 것이 아니라 5년마다 ‘대여’를 ‘갱신’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외규장각 도서 중 10년 전에 돌아온 <조선왕실의궤> 191종 297권의 상당수는 국보급으로 문화재적 가치도 매우 높습니다. 당시 기사를 살펴보겠습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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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실의궤>는 왕실의 세자나 왕비의 책봉과 혼례, 존호부여, 장례, 건물 축조 등 각종 행사 과정 등을 상세하게 담은 기록물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그 가치가 높다. 그림과 글 등이 담긴 의궤는 책에 따라 2~8부까지 필사됐다. 의궤는 임금이 볼 수 있도록 만든 어람용과 주요 관청, 사고(史庫) 등에 보관하기 위한 분상용으로 나뉜다. 김문식 교수(단국대)는 ‘대한제국 이전까지 어람용은 하나만 만들었는데 필사나 종이 등에서 분상용과는 질적 차이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특히 ‘이번에 돌아오는 의궤 대부분은 어람용으로, 장서각이나 규장각에 없는 유일본이 30책에 이른다’며 ‘작성 연대도 1630~1857년으로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외규장각 도서 반환의 방식을 둘러싸고 논란이 크게 일었습니다. 약탈당한 문화재인 만큼 영구적으로 돌려받았어야 했다는 주장과 ‘5년 갱신 대여’로라도 일단 들여와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습니다. 특히 ‘대여’ 방식에 한국이 합의해 준 건 결과적으로 프랑스의 약탈을 인정하는 셈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한국·프랑스는 외규장각 도서를 둘러싼 갈등을 꽤 오래 겪었습니다. 1991년 한국 정부가 프랑스에 “약탈해간 문화재”라며 반환을 요구했지만 프랑스는 국유재산이어서 반환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1993년 프랑스산 고속철 TGV가 도입될 지음 프랑스는 외규장각 도서 중 <휘경원원소도감의궤> 1권을 ‘대여’형식으로 돌려줬습니다. 3년 단위 갱신 대여였습니다.

프랑스의 태도가 변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부터였습니다. 정부도 ‘영구 대여’로 입장을 재조정했지만 프랑스는 ‘영구 대여’ 역시 안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단 들여오면 갱신이 반복되므로, 사실상 영구적으로 돌려받는 것이라면서 문화계를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9년만에 양국은 2010년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합의에 이르게 됐습니다.

일단 외규장각 도서들은 지금 한국에 있습니다. 하지만 대여 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닙니다. 여전히 일본, 미국 등에 약탈당한 우리의 문화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형식이 ‘대여’일 뿐 영구 반환이나 마찬가지다’ ‘대여 형식은 약탈을 정당화 해주는 것이다’ 여러분은 어떤 입장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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