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25
-
대북강경책에 금융권 ‘투덜’… 정부 스스로 금융불안 자초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면서 시장 일각에서 정부의 대북 강경책에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정부의 대응을 일정 부분 수긍한다 하더라도 지나치게 긴장감을 부추기는 행위가 되레 시장에 불안감을 안겨준다는 이유에서다. 공개적으로는 의사표시를 자제하면서도 정부가 금융시장의 불안을 자초한다는 속내를 털어놓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일시적 충격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던 천안함 여파가 예상을 넘어 확대된 데 따른 당혹감도 존재한다. 한 외환전문가는 “오늘 외환시장은 하루종일 전시상태였다”며 “정부 기조에 따라 한반도 리스크가 달라지고 있어 이성적인 시장 전망이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상황에 의해 시장이 휘둘리는 것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이 당황해 하고 있다”며 “과거 정부에서 볼 수 없던 사태를 두고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는 시각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대북 리스크가 6·2 지방선거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
‘환율 급변동’ 불확실성 확대 더 큰 부담
환율급등세가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환율상승은 수출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기업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입가격 상승으로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에는 불리하고 특히 국내 물가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별로 명암이 엇갈린다. 현대·기아차는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70%를 넘어 환율이 연평균 10원 오르면 약 2000억원의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휴대폰 등 무선사업 부문 제품 매출의 84%를 수출한 삼성전자도 환율 수혜 기업이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해외 생산 비중이 늘고, 미국보다 유럽비중이 큰데 유로화는 약세여서 어느 한쪽으로 좋다,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원자재 수입비중이 큰 철강업체나 식품업체에 고환율은 커다란 악재로 작용한다.밀과 옥수수, 팜유 등 원자재를 들여오는 식품업계는 환율이 100원 오를 때 업계 전체적으로 1000억원 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 업체 관계...
2010.05.24
-
‘천안함 리스크’ 환율 급등
남유럽 재정위기와 천안함 사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1210원대로 급등했다. 반면 주가는 소폭 오르는 등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는 천안함 사태가 한국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인 지난 20일보다 20.40원 오른 121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21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9월16일(1211.30원) 이후 8개월여 만이다. 환율은 지난 4월26일 1104.10원으로 19개월 만에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1개월이 채 안돼 110.40원(10%) 상승했다. 특히 천안함 조사결과가 발표된 지난 20일 이후 이틀간 49.40원 급등했다. 우리투자증권 박형중 연구원은 “최근 원화 절하폭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진정될 때까지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
남북교역 중단 장기화 땐 투자심리 악화 우려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발표한 남북교역 중단 선언이 회복기에 있는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에서 대북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해당 기업들을 제외하면 실물경제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남유럽 재정위기에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까지 겹치며 단기적으로 금융·외환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지만 이 또한 과거 북핵사태나 서해교전 때처럼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남북간 군사적 충돌이 추가로 이어진다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증폭될 수 있다.지난해 남북교역 규모는 16억7900만달러로 우리나라 총 무역의 0.2%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이중 정부의 이번 제재 조치에서 제외된 개성공단 교역이 9억4100만달러여서 남북교역 중단으로 직접적 영향을 받는 규모는 7억3800만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북한산 농수산물, 원자재 수입 업체나 일부 위탁가공업체들은 타... -
KDI “달러 공급줄 끊겨 큰 타격”
대북교역 중단이 북한 경제에 미칠 파장은 얼마나 될까.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막대한 타격과 상당한 고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KDI에 따르면 2000년 들어 남북교역은 북한 대외거래의 최대 38%, 북한 국내총생산(GDP)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교역의 최대 49%를 차지하는 중국에 이은 것이다.보고서는 “남북교역이 중단되면 북한은 한국으로부터의 달러 수입 중단→대중 결제수단 부족→대중 수입능력 약화→북·중무역 정체→타 국가로의 거래이전 애로→전체 교역 침체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실제 남북교역을 통한 북한의 달러 수입은 실질교역 흑자와 관광 수입, 개성공단 임금 수입 등을 합쳐 2004년 1억8000만달러에서 2007년 5억3400만달러로 늘어났으며,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2008년(4억9000만달러) 이후 지난해(3억4700만달러)까지 소폭 감소했다. 물론 중국변수는 존재한다. 중국이 제재에 동참하면 북한은 심각한 경...
2010.05.19
-
달러 환율 18.5원 급등… 유럽발 악재 여파 지속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유로화 가치가 4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환율이 급등했다.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8.50원 오른 1165.1원으로, 지난 2월8일(1171.90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13.4원 오른 1160.0원으로 개장한 뒤 116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유로화 폭락과 국내외 주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원·달러 환율도 상승 압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날 유로화는 독일 정부가 주요 금융기관 주식과 신용디폴트스와프(CDS)에 대한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2006년 4월17일 이후 4년 만에 최저치인 1.2162달러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한 데다 위안화 절상 가능성 등 대외변수를 감안할 때 원화 강세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등 18개 외국계...
2010.05.18
-
한국, 고용 없는 성장 왜… “자영업자·비정규직 몰락 때문”
한국사회의 ‘고용없는 성장’의 근원은 무엇인가.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은 이에 대한 대답을 자영업자와 임시·일용직 등 비정규직 근로자의 몰락에서 찾았다.노무라증권은 한국 고용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고용의 ‘의미있는’ 회복은 국내 경기가 과열(overheating) 단계에 접어들지 않는 한 이른 시일내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저금리 정책이 일시적으로는 저소득층의 부채상환 부담 등을 낮춰주지만 장기적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노무라증권은 18일 ‘한국:일자리와 국내총생산(GDP) 사이의 비동조화’ 보고서에서 2005년 이후 한국사회는 경제성장률은 높지만 고용사정은 이에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본격화됐다고 분석했다.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5년 우리나라의 실질GDP 증가율(경제성장률)이 4.0%일 때 취업자 증가율은 1.3%였다. 하지만 2007년에는 성장률이 5.1%로 높아졌지만 취업자 증가율은 1.2%로 오히려 낮아졌다.... -
올 수출 1분기 급증세 불구 ‘전강후약’ 전망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수출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환율하락과 유럽발 재정위기, 아시아 신흥국들의 출구전략 등 부정적 요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8일 ‘최근 수출 증가 배경과 전망’ 보고서에서 “상반기 수출 증가율은 높았지만 하반기에는 가격 경쟁력 하락에 따라 수출 물량이 감소하면서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 1·4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2% 증가해 2004년 2·4분기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은 원화강세에 힘입어 선진국과 신흥국에 비해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출 증가세는 하반기 들어 가라앉을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우선 환율이 수출 회복세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 하반기 들어 더욱 커지면서 수출가격 경쟁력 하락이 우려되며 엔·달러 환율 상승세는 일본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경쟁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부문의 수출에 ...
2010.05.17
-
코스피 44P 하락… 환율 23원 급등, 금융시장 또 요동
유럽 재정위기로 불안감이 다시 확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또다시 요동쳤다.17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44.12포인트(2.6%) 하락한 1651.51로 마감했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지난 주말 유럽과 미국 증시가 급락한데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일본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피치 측이 “일본 신용등급에 변함이 없다”는 견해를 밝혔음에도 낙폭을 줄이지 못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외국인이 7621억원, 기관도 1021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개인은 7652억원어치 순매수해 ‘나홀로 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유럽 재정위기에 부동산 규제에 따른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5.07%나 폭락하는 ‘패닉’을 연출했다.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그동안 긴축으로 별 영향을 받지 않았던 자동차, 가전 등 중국 소비재 종목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 -
G2·일본도 심상찮다
‘미국 주정부들의 재정상태는 남유럽 국가들에 못지 않게 나쁘고, 일본은 국가채무가 그리스의 2배 수준이다….’ 남유럽발 재정위기 속에서 세계경제를 지탱해온 미국, 중국 등 G2와 일본을 바라보는 금융시장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금융불안이 이들 나라로까지 확산되면 세계경제는 ‘더블딥’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17일 증권사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과 캘리포니아주는 재정악화로 주정부 채권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가 5월 들어 급등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3월 말 202bp에서 4월 말 195bp로 완화되는 듯하더니 14일 현재 265bp로 확대됐다. 뉴욕주도 3월 말 155bp에서 5월14일 현재 187bp로 악화됐다. 특히 지난 3월 캘리포니아주의 실업률은 12.6%로 PIIGS 국가 중 스페인(19.1%)을 제외하고는 그리스(10.2%), 포르투갈(10.5%), 이탈리아(8.8%)보다 높았다. 뉴욕주(8.6%)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