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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도 드러내기 어려운 남자의 ‘약한 모습’…‘남자는 왜 친구가 없을까’ [플랫]

‘친구’에게도 드러내기 어려운 남자의 ‘약한 모습’…‘남자는 왜 친구가 없을까’

코미디언 맥스 디킨스는 영국 런던에 사는 30대 중반의 남성이다. 여자친구와 결혼을 준비하려던 어느 날, 그는 신랑 측 들러리로 세울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는 사람이야 많지만 ‘친구’라고 할 순 없는 사이이고, 온라인 메신저에서 가장 최근 친구와 대화한 것은 몇 달 전이었다. 구글에 “신랑 들러리가 없는데 어떻게 하나요?”라고 검색하자 이미 많은 남성들이 작성한 비슷한 게시물이 쏟아진다. 디킨스의 머릿 속엔 커다란 질문이 떠오른다. ‘남자는 왜, 친구가 없을까?’<남자는 왜 친구가 없을까>는 도발적인 제목만큼이나 흥미로운 책이다. 디킨스는 결혼식 들러리 찾기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고민으로부터 출발해 점점 넓고 깊게 ‘남성의 우정’을 파고들어간다. 자신이 왜 남성 친구들과 자주 연락하지 않게 되었는지, 남성 간 우정이 어떤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지, 남성들이 동성 친구 앞에서 왜 ‘약함’을 드러내지 못하는지 질문은 꼬리에 ...
Feb 12 2025
“현호야, 넌 페미니즘이 뭐라고 생각해?”[쌤, 페미에요?②]

플랫 입주자프로젝트 - 쌤, 페미예요?

“현호야, 넌 페미니즘이 뭐라고 생각해?”

시도(39)는 경남 산청의 간디고등학교 3년차 선생님이다. 간디학교는 ‘자연 속에서 더불어 살며 당당하게 나의 길을 찾아가는 작은 학교’라는 슬로건을 건 대안학교다.‘남학생들은, 남자들은 왜 여성혐오가 담긴 욕을 할까. 교사라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더 깊이 알게 해야 하지 않을까.’ 안타깝기도, 답답하기도 했던 시도는 2023년 학교에서 남학생들의 페미니즘 동아리 ‘도전한남’을 만들었다. 6개월 후 여학생들의 페미니즘 동아리 ‘여유림’도 만들어지면서 간디학교에서는 두 동아리가 함께 토론 수업을 한다. 몇 차시의 수업보다 더 나아간 동아리 속 토론 수업에서는 어떤 교육이 이뤄질까. 대안학교 간디학교의 활동은 많은 일반 학교에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경향신문 여성 서사 아카이브 ‘플랫’은 시도 선생님의 성평등 교육 이야기를 4회차의 ‘입주자 프로젝트’ 연재로 싣는다. 2회는 ‘시도 선생님이 동아리를 시작했던 날’ 이야기다.키가 작거나 마른 체형...
Feb 11 2025
극우적 세계관과 닮은 ‘성소수자 축복했다고 내쫓는 교회’ [플랫]

극우적 세계관과 닮은 ‘성소수자 축복했다고 내쫓는 교회’

2023년 12월 기독교대한감리회 이동환 목사가 교회 재판에서 출교를 선고받았다. 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게 출교 이유였다. “동성애자도 영혼을 가진 이들인데, 이들을 축복하는 것은 목회자로서 해야 할 상무다. 어떻게 교회가 이를 빌미로 목사를 교회 밖으로 잔인하게 내쫓을 수 있나.” 남재영 목사를 비롯해 수십년 목회를 이어온 선배 목사들은 충격을 받았다.가만두고 볼 수 없었다. 남 목사와 윤여군 목사 등 10여명은 지난해 6월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이 목사가 했듯 성소수자 축복식을 진행했다. “성소수자 길벗들이 그 모습 그대로 우리의 식구가 되게 하소서.” 기도문이 끝나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6개월 뒤 감리회는 두 사람도 교단에서 쫓아냈다. 동성애 찬성을 금지한 감리회 교리와 장정 3조8항에 반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출교당한 세 목사는 지난 7일 전화 인터뷰에서 출교형을 남발하는 감리회에 “교리의 정신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이들은 감리회가 성소수자 ...
Feb 11 2025
‘비동의강간죄’ 도입하면 ‘무고’ 증가?…“성관계 동의 헷갈릴 정도면 친밀한 관계일 리가”[플랫]

‘비동의강간죄’ 도입하면 ‘무고’ 증가?…“성관계 동의 헷갈릴 정도면 친밀한 관계일 리가”

비동의강간죄 도입에 반대하는 이들이 가장 많이 내세우는 주장은 ‘성폭력 무고죄가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남초 커뮤니티 등에서 “비동의강간죄가 도입되면 무고죄로 억울하게 수사를 받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거나 “강간으로 고소당하지 않으려면 성관계 전 동의했다는 확인서를 써야 한다” 같은 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비동의강간죄형법 제32장(강간과 추행의 죄)은 강간죄 구성 요건을 ‘폭행 또는 협박’(형법 제297조)으로 규정한다. 이 때문에 상대방의 동의 없이 강요와 속임, 지위나 위계를 앞세워 성관계를 했어도 강간으로 인정되지 않는 문제가 일어난다. ‘동의 여부’를 추가하면 상대방 동의가 없거나 상대방 의사에 반해 이뤄진 성관계를 비동의강간죄로 처벌할 수 있다.모든 남성이 이런 주장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한국여성의전화 소모임 ‘평등남’에서 활동하는 남성 회원 장미씨(30·가명)는 비동의강간죄 도입에 찬성한다. 장미씨를 지난해 12월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
Feb 10 2025
‘강간 당하지 않기 위해’ 피해자가 얼마나 사력을 다했는지 묻는 현행 ‘강간죄’ [플랫]

‘강간 당하지 않기 위해’ 피해자가 얼마나 사력을 다했는지 묻는 현행 ‘강간죄’

지난달 ‘동의 없는 성교는 강간’으로 정하는 형법 개정안, 이른바 ‘비동의강간죄’ 도입을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 2건이 각각 5만여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넘겨졌다. 청원은 강간죄 구성 요건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정한 현행 형법을 고쳐 피해자 ‘동의 여부’를 구성 요건으로 정하라는 것이다. 청원인은 “현행법은 강간죄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해 피해자 보호에 심각한 공백을 초래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시민 10만여명의 염원이 다시 모이면서 비동의강간죄는 22대 국회에서도 논의될 기회를 잡았다.비동의강간죄 도입을 요구하는 이들의 취지는 ‘성범죄 현실을 법에도 반영하자’는 것이다. ‘폭행 또는 협박’이 있어야 강간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현행법 체계에서, 피해자는 ‘진짜 피해자’임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한다. 수사기관과 재판부, 이웃조차도 피해자에게 “얼마나 격렬하게 저항했는지”를 묻는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가 2022년 전국 성폭력상담소 119곳에 접수된 ...
Feb 10 2025
신라 첫 승려는 ‘여성’, 일본 불교 시작에 ‘고구려 비구니’…한국 불교에 ‘여성이 있었다’[플랫]

신라 첫 승려는 ‘여성’, 일본 불교 시작에 ‘고구려 비구니’…한국 불교에 ‘여성이 있었다’

삼국시대 신라에서 나온 첫 승려는 남성이 아닌 여성이었다. 일본에서 최초로 출가를 자원한 사람은 여성이었으며, 이들을 지도한 이는 고구려의 비구니였다.출가한 승려 하면 우리는 흔히 남성인 비구를 떠올린다. 성철 스님, 법정 스님 등 이름난 한국의 스님들은 모두 남성이었다. 하지만 한국 불교에서 여성 출가자인 비구니의 역사는 1700년에 이른다. 불교가 한반도에 전파되기 시작한 삼국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비구니들은 역사의 부침 속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일제강점기엔 항일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했으며,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에는 종단 내의 성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1700년 비구니 역사를 촘촘히 복원한 <역사 속 한국 비구니>(민족사)가 출간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 산하 한국비구니승가연구소와 전영숙 책임연구원이 함께 쓴 책은 40종이 넘는 고문헌을 검토하고 철저한 조사와 고증을 통해 한국 비구니사를 정리했다. 한국비구니승가연구소는 “...
Feb 0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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