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포럼

블레어 전 영국 총리, 극단의 시대에 필요한 ‘통합의 리더십’ 강연읽음

김경학·김상범 기자

대전환 시대, 우리가 가야 할 길은…세계적 전문가들 한자리에

재러드 다이아몬드·제이슨 솅커
퍼리드 저카리아와 기조강연 나서
팬데믹의 교훈과 그 이후를 모색

대니얼 서스킨드와 닉 서르닉은
직업의 미래·플랫폼경제 조명

다니엘 발덴스트룀·가이 스탠딩
자산·소득 불평등의 대안 탐구

한국 사회의 당면 문제를 논의하고 더 나은 내일을 제시해 온 <경향포럼>이 다음달 22일 열린다. <2022 경향포럼>의 주제는 ‘대전환의 시대 - 지속 가능한 미래로 가는 길’이다. 포스트 팬데믹·인플레이션·우크라이나 전쟁 등 과거 수십년간 이어진 흐름과 크게 달라진 현 상황을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함께 진단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이날 오전 첫 번째 세션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변화할 국제 질서와 경제 전망을 중심으로 각 분야를 대표하는 이들의 강연이 펼쳐진다. <2022 경향포럼>의 문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연다. 영국 노동당 역사상 최초로 3선에 성공한 블레어 전 총리는 1997~2007년 총리를 지냈다. 그의 재임 기간 영국 경제는 기록적 성장을 했고, 정부는 과감한 투자와 개혁으로 의료 및 교육 분야 등 공공서비스 제공 측면에서 큰 성과를 이뤘다. 퇴임 후 ‘토니 블레어 글로벌변화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블레어 전 총리는 ‘대전환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을 전망하고, 빈부에 따른 경제적 양극화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좌우 진영에 따라 극단적으로 나뉘고 있는 현시대에 필요한 통합의 리더십은 무엇인지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블레어 전 총리는 강연 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과 심도 있는 대담을 펼친다. 송 전 장관은 국내 대표적인 외교안보 전문가다. 30여년간 외교부에서 일했고, 2005년 베이징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를 맡은 송 전 장관은 참여정부 후반 외교통상부 수장을 지냈다.

블레어 전 총리에 이어 재러드 다이아몬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교수, 퍼리드 저카리아 박사,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정확히 진단한 <코로나 이후의 세계>의 저자인 제이슨 솅커 퓨처리스트 인스티튜트 의장의 기조강연이 펼쳐진다.

기조강연의 첫 연사로 솅커 의장이 연단에 오른다. 중단기 경제전망을 전문적으로 하는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 대표이기도 한 솅커 의장은 세계 최고의 예측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블룸버그가 실시한 예측평가에서 기업용 금속·원유·유로화·위안화·미국 실업 등 26개 분야에서 가장 정확한 예측을 했고, 46개 분야에 걸친 예측평가에서는 상위 10인에 올랐다. 솅커 의장은 ‘지속되는 변화 - 10년을 좌우할 포스트 코로나의 기회와 위험’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펼친다. 전 세계적으로 국가·가계 부채가 대폭 증가한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와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특히 새로운 기회이자 우려도 증가하는 현시점에서 한국이 어떻게 하방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두 번째 기조강연자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스테디셀러 작가 다이아몬드 교수다. <총, 균, 쇠> <문명의 붕괴> <제3의 침팬지> <어제까지의 세계> 등 그의 저서는 38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 생물학·지리학 등 전공뿐 아니라 역사·언어학에 있어서도 뛰어난 통찰을 가지고 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 세상’이라는 제목으로, 인류사적 관점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을 평가하고 이보다 더 큰 위협은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지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오전 강연 마지막 주자는 저카리아 박사다. 저카리아 박사는 CNN 간판 프로그램 <퍼리드 저카리아 GPS> 진행자로 국내에 잘 알려져 있다.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외교정책 자문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그는 저서 <팬데믹 다음 세상을 위한 텐 레슨>을 통해 국제정치뿐 아니라 팬데믹 이후 벌어질 정치·경제·개인의 삶 변화를 통찰하며 지평을 넓혔다. <2022 경향포럼>에서는 ‘포스트 팬데믹 세계, 국가의 미래’라는 주제로 팬데믹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핵심 교훈에 초점을 맞춰 강연할 예정이다.

다이아몬드 교수와 저카리아 박사, 두 사람은 강연 이후 좌담도 진행한다. 두 사람의 혜안을 이끌어낼 좌담 진행은 전 MBC <100분 토론> 진행자로 잘 알려져 있는 국제정치 전문가 김지윤 박사가 맡는다.

오후에 열리는 두 번째 세션에는 대니얼 서스킨드와 닉 서르닉, 다니엘 발덴스트룀의 강연이 마련돼 있다.

서스킨드는 영국 총리 정책자문관을 지냈고, 현재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다. 서스킨드는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저서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를 통해 기술혁신과 인공지능(AI)의 발전이 가져올 일자리의 미래상을 유려한 필치로 풀어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는 “앞으로 100년 동안 기술 진보 덕분에 우리는 어느 때보다 더 부유해지리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그런 진보 때문에 인간이 맡을 일이 줄어든 세상으로 나아가기도 할 것”이라고 말한다. 서스킨드는 이날 ‘코로나 시대 직업의 미래’에 대해 강연한다. 2년여간의 팬데믹은 일터의 비대면·자동화 속도를 한껏 끌어올렸으며, 블루칼라 노동자뿐만 아니라 건축가·디자이너·변호사·의사 등 전문직 역시 자동화의 물결을 피해갈 수 없는 이유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서스킨드에 이어 연단에 서는 닉 서르닉은 영국에서 활동하는 캐나다 출신 연구자로, 런던대학 킹스칼리지에서 디지털·플랫폼 경제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2016년 발간한 <플랫폼 자본주의>에서 구글·아마존·우버 등 디지털 플랫폼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했다. 서르닉은 “플랫폼은 잉여 자본의 열광적 투자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며 “그러나 이 분야의 열광이 끝나고 있다는 신호가 이미 감지된다”고 예견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값싸게 풀린 유동성에 올라탄 플랫폼기업들의 성장은 코로나19 시기에 이르러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의 통화 긴축 움직임과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주가 폭락, 고용 축소 움직임 등이 하나둘 현실화되면서, 서르닉의 분석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그는 이번 강연에서 ‘코로나 이후 플랫폼의 미래’를 조명한다.

오후 세션 세 번째 강연자인 다니엘 발덴스트룀은 유럽의 저명한 소득·자산 불평등 연구자다. 스웨덴 산업경제연구소(IFN) 교수인 그는 스웨덴과 유럽의 자산·소득 불평등을 계량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도 <21세기 자본>을 저술하면서 발덴스트룀이 정리한 스웨덴의 상속세 자료를 참고한 바 있다. 발덴스트룀 교수는 “코로나19 봉쇄는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가의 사람들보다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에게 더 부정적 결과를 초래했다. 격차와 양극화가 커지면 제도적 안정성과 장기적 성장을 저해하는 정치적 긴장과 경제적 비효율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양극화에 맞서 국가와 정치가 어떤 일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조언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특별강연에서는 기본소득론의 세계적 권위자인 가이 스탠딩 영국 런던대학 SOAS 교수가 마이크를 잡는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기본소득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의 하나로 급부상했다. 스탠딩 교수는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IEN)의 공동창립자로, 현재는 명예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저서 <불로소득 자본주의> <공유지의 약탈> 등으로 국내에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스탠딩 교수는 이날 ‘임대소득자 자본주의의 해체: 팬데믹 시대의 기본소득’을 주제로 강연한다. 자산·소득·지식재산권 등으로 막대한 ‘지대’를 올리고 있는 1%의 자산가들과 만성적 불안정의 늪에 빠진 ‘프레카리아트’의 격차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는 오늘날, 새로운 소득분배 체계로서 기본소득의 가능성을 탐구해 볼 예정이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진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가 토론의 진행을 맡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금융경제팀 연구위원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를 지낸 성 교수는 재정·통화·경기 등 현실적인 이슈에 대해 칼럼과 인터뷰 등으로 꾸준히 목소리를 내며 대중과 소통해 온 현실참여형 경제학자다. 성 교수와 함께 솅커, 서스킨드, 서르닉, 발덴스트룀 등 강연자들은 각자의 주장과 반론을 주고받으며 지속 가능한 미래의 해법을 도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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