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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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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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가 지난 8월 31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청년정의당은 정의당 내의 당으로 지난 4월 창당했다. 강 대표는 조국 사태 등 당 중앙이 침묵하거나 모호한 태도를 보인 사안들에 대해서도 ‘당찬 발언’을 연거푸 내놓았다. 우철훈 선임기자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가 지난 8월 31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청년정의당은 정의당 내의 당으로 지난 4월 창당했다. 강 대표는 조국 사태 등 당 중앙이 침묵하거나 모호한 태도를 보인 사안들에 대해서도 ‘당찬 발언’을 연거푸 내놓았다. 우철훈 선임기자

지난 4월 창당한 정의당 내의 당인 청년정의당이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잇따라 창당한 다른 정당의 청년당, 즉 더불어민주당의 전국청년당, 국민의힘의 청년국민의힘과는 존재감과 인지도 면에서 확연히 앞선다. 그 중심에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26)가 있다.

그는 온오프라인을 오가며 인권, 노동, 젠더 등 그날그날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에 대한 입장표명을 활발히 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물론 정의당조차 침묵하거나 모호한 태도를 보인 사안들에 대해서도 ‘당찬 발언’을 내놓으면서 언론의 주목도도 높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조국 전 장관과 그를 ‘안중근 의사’에 비유한 추미애 전 장관을 비판하고 조 전 장관 자녀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는 상식적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쥴리 벽화와 뮤비는 여성혐오이며 고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멈추라고도 지적했다.

지난 8월 31일 강 대표를 서울 중구 경향신문 사옥에서 만났다. 당 중앙과 다른 독자적 목소리를 내는 배경에 대해 그는 “청년정의당이 시스템을 구축할 때부터 그렇게 합의했다”며 “정의당은 민주당의 그림자, 조력자 역할을 할 거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강민진 대표는 당 중앙과 다른 독자적 목소리를 내는 배경에 대해 “청년정의당이 시스템을 구축할 때부터 그렇게 합의했다”며 “정의당은 민주당의 그림자, 조력자 역할을 할 거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우철훈 선임기자

강민진 대표는 당 중앙과 다른 독자적 목소리를 내는 배경에 대해 “청년정의당이 시스템을 구축할 때부터 그렇게 합의했다”며 “정의당은 민주당의 그림자, 조력자 역할을 할 거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우철훈 선임기자

“정의당이 민주당을 비판하면 변절했다거나 국민의힘에 좋은 짓만 한다고 공격해요. 오랜 양강구도에서 비롯된 것일텐데 이런 이분법적 논리는 사라져야 할 악폐예요.”

-5개월간의 청년정의당 활동에 대해 어떻게 자평하나요.

“사실 정의당도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데, 당 안의 당으로 만든 청년정의당이 과연 존재감이 있을까 하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많았어요. 다행히 성과가 있다고 자부해요. 당 내에서도, 당 밖에서도, 청년정의당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관심을 가져주시니까요.”

-청년정의당 대표의 일과는 어떻게 짜여 있습니까.

“당대표와 원내대표, 청년정의당 대표 그리고 다섯 분의 부대표들과 함께하는 회의가 일주일에 두 번 이른 아침에 있어요. 그리고 그외에 각종 행사 참여와 입장 발표 말고도 할 일이 진짜 많아요(웃음). 예산이 적어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저 포함 상근자가 네명밖에 없거든요. 청년정의당이 전국적 조직이니 시도당도 챙겨야 하고, 시민사회단체와 연대와 소통도 상시적으로 해야 해요.”

-SNS 활동도 활발하던데요.

“정치인은 말과 글로 여론을 만들어내고 여러가지 쟁점이 있을 때 관점을 제시해 국민을 대변해야 해요. 저는 그게 정치행위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SNS가 생겨 창구 하나가 더 생긴 거죠.”

-최근 조국 전 장관과 추미애 전 장관, 이른바 쥴리 논란, 고 박원순 시장 성추행과 관련한 2차 가해 등에 대해 발언했어요. 정의당 중앙에서도 모호한 태도를 보인 사안들인데, 당 중앙과 합의된 내용인가요.

“아니에요. 청년정의당은 시스템을 구축할 때부터 정의당의 기성세대나 주류 세력에게 설령 불편한 이야기라도,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로 합의했어요. 그래서 공식적 지위에 계신 분들은 저의 입장 표명에 대해 뭐라 하시지 않아요. 다만 비공식적으로는 (조국 전 장관, 박원순 전 시장 관련 발언에) 인간미가 없다는 말을 듣기도 했죠. 심지어 당원 채팅방에선 ‘너 친윤(석열)이냐?’는 말도 들었어요.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정의당의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정의당 당원의 절반 이상이 민주당과 문 대통령 지지자인 만큼, 항의전화도 많이 받았을 것 같아요.

“사무실 전화벨이 하루종일 울릴 정도였죠(웃음). 그분들의 상당수는 정의당이 민주당을 비판하거나 다른 목소리를 내면 변절했다고 하고 국민의힘 좋은 짓만 한다는 이분법적 논리를 펴요. 사라져야 할 악폐예요. 오랜 양당구도에서 비롯된 것일 텐데, 민주당이 어떤 잘못을 해도 국민의힘보다 잘못하지 않으면 용인된다는 사고방식이에요. 분명한 사실은 민주당의 그림자, 조력자 역할을 할 거면 정의당은 존재할 이유가 없어요.”

-2019년 9월 입시비리 등 여러 의혹에도 불구하고 정의당은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내정자를 데스노트(낙마 리스트)에 올리지 않으면서 위기를 맞았어요.

“정의당은 그때만 해도 조국 사태가 가져올 파장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어요. 조 전 장관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진보사회의 거대한 리트머스 시험지였는데 예상하지 못한 거예요. 특히 청년들은 윗세대가 그간 옳은 이야기를 해왔다고 해도 어떤 논리로라도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건 위선으로밖에 보지 않아요. 당시 정의당 안에서도 청년을 중심으로 조국 당시 후보자에 대해 데스노트를 써야 한다는 여론이 꽤 있었어요. 결과는 그렇지 못했지만요.”

-청년정의당 당원수는 얼마나 되나요.

“청년당원 수는 6000명, 당권이 있는 사람은 그 절반 정도예요.”

울산에서 태어나 열여섯살 때까지 그곳에서 지낸 강 대표는 “초등학생 시절 장래 희망이 대통령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체벌과 두발·복장 규제 등 학생에 대한 교사와 학교의 비인간적 대우에도 학생에게는 어떤 발언도 허용치 않는 현실에 무력감을 느껴 중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진보신당에 가입해 사회운동을 이어갔다. 우철훈 선임기자

울산에서 태어나 열여섯살 때까지 그곳에서 지낸 강 대표는 “초등학생 시절 장래 희망이 대통령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체벌과 두발·복장 규제 등 학생에 대한 교사와 학교의 비인간적 대우에도 학생에게는 어떤 발언도 허용치 않는 현실에 무력감을 느껴 중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진보신당에 가입해 사회운동을 이어갔다. 우철훈 선임기자

“일상적 체벌에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게 불편했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없는 현실이 무력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중2 때 학교를 자퇴했어요.”

강 대표는 1995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2녀1남 중 맏딸로 아버지는 현대중공업 사무직으로 근무한다. 그는 “풍족하지는 않아도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해 학자금 대출을 안 받아도 됐으니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그 같은 행운을 누리지 못한 청년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능력주의와 ‘공정한 경쟁’ 주장에 비판적이다. “어떤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랐는가에 따라 배움을 비롯한 많은 과정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애초 ‘공정한 경쟁’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어릴 적 장래희망은 뭐였나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대통령, 중학교에 진학해서는 글 쓰는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었어요.”

-중학교 2학년 때 학교를 자퇴했지요. 체벌과 두발·복장 규제 등 학생에 대한 비인간적 대우에 맞선 행동이었다던데.

“초등학교 5학년 때 선생님이 한 학생을 때려 넘어뜨린 후 발로 찼어요. 충격적이었어요.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때릴까 생각했어요. 이후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체벌에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게 불편하게 느껴졌고,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그런 감정이 더 심해졌어요. 학교가 싫어 지각하다 보니 저 역시 거의 매일 맞고 엎드려뻗치기를 해야 했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없고, 어떤 의견도 제시하지 못하는 현실이 무력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나왔어요.”

-부모님을 설득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많이 만류하셨지만, 대학에 빨리 가겠다고 설득해 허락받았어요.”

-자퇴 후 학원에 다니면서 검정고시를 준비한 건가요.

“아니에요. 걱정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재수학원에 등록해 잠깐 다녔을 뿐이에요. 검정고시 준비는 EBS 온라인 듣고 했어요. 중졸 검정고시는 열다섯 살, 고졸 검정고시는 열여덟 살 때 합격했어요.”

-진보신당에 가입하고 사회운동을 시작한 게 열다섯 살 때더군요.

“잠깐 다닌 재수학원에서 만난 친구가 소개해 진보신당의 당원이 됐어요. 사회운동을 한 이유는 학교를 나온 후 엄습한 외로움과 관계에 대한 갈증, 그리고 제가 학교를 나온 것 외에는 세상 모든 것이 그대로라는 무력감 때문이었어요.”

청소년인권활동가로 활약하던 강민진씨가 2016년 1월 피켓을 들고 서있다. 피켓에는 ‘보지도 듣지도 찍지도 말하지도 말라고? 청소년에게 정치적 권리를!’이라는 글귀가 써있다.  그는 2017년 18세 선거권 운동을 제안하며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를 꾸리고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았다. 강민진 대표 제공

청소년인권활동가로 활약하던 강민진씨가 2016년 1월 피켓을 들고 서있다. 피켓에는 ‘보지도 듣지도 찍지도 말하지도 말라고? 청소년에게 정치적 권리를!’이라는 글귀가 써있다. 그는 2017년 18세 선거권 운동을 제안하며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를 꾸리고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았다. 강민진 대표 제공

“성폭력 문제를 이야기하면 ‘해일이 몰려오는데 조개 줍냐’던 시대가 있었잖아요. 지금 청년들은 받아들이지 않아요. 여성인권, 환경, 장애인 권리 등이 어떤 대의로 인해 포기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는 열여섯 살 때인 2011년 서울로 올라왔다. 2017년 18세 선거권 운동을 제안하며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를 꾸리고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수년간 농성과 토론회, 헌법소원, 서명운동, 기자회견 등에 나섰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식당과 술집 알바, 녹취 풀기, 미술 모델 등 여러 아르바이트도 전전했다. 2019년 12월 공직선거법 개정안 통과로 기존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하향 조정되면서 그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성균관대 아동청소년학과 15학번이에요. 활동가로 일하면서 대입 준비를 병행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논술전형으로 합격했어요. 운이 좋았죠(웃음).”

-졸업은 했습니까.

“F학점이 많아 학점미달로 아직 졸업하지 못했어요(웃음).”

-특히 기억에 남는 알바는 어떤 건가요.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일한 적이 있어요. 컨베이어벨트에 올려진 택배상품이 가야 할 동네를 분류하는 일이었는데, 노동강도가 세 왜 이 일이 최저임금 수준밖에 일당을 못 받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우리 사회는 육체적으로 과로하는 일에 대해 평가절하해요. 어떤 일에 어느 정도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부여할 것인지를 재편할 필요가 있죠. 정의당이 집권하면 정부가 나서서 공공영역부터 재편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2019년 8월 심상정 당시 대표의 제안으로 정의당 청년대변인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제도권 정치에 입문했어요. 정치인이 되겠다는 꿈은 언제부터 가졌나요.

“사회운동을 하면서 실제로 권력이 있는 위치에서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2019년 선거제도 개혁을 주도하던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만 18세 선거권을 패스트트랙에 올려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면서 놀랐어요. 변화를 만들어내는 제도정치의 힘을 확인했으니까요. 저도 저런 역할을 하면 굉장히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겠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심 대표가 당직을 제안해주신 거예요.”

-기대와 현실이 잘 부합하던가요.

“제게 맞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일하면서 보람을 느껴요.”

-정의당에서는 청년비례 후보를 비례대표 순번 1, 2번에 배치하는 파격적 조치를 취했어요. 그에 대해 당내 불만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아요.

“비례대표는 누군가에 대한 보상개념이 아니에요. 유권자들이 정의당에 준 표에 담긴 열망에 적합한 사람에게 주는 게 맞아요. 청년비례대표는 특정 세대가 점유한 우리 정치에서 청년들의 목소리가 대변되지 않은 현실을 바꾸는 데 정의당이 주도적으로 나서라는 유권자의 뜻이라고 생각해요. 비례대표 홀수에 여성을 배치하는 것처럼 정당을 막론하고 청년비례대표도 제도적으로 안착돼야 해요.”

-진보정치의 청년세대가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건 뭔가요.

“분명한 건 과거 민주화세대와 달리 지금의 청년세대는 어떤 대의를 위해 다른 가치들을 포기하거나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예를 들면 성폭력 문제를 이야기하면 ‘해일이 몰려오는데 조개 줍고 있냐’는 말이 가능했던 시대가 있었잖아요. 지금 청년들은 받아들이지 않아요. 여성인권, 환경, 이주민·장애인 권리 등이 어떤 대의로 인해 포기되거나 후순위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강 대표는 “젠더 관련 발언은 언론에서도 잘 다뤄주는 데 반해 노동관련 법안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주목하지 않는다”며 “어떻게 하면 노동을 우리 사회의 중요한 관심사로 부각시켜 여론을 일으킬 수 있는지, 정의당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철훈 선임기자

강 대표는 “젠더 관련 발언은 언론에서도 잘 다뤄주는 데 반해 노동관련 법안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주목하지 않는다”며 “어떻게 하면 노동을 우리 사회의 중요한 관심사로 부각시켜 여론을 일으킬 수 있는지, 정의당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철훈 선임기자

“아주 친밀한 관계는 물론 학교·직장·사회적 관계에서 이뤄지는 일까지, 내가 여성이어서 이런 일을 겪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없어질수록 성평등 사회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한국진보 정당의 주요의제는 노동, 계급, 정치개혁 등이었어요. 그런데 정의당의 경우 근래 여성 청년 정치인들이 부각되면서 노동과 계급이 젠더에 가려져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어요.

“저도 고민이에요. 노동 이야기를 안 하는 게 아니고 많이 해요. 류호정 의원도 그렇고요. 그런데 젠더 관련 발언은 언론에서도 잘 다뤄주는 데 반해 노동관련 법안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주목하지 않아요. 어떻게 하면 노동을 우리 사회의 중요한 관심사로 부각시켜 여론을 일으킬 수 있는지, 정의당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속칭 ‘이대녀’로 불리는 지금의 20대 여성들이 성차별을 많이 겪으며 성장했나요.

“자라온 가정에서는 지지를 받지만, 취업할 때부터 차별을 느껴요. 특정 직군들을 제외하면 출산하고 육아휴직하는 여성보다는 남성을 선호하기 때문이에요. 제 또래 여성들이 이런 말을 많이 해요. 여성은 1차 서류전형 때는 훨씬 많이 합격하는데, 3차 면접을 거치면서 훨씬 많이 탈락한다고…. 눈에 안 보이는 채용차별이 있는 거예요. 또 몇년 전부터 여성혐오가 큰 화두였잖아요.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혐오의 대상이, 불법촬영 등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음에 공포를 느끼는 여성들이 많아요.”

-이대남들의 불만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20대 남성들이 취업 등 어려움의 원인을 페미니즘으로 돌리고 싶은 마음을 이해는 해요. 하지만 이해하는 것과 옳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예요. 군대문제는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강제 징집 사회가 지속 가능한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해요.”

-영페미니스트들이 생각하는 성평등은 어떤 건가요.

“아주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일부터 학교·직장·사회적 관계에서 이뤄지는 일까지 내가 여성이어서 이런 일을 겪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없어질수록 성평등 사회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강 대표는 자신이 ‘성소수자’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좋아하게 된 사람들은 한쪽 성별에 국한되지 않았다. 지금은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성소수자인 저 같은 사람도 행복하게 잘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우철훈 선임기자

강 대표는 자신이 ‘성소수자’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좋아하게 된 사람들은 한쪽 성별에 국한되지 않았다. 지금은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성소수자인 저 같은 사람도 행복하게 잘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우철훈 선임기자

“정치는 ‘미래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정치를 통해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성소수자인 저 같은 사람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강 대표는 자신이 ‘성소수자’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좋아하게 된 사람들은 한쪽 성별에 국한되지 않았다. 지금은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했다.

-올초 정의당은 김종철 대표가 성폭력 사건으로 제명됐어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 녹색당 당직자 성폭력 사건에 이어 진보진영에서 또다시 발생한 성 비위 사건이어서 충격이 컸어요.

“미투가 없는 곳은 성폭력이 없는 곳이 아니라 피해자가 말이 없는 곳이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성폭력은 어디서나 일어나죠. 성폭력이 일어났을 때 피해자가 어떻게 대처할 수 있고, 주변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또 조직은 어떤 방식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가가 중요해요. 안희정, 박원순 사건의 경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어요. 그런데 민주당은 피해자 존중과 2차 가해 제지는커녕 방관으로 일관해요. 그 점에서 정의당은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고 생각해요.”

-대선후보마다 청년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요.

“좋은 것도 있어요. 하지만 청년들의 일자리와 주거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후보는 없었어요.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체 노동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 구조를 뜯어고치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정치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미래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현재뿐만 아니라 20대 청년들이 30대, 50대가 됐을 때, 혹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이 훗날 어떤 사회에서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결정해야 하는 게 정치라고 생각해요”

끝으로 그에게 정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게 뭐냐고 물었다. 돌아온 답은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성소수자인 저 같은 사람도 행복하게 잘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었다. 10대 때부터 부조리에 순응하는 삶을 거부하고 직접 사회를 바꾸겠다며 투쟁해온 스물여섯 살 강 대표의 5년, 10년, 20년 후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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