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췌장암…조기 발견 어려운 이유는?

헬스경향 김보람 기자

몸 깊숙이 위치한 췌장…종양 발견 어려워
종양 생겨도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 없어
췌장암 발생 위험인자 있다면 적극 검진

췌장암은 초기증상이 없는 데다 췌장이 몸 속 깊이 위치해 조기 발견이 어렵다. 평소 췌장암의 위험요인과 의심증상을 숙지하고 예방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췌장암은 초기증상이 없는 데다 췌장이 몸 속 깊이 위치해 조기 발견이 어렵다. 평소 췌장암의 위험요인과 의심증상을 숙지하고 예방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최근에야 10%를 넘었을 만큼(2018년 12.6%) 악명 높은 암이다. 따라서 올바른 생활습관과 정기검진으로 췌장암을 예방해야 한다.

■초기증상 없고 종양 확인도 어려워

췌장은 십이지장에서 음식이 잘 섞여 소화될 수 있도록 췌장액을 분비한다. 또 인슐린과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을 분비, 우리 몸의 혈당을 조절한다. 이 췌장에 생긴 종양이 췌장암이다. 췌장은 조직학적으로 외분비샘과 내분비샘으로 나뉘는데 췌장암의 85% 정도는 외분비샘으로 부르는 췌관에 생긴다.

췌장암 조기 발견이 어려운 이유는 췌장의 위치 때문이다. 췌장은 위 뒤 쪽, 몸 속 깊숙이 위치한다. 이에 일반 종합검진에서 실시하는 복부내시경과 초음파로는 확인이 어렵다. 또 췌장은 십이지장, 담관과 연결되고 비장과 인접해 있는데 십이지장과 가까운 곳이 두부(머리), 중간이 체부(몸통), 가느다란 부분이 미부(꼬리)다. 특히 체부와 미부는 위장의 공기 때문에 관찰이 어렵고 혈액검사로도 잘 발견되지 않는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간담췌외과 이태윤 교수는 “위암이나 대장암은 1~2기에 발견되는 환자비율이 절반이 넘지만 췌장암은 장기 위치 때문에 대부분 3~4기에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췌장은 80% 이상이 망가지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복통과 체중감소가 나타난 때는 이미 췌장 주위로 암이 번졌다는 신호다. 통증은 명치통증이 가장 흔하지만 복부 어느 쪽에도 나타날 수 있다. 췌장 두부에 암이 발생한 경우에는 약 80%가 황달을 보인다. 종양으로 총담관(쓸개즙 이동 통로)이 막혀 담즙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기 때문.

복통과 체중감소 외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소화장애다. 종양이 자라면서 십이지장으로 흐르는 소화액 통로를 막기 때문이다. 또 전에 없던 당뇨증상이 나타나거나 기존에 있었던 당뇨병이 악화되기도 한다. 당뇨로 췌장암이 생길 수 있지만 췌장암으로 당뇨가 발생하기도 한다.

■유전적·환경적요인 복합적으로 작용

췌장암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유전적요인과 환경적요인이 함께 작용한다고 추정된다. 특히 췌장암환자의 70~90% 이상에서 K-Ras 유전자 변형이 발견된다. 췌장암 가족력이 있으면 발생률이 18배까지 올라간다는 연구도 있다.

환경적요인은 식습관, 흡연, 만성췌장염, 나이, 음주 등이 꼽힌다. 육류나 기름기 많은 식습관은 췌장암 발병위험을 2배 정도 높인다. 또 흡연은 췌장암의 발생과 관련이 깊다. 흡연자의 경우 췌장암 발생위험도가 2~3배 높다. 만성췌장염은 15배까지 위험을 높인다.

남녀비율은 1.5대 1 정도로 남성에서 더 많고 50세 이상에서 발병률이 오르기 시작해 70세가 되면 인구 1000명 당 1명 정도의 유병률을 보인다.

■수술로 완치…환자 상태 따라 치료 결정

췌장암이 의심되면 초음파검사, 복부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 내시경초음파검사(EUS), 양성자방출단층촬영(PET), 혈청종양표지자검사, 복강경검사, 조직검사 등을 진행한다.

현재까지 췌장암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수술이 유일하다.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 이후 보조적 치료가 필요하면 환자 상태를 고려해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을 시행한다.

두부에 암이 생긴 경우 연결된 십이지장, 담도, 담낭을 함께 절제하는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을 한다. 체부와 미부에 생겼다면 비장을 함께 자르는 췌장미부절제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진단 시 수술이 가능한 환자 비율은 10%로 알려졌다. 이 때 암이 번진 주변 혈관을 함께 절제하거나 항암치료로 암세포 크기를 줄인 뒤 수술을 한다.

이태윤 교수는 “췌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고령, 흡연자, 당뇨, 만성췌장염을 앓는 등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이라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육류나 지방이 많은 식습관보다 식이질이 풍부한 채소, 과일을 많이 섭취하고 금연과 함께 적정체중을 유지해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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