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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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합의 이끈 막후 두 주역 이란 하메네이·미국 설리번
■ ‘견제의 정치력’ 이란 하메네이1989년 이후 최고지도자… 군부·성직자 아우른 인맥“영웅적 유연함 보여줬다”“영웅적인 유연성을 보여준 것.” 민간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5일 파이낸셜타임스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75)의 결단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이란은 4년마다 직선제로 뽑는 대통령, 역시 국민들이 선출하는 마즐리스(의회), 보수적인 이슬람 법학자들로 구성된 사법부, 성직자 집단과 혁명수비대(군부)가 때로는 연대하고 때로는 상호견제하는 권력구조를 가진 나라다. 핵 협상에 반대하는 강경파의 입을 막고 하산 로하니 정부가 핵 합의를 성사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은 이 복잡한 권력구조의 정점에 있는 ‘벨라야트 이 파키르(최고지도자)’ 하메네이였다.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4일 “최고지도자의 지침이 핵 협상을 진전시키는 빛이 돼줬다”고 치하했다. 이란데일리 등은 5일 군 최고위 장성인 하산 피루자바디 육군참... -
기로에 선 ‘이란의 봄’
이슬람력을 태양력으로 변형한 고유의 잘리리력을 사용하는 이란의 새해는 매년 3월21일 시작된다. 이란인들은 새해를 ‘노루즈(Nouruz, 새로운 날)’라고 부르며 2주에 달하는 긴 연휴를 즐긴다. 이란 사람에게 노루즈는 한 해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길었던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한다는 의미도 있다. 실제로 새해의 13일째 되는 날에는 ‘시즈다 베다르(Sizdah Bedar)’라고 해서 가족들과 봄맞이 나들이를 떠난다. 올해 ‘시즈다 베다르’에는 스위스 로잔에서 날아온 핵 협상 타결 소식으로 특별함이 더해졌다.현지시간 4월2일 저녁, 이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 즉 P5+1은 우여곡절 끝에 협상기한을 넘기며 정치적 합의안을 발표하는 데 성공했다. 이란이 원심분리기의 개수를 대폭 줄이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충실히 이행하는 대신, 경제제재 해제라는 보상을 받는다는 것이 골자이다.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협상단의 발표가 끝나자 바로 회...
2015.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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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평화적 핵 이용 길 텄지만 북한 동참 시키기는 힘들 것”
▲ “무기 제조용 핵물질 제한… 핵연료도 자체 생산보다수입하는 것이 더 경제적… 북은 김정은 판단에 달려”핵무기 비확산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에 이란 핵 문제에 대한 현실적 해법을 주문하며 기술적 조언을 해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란 핵 문제 합의에 대해 이란이 핵무기 개발로 나아가지 않고 평화적 핵이용을 하도록 한 모범 사례로 보고 있다.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군축·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을 지낸 게리 세이모어 하버드대 벨퍼센터 소장(왼쪽 사진)은 경향신문과의 e메일 문답에서 “이번 합의는 이란의 핵무기 제조를 위한 핵분열 물질 생산 능력을 제한하고 강력한 검증 조치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군축담당차관보의 과학보좌관을 지낸 스콧 켐프 매사추세츠공대(오른쪽) 교수는 “이번 기본 합의는 기술적 개요, 시간표, 순서 등을 볼 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구체적이고 주목할 만한 성취”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평... -
하메네이도 ‘로하니의 개혁개방’ 지지… 종교보다 경제 문제 논의 확산 가능성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35년을 보낸 이란은 지난 2일 핵협상 타결로 변화의 기로에 섰다.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제재가 풀릴 것이란 기대감에 테헤란 시내 주요 호텔은 이미 핵협상 타결 전부터 서방 기업인들로 북적거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국내 이란전문가인 한국외대 이란어과 유달승 교수는 “서방 기업들의 진출 정도가 이란 정부의 경제개방 폭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 기업들이 이란에 많이 진출하면 이란 정부가 시장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서방과의 관계 개선, 경제개방에 나선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노선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암묵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것도 변화의 큰 힘이다. 한국외대 이란어과 장병옥 명예교수는 “하메네이도 경제 문제를 일단 풀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로하니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1997~2005년 대통령을 지낸 개혁파 모하마드 하타미가 서방과의 관계 개선에 실패... -
양국 ‘아전인수’ 합의문 발표… 제재 해제 시점·농축 기간 등 차이
외교 협상은 언제나 동상이몽이다. 같은 합의문을 발표하고도 해석을 달리하거나, 큰 틀에 합의하고도 세부사항에 이견을 보여 도중에 합의가 깨지는 경우가 많다. 이란 핵협상도 그럴 소지가 있다.미국과 이란의 기본 합의 발표문을 비교해보면 제재 해제 시점과 10년 뒤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 등에 대한 내용이 차이를 보인다. 이번 합의는 최종 합의가 아니기 때문에 정치적 공감을 이룬 내용을 각자 언어로 발표했다. 파르시어로 된 이란의 발표문은 하버드대 벨퍼센터가 번역 제공한 것을 참고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 제재의 경우 이란이 핵과 관련한 모든 우려를 해소하는 조치를 취한 뒤 해제하고, 미국이 유럽연합과 함께 취한 독자 제재는 국제원자력기구의 검증 뒤 유예하겠지만 언제든 되돌릴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이란은 최종 합의를 이행한 뒤 모든 제재가 철회되고 무효화된다고 밝혔다. 심지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오는 6월30일 최종 합의를 타결하는 시점에 제재가 모두 해제돼야 ... -
풀기 힘든 ‘북한 핵’… 이란과 다른 5가지 이유
(1) 이미 핵무기 보유(2) 경제제재 해제 +α(3) 잃어버린 신뢰(4) 핵 집착(5) 시들한 미 관심이란 핵협상이 두 차례나 연장된 끝에 지난 2일 사실상 타결되자 국제사회 시선이 북한에 쏠리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란과 여러 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북한 핵협상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4일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가 다른 5가지 이유를 꼽았다.신문은 먼저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신문은 “이란과의 핵협상은 이란이 핵무기 1개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장기화하도록 하는 게 목적이었다”며 “그러나 북한은 이미 10여개 작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인도, 파키스탄처럼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지 않고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또 이란은 경제제재 해제를 위해 핵협상에 주력한 반면 북한은 거기에다가 안보 문제까지 더할 가능성이 높다. 신문은 “북한은 핵 문제를 외세로...
2015.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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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이란과 북한은 매우 다른 문제”
미국 국무부는 3일(현지시간) 이란과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해 “이란과 북한은 매우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마리 하프 국무부 대변인 대행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타결된 이란 핵 합의가 북한 핵협상에 미칠 영향과 북한 비핵화 회담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북한과 이란은 아주 다른 사안”이라며 “이란이 어떤 것을 선택하든지 북한이 국제사회 의무를 준수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진정성 있는 방식으로 6자회담과 같은 회담 테이블로 돌아온다면 명백하게도 그 목표는 (이전과) 똑같다. 한반도를 비핵화하는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세계 다른 국가와의 핵협상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관계없이 (비핵화 회담 재개 여부 등 모든 것은) 북한한테 달렸다”고 덧붙였다.최근 러시아를 방문한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1일 러시아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르 마르굴로프 외교부 아태담당 차...
201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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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 타결에 국제사회 일제히 “환영”
“세계의 심대한 안보 문제들을 다루기 위해 모든 나라가 협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말이다.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자 국제사회는 일제히 환영했다. 중동의 근본적인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이자, 핵 비확산 체계의 성공적인 작동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하지만 나라마다 ‘온도차’는 있었다. 서방은 합의를 반기면서도 난제들이 남아 있음을 강조, 이란에 대한 압박을 거두지 않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일(현지시간) 타결 사실이 전해지자 “이란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막는 데에 가장 근접한 합의”라고 했고,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교장관은 “긍정적이지만 해결할 문제들이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 외교부는 환영 성명에서 “민간 핵프로그램을 추구할 이란의 ‘조건 없는 권리’를 얘기해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원칙이 담긴 것”이라며 이란이 중동 분쟁을 푸는 데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세계에 가... -
이란 시민들 “35년간의 겨울이 끝났다… 고마워요 로하니”
“겨울이 끝났어요. 이제 우리 삶도 달라지겠죠?”이란과 미국 등 6개국의 핵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2일 밤(현지시간), 테헤란 거리는 자축하러 나온 시민들로 붐볐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테헤란 도심 발리아스르 거리를 중심으로 3일 새벽(현지시간)까지 차량 행렬이 도로를 메웠다. 이란 ISNA 통신은 이날 오전 협상단이 테헤란의 메흐라바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자 시민들이 몰려나와 환영했다고 전했다. 공항과 시내를 잇는 거리는 국기를 흔드는 환영 인파로 붐볐다. 테헤란 도심 발리아스르 거리는 전날 밤 타결협상이 전해진 직후부터 기쁨의 경적을 울리는 차량으로 가득 찼다. 시민들은 차창을 열고‘V’자를 그리며 역사적인 날을 기념했다. 소셜미디어에도 “겨울이 끝났다” “고마워요. 로하니(하산 로하니 대통령)!”라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마이삼 비자르라는 이란인은 외교부 청사 앞에 시민들이 모여 자바드 자리프 외교장관을 연호했다고 전했다. 페드라암이라는 트위... -
호메이니 집권 후 맹방에서 적국으로… 이란·미국 ‘애증의 역사’
1948년 미국 중앙정보국(CIA) 안에 정책조정실(OPC)이라는 비밀조직이 만들어졌다. 반미 정권들을 무너뜨리는 것이 이 조직의 임무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외국계 석유회사를 국유화한 이란의 모하마드 모사데그 총리를 축출한 일이다.이후 반세기 넘게 미국과 이란은 맹방에서 적국으로 애증의 관계를 넘나들었다. 반모사데그 쿠데타에 일조했던 레자 샤 국왕의 파흘라비(팔레비) 왕조는 전제정치를 자행하면서 이스라엘과 함께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충실한 동맹 노릇을 했다. 하지만 이 관계는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끝을 맞았다. 왕조를 무너뜨린 호메이니는 미·소 냉전이 첨예했던 시기에 어느 쪽과도 협력을 거부하며 자신들만의 ‘신정 국가’를 세웠다. 미국은 중동전략을 다시 짜야 했고, 이스라엘과의 밀착관계가 더욱 깊어졌다. 혁명이 일어난 그해 11월 대학생들이 테헤란 미 대사관을 점거해 미국인들을 444일간 인질로 잡았다.1990년대 중반까지 미국과 이란은 서로를 ‘악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