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웠다 추웠다…여름철 ‘열사병 vs 냉방병’ 대비법읽음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여름에는 실내외 온도차가 큰 환경에 자주 노출되면서 다양한 건강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여름에는 실내외 온도차가 큰 환경에 자주 노출되면서 다양한 건강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4차 유행에 폭염까지, 건강관리에 그 어느 때보다 주의가 요구되는 시기다. 특히 여름에는 실내외 온도 차가 커 밖에서도 안에서도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대표 질병 열사병과 냉방병을 중심으로 여름철 실내외 건강관리법을 정리했다.

■실외, 땀 안 나는 열사병 주의

이번 주도 30도 이상의 강력한 무더위가 예보됐다. 이렇게 폭염이 지속될 때 밖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질환은 온열질환이다. 우리 몸은 체온이 올라가면 자연스레 땀을 배출해 체온을 떨어뜨리는데 고온다습한 환경에 너무 오래 노출돼 몸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서면 더 이상 열이 못 빠져나가면서 다양한 건강문제를 일으킨다.

가장 조심해야 할 질병은 열사병이다. 열사병은 땀이 많이 나면서 증상을 보이는 일사병과 달리 40도 이상 체온이 올라가는데도 땀을 흘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의식장애, 쇼크 등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어 응급처치가 필수다. 대처가 늦어지면 고열로 인해 세포가 파괴되고 뇌와 간,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들이 손상될 수 있다.

열사병환자를 발견하면 무엇보다 체온을 떨어뜨릴 수 있는 모든 응급조치를 취한 후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환자를 신속하게 서늘한 곳으로 옮긴 다음 옷을 풀어주고 물로 몸을 적시거나 부채나 선풍기 등을 사용해 시원한 바람을 불어넣어준다. 필요 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

의식이 없더라도 물을 마시게 하는 건 금물이다. 기도로 들어가면 오히려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또 알코올 스펀지로 몸을 닦는 것도 피해야 한다. 많은 양의 알코올이 확장된 피부혈관을 통해 흡수돼 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낮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더위로 인해 현기증이나 두통을 느끼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특히 면역력이 낮고 더위에 취약한 어린이, 노약자, 만성질환자는 열사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내, 감기처럼 오는 냉방병 주의

실내에서는 몸이 갑자기 추워지면서 탈이 날 수 있다. 지나친 에어컨 바람에 의한 냉방병이 대표적이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서민석 교수는 “실내외 온도가 5~6도 이상 차이 나는 환경에 자주 노출되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이에 적응하지 못해 두통, 오한, 근육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실내온도를 22~26도로 유지하고 2~4시간 간격으로 환기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의 차가운 공기가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얇은 윗옷을 걸치고 어느 정도 실내가 시원해지면 에어컨 작동을 잠시 중단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 필터 청소도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냉각기에서 번식할 수 있는 레지오넬라균이 냉방기의 찬 공기를 통해 실내에 퍼져 레지오넬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레지오넬라증은 감기와 비슷하지만 감기보다 증상이 심하고 오래 간다. 콧물, 기침 등의 증상 외에 두통, 피로감이 심하고 설사, 복통 등을 동반할 수 있다. 온도변화에 대한 반응으로 말초혈관이 수축해 얼굴, 손, 발 등이 붓기도 한다.

서민석 교수는 “레지오넬라균이 실내에 퍼지면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독감이나 폐렴 같은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며 “감기증상이 심하거나 오랫동안 낫지 않는다면 레지오넬라증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열대야가 잠을 방해하더라도 계속 에어컨을 틀어두면 오히려 몸이 추워지면서 중간에 잠이 깰 수 있다. 자신의 취침 온도보다 2~3도 높게 온도를 설정하고 타이머로 작동시간을 조절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열대야가 잠을 방해하더라도 계속 에어컨을 틀어두면 오히려 몸이 추워지면서 중간에 잠이 깰 수 있다. 자신의 취침 온도보다 2~3도 높게 온도를 설정하고 타이머로 작동시간을 조절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숙면 위해 에어컨은 적당히, 가벼운 음주도 피해야

지나친 에어컨 사용은 숙면도 방해한다. 여름에 잠들기 가장 적당한 온도는 18~20도 정도. 이때 중요한 것은 취침 시 적정온도보다 에어컨 온도를 2~3도 높게 설정해 놓는 것이다. 가령 자신의 취침 적정온도가 20도면 22~23도 정도로 설정한다.

또 잠들고 1~2시간 경과 후에는 에어컨이 멈추도록 타이머를 맞춰 두는 것이 좋다. 밤새 에어컨이 작동되면 새벽녘에 체온이 떨어지면서 추위를 느끼게 되고 그 순간 잠이 깨는 경우가 많다.

노원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재원 교수는 “한 번 떨어진 체온은 잘 오르지 않기 때문에 다시 잠들기 힘들다”며 “여름철 아침 5시는 외부온도가 다시 상승하면서 더워지는 시간대로 아침 5시에 다시 에어컨이 가동될 수 있도록 타이머를 설정해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코로나에 무더위로 자기 전 가볍게 가족들과 또는 혼자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음주 또한 숙면에 적이다. 최재원 교수는 “물론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오는 기분이 들지만 그 효과는 잠깐일 뿐이며 오히려 열대야효과를 배가시킨다”며 “특히 맥주를 마시면 소변이 잦아지면서 중간에 깨는 것은 물론, 탈수가 되면서 체온이 쉽게 올라간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커피, 홍차, 초콜릿 등 카페인식품과 흡연 역시 뇌를 깨우는 효과가 있어 피해야 한다.

TIP. 여름철 숙면 꿀팁

▲간밤에 잠을 푹 못 자도 아침에는 같은 시간에 일어난다.

▲낮잠은 되도록 피한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잠자리로 향한다.

▲배가 고파서 잠을 못 이루면 따뜻한 우유를 한 잔 마신다.

▲억지로 잠을 자려고 애쓰지 말고 거실이나 다른 방에 잠시 나와 있다가 다시 잠이 올 것 같으면 침실로 들어간다.

▲늦은 오후 이후에는, 특히 잠자기 직전에는 술, 커피, 콜라, 녹차 등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자기 직전에는 수박이나 음료수 등 수분 섭취를 줄인다.

▲자기 직전에는 공포영화를 보거나 흥분되는 일을 하지 않는다.

▲자기 직전에는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PC를 사용하지 않는다.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되 자기 전에는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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