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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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협상, 완전 타결 시간문제… 관계 복원엔 시간 걸릴 듯”
“미국과 이란 모두에서 보수파들이 반대하고는 있으나, 양국 정부의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종 협상이 타결될 것이다.”아직 최종 협정이 체결되기까지는 석 달 남았으나, 이란 전문가들은 낙관하고 있었다. 테헤란 알라메타바타바이대학 국제관계학부의 쇼자 아흐마드반드 교수(사진)는 7일 “핵협상 완전 타결은 시간문제”라며 이란과 미국 양측이 핵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문제는 이란의 정치와 경제, 사회 다방면에 악영향을 끼쳤다”며 원유수출이 정상화되면 경제가 크게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대미 관계가 이른 시일 안에 복원되기에는 “앙금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1950년대에 미국이 이란 쿠데타를 지원해 석유자원 국유화를 추진한 모하마드 모사데그 총리를 축출한 것과 1988년 이란 민간 여객기를 격추한 사건 등을 들었다. “채굴권을 빼앗아가기 위해 모사데그 정권을 뒤집은 것을 우리는 아직 잊지 못한다.... -
다르반드 유원지는 젊은이의 해방구… 물담배·홍차 즐기는 연인들 ‘까르르’
이란 테헤란의 가장 북쪽, 엘부르즈 산맥이 시작되는 산중턱에 다르반드 유원지가 있다. 밤이 되면 조명이 화려하게 켜지고 테헤란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20만리알(약 7000원) 정도면 허름한 천막 아래 있는 소파에 앉아 시내를 바라보며 몇 시간이고 물담배와 홍차를 즐길 수 있다. 7일 찾은 다르반드는 젊은이들의 해방구였다. 손을 꼭 잡거나 팔짱을 낀 연인들이 깔깔거리며 거리를 지나다녔다.미국 포틀랜드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돌아온 소헤이(29)는 이곳에서 젊은 연인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아르바이트를 한다. 검은색 야구모자를 뒤집어쓰고 바쁘게 움직이던 그는 “자유를 갈망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 아니겠느냐”며 “종교경찰도 이곳은 건드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 이란이 좀 더 개방된 사회가 되면 이란 전역이 이곳 같은 분위기가 될 거라 생각하고, 그러길 바란다”고 말했다.형식적인 민주주의 체제 ‘위에’ 이슬람 신정(神政)이 있는 이란의 분위기는 아직 보수적이... -
이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 미국을 맹비난한 속내는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75)가 핵협상이 잠정적으로 타결된 뒤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입을 열어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핵 협상이 타결되는 데 막후 결정권자로서 과감한 행보를 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이란 보수파를 진정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발언한 것으로 풀이된다.하메네이는 7일 트위터를 통해 “시온주의자(이스라엘)와 서방, 특히 미국은 테러조직이 무슬림 국가를 상대로 만행을 저지르는 것에 만족한다”며 “이들은 ISIS를 격퇴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핵협상이 타결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하메네이가 핵협상 타결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공식 언급을 하면서 미국을 강하게 비판한 것은 의외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지원세력으로 규정함으로써 핵협상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보수파의 불만을 무마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블룸버그는 6일 “하메네이는, 로하니 대통령과 함께 이번 핵협상의 모든 조항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AFP는 “... -
북한 외교관 “우리는 이란과 상황 달라”
북한 외교 관리가 이란과 북한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8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관리는 6일 VOA와 인터뷰에서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된 것은 북한과 아무 관계가 없다”며 “합의는 이란인들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북한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미국이 1년에 몇 차례씩 이란 인근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합동군사훈련을 벌인다면 이란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핵무기 보유의 이유를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돌렸다.그는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을 폐기하지는 않았고, 성명에 명시된 한반도 비핵화를 요구한다”며 “미국이 한반도에 핵을 끌어들이지 않으면 북한 역시 핵무기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그는 “미국의 B-52 폭격기와 전술 핵무기를 실은 항공모함이 한반도를 드나드는 상황에서 북한만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해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월 버락...
2015.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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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핵합의 6자회담 재가동 자극제 될 수도”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사진)는 이란 핵협상이 잘 진행돼 최종 타결되면 6자회담을 재가동하게 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6일 말했다.2005년 6자회담 9·19합의 당시 미국 6자회담 대표였던 힐 전 차관보는 이날 존스홉킨스대 고등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한 강연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다른 많은 이슈에 손이 묶여 있고, 이 이슈들이 북핵 문제보다 더 전망이 밝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같이 말했다.힐 전 차관보는 “이란 핵 문제에 대한 후속 협상이 잘 진행돼 6월 말 최종 합의가 도출될 경우 내가 북한이라면 이란 핵협상을 잘 들여다보겠다”며 “이란 핵협상이 북한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그는 “아직 김정은 정권에서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있다’는 어떤 징후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9·19합의로 돌아갈 진정성을 보인다면 성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언제든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
이란 군부와 의회도 핵 합의 ‘환영’… 개혁조치 다시 힘 실릴까
이란의 보수파 의회와 군부가 핵 합의안을 환영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온건파 정부의 최대 치적이라고 할만한 핵 합의에 대해 보수강경파들도 인정하고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란 최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의 모하메드 알리 자파리 사령관이 7일 “평화적인 핵 프로그램을 추구할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핵 협상단의 외교적 노력을 치하한다”고 말했다고 국영 프레스TV 등이 보도했다. 그는 “이란 국민들과 혁명수비대는 핵 협상단이 이슬람공화국(이란)이 지켜야 할 선을 지키면서 충실하게 정치적인 노력을 기울인 것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보수파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마즐리스(의회)도 핵 합의에 만족감을 나타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정부 핵협상단은 이날 마즐리스에 출석해 지난 3일 타결된 핵 합의안의 내용을 설명했다. 2000년대 후반 강경파 정권 때 이란 측 핵협상 대표를 지냈던 알리 라리자니 국회의장도 이번 합의가 핵 문제를 해결할 ‘좋은 신호’라며 환영했다. 의회... -
애들 등록금 2억리알, 월급 10배… “물가 너무 올라 ‘투잡’해도 빠듯”
나세르는 올해 50살로, 작은 민간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이다. 아내, 두 아들과 함께 수도 테헤란에서 살고 있다. 그가 받는 월급은 겨우 2000만리알, 60만원이 조금 넘는다. 월급의 절반은 월세로 나간다. 사립대에 다니는 두 아들의 한 학기 등록금을 합하면 2억리알(약 600만원)이다. 아이들 등록금이 월급의 10배다. 나세르가 버는 돈으로는 말 그대로 입에 풀칠도 못한다.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아내도 일을 한다.나세르는 회사 근무가 끝나면 밤에는 택시기사로 ‘투잡’을 한다. 등록된 택시는 아니고,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무허가 영업을 하고 있다. 그의 동료들도 대부분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두세 가지 일을 하고 있다. 그나마 정부가 식량보조금을 주기는 하지만, 최근 몇년 새 물가가 너무 올라 보조금만으론 턱없이 모자란다. 이란인들이 늘 먹는 닭고기는 한 마리에 6만7000리알이던 게 근래 9만리알로 뛰었다. 7일 테헤란에서 가장 큰 소매시장인 타... -
오랜 고립에 인프라 낙후… 석유 증산도 시간 걸릴 듯
이란 경제제재가 풀리기를 기다려온 것은 이란인들만이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거대 기업들이 이란의 에너지와 시장을 노리고 진출을 준비해왔다. 제재는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풀리게 된다. 과연 이란의 경제상황과 잠재력은 어느 정도일까.이란의 경제상황은 매우 나쁘다. 자원부국임에도 오랜 고립과 제재로 피폐해져 있다. 국내총생산(GDP)은 구매력 기준 9871억달러로 세계 19위지만 1인당 GDP는 1만2800달러로 세계 103위에 불과하다. 2011년 제재가 심해진 뒤 산업생산도, 일자리도, 생필품도 모두 줄었다.바로 이런 상황 때문에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이란의 원유 매장량은 1546억배럴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지만 아직 탐사·시추가 제대로 되지 않아 더 늘어날 수 있다. 원유 생산량은 2013년 하루 320만배럴에서 지금은 270만배럴로 줄었다. 수출량은 현재 하루 100만배럴에 불과하다. 세계 1위 석유 수출국인 사우... -
경제제재 아랑곳 않는 부자동네… ‘테헤란의 청담동’ 가보니
테헤란 북부 페레시테 거리는 서울의 청담동이나 가로수길 같다. 지난 6일 저녁 페레시테 거리의 10층짜리 쇼핑몰에 들어서자 여기저기 누더기처럼 낡고 허름했던 시가지와는 전혀 다른 별세계가 펼쳐졌다. 에르메스, 돌체앤가바나, 펜디, 몽블랑 등 유럽 명품 매장이 화려한 샹들리에가 달린 계단 옆으로 이어졌다. 스페인 브랜드 로에베 등 한국에 아직 없는 명품 매장도 눈에 띄었다. 입생로랑과 디올이 입점해 있는 향수 매장 한복판에는 1450만리알(약 50만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는 향수가 진열돼 있었다.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8층에는 이란 전통요리와 프랑스 요리 등 각국 음식을 파는 고급 레스토랑이 성업 중이었다. 페르시아 레스토랑에는 혁명으로 무너진 파흘라비 왕조 직전의 카자르 왕조를 상징하는 그림이 걸려 있었다. 아야톨라 호메이니와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 패널과 이란-이라크전을 기념하는 벽화가 가득한 시내 중심가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쇼핑몰에...
201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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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엔 청바지 차림 여성들… ‘종교경찰’도 단속 느슨
거리엔 칠이 벗겨져 시멘트가 그대로 드러난 건물들이 보였다. 버스는 유리창이 깨진 채로 시내를 달렸다. 화폐 가치가 2주 새 10% 가까이 오르자 문을 닫은 환전소들도 있었다. 거리 곳곳에는 이슬람혁명을 기념하는 대형 벽화들과, 아야톨라 호메이니와 현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들이 나란히 걸려 있었다. 시민들은 “물가가 안정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보였으나, “가진 자들에게만 이롭지 않겠느냐”는 냉소적인 시선도 적지 않았다. 6일 찾아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표정에서는 ‘여전한 경계심 속 기대감’이 느껴졌다.이날 정오 무렵(현지시간) 테헤란의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에 도착해 헴맛 거리를 지나 도시 중심가로 향했다. 택시기사에게 핵협상이 타결됐으니 살림이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묻자, 세부 이행계획이 확정되는 6월 말까지 아직 남았다면서도 “외국에서 상품들이 들어오면 물가가 안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시내에서는 샌드위치 한 개가 3만5000리알(약 12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