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경향신문

이슈

산업현장 안전불감증
  • 전체 기사 50
  • 2014년7월 20일

    • [우리 안의 세월호 - 안전 불감 건설현장]고공작업 중 지지대가 자재 무게 못 견뎌 추락… 안전망 없었다
      [우리 안의 세월호 - 안전 불감 건설현장]고공작업 중 지지대가 자재 무게 못 견뎌 추락… 안전망 없었다

      건설노동자 김종영씨(55·가명)는 가로 70㎝×세로 40㎝ 녹슨 쇠고리가 달린 나무판자에 의지해 일했다. 지난 3월 서울 압구정동 상가건물 건설현장에서 고공 작업을 할 때였다. 25명이 일하는 비교적 큰 현장이었지만 추락방지를 위한 안전망이나 안전울타리는 없었다. 쇠고리로 지지대에 걸쳐 놓은 이 판자만이 김씨의 몸을 지탱했다. 판자는 공사 엿새째인 3월10일 김씨와 자재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4m 아래로 추락한 김씨는 양쪽 발목에 골절상을 입어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산업재해가 만연한 건설현장은 ‘또 하나의 세월호’다. 건설현장은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안전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사회’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17일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전국의 건설노동자 수는 2013년 12월 말 256만6832명이다. 2013년 한 해 동안 2만3600명이 업무상 질병·재해로 다쳤고 567명이 숨졌다. 지난 4월에는 제2롯데월드 엔터테인...

      21:34

    • [우리 안의 세월호 - 안전 불감 건설현장]“못질 ‘탕탕탕’ 세 번 안에 못하면 ‘나오지 마’ 소리 들어”
      [우리 안의 세월호 - 안전 불감 건설현장]“못질 ‘탕탕탕’ 세 번 안에 못하면 ‘나오지 마’ 소리 들어”

      “건설현장은 전쟁터입니다. 일하는 것이나 사람이 죽어가는 것이나요.” 지난 17일 경기 안산에서 만난 노동자 연종우씨(55·가명)는 25년간 몸담은 일터를 주저없이 ‘전쟁터’라 불렀다. 비유적 표현이 아니다. 그는 일터에서 숱한 죽음과 부상을 목격했다. 2012년 인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현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했을 때도 현장에 있었다. “주경기장 옆에 선수촌 타워가 두 대 올라가는데 갑자기 타워 한 대에서 ‘쿵’ 소리가 났습니다. 2t가량 자재를 싣고 올라가던 크레인 줄이 끊어진 거죠. 밑에 신호하던 사람이 깔려 즉사했어요.”공사는 즉각 중단됐다. 이튿날 뉴스는 “아시안게임 공사장 사고로 ‘인부’ 1명이 숨졌다”고 짤막하게 소식을 전했다. 경찰이 건설사의 과실 여부를 수사한다는 내용이 언급됐지만 경기장을 빨리 지어야 한다는 이유로 공사는 1주일 만에 재개됐다. 연씨는 “건설노동자의 죽음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씨는 ...

      21:33

  • 6월 1일

    • “화물차, 과적 거부 땐 일감 안 줘… 단속해달라 하면 경쟁력 운운”
      “화물차, 과적 거부 땐 일감 안 줘… 단속해달라 하면 경쟁력 운운”

      세월호 참사의 주된 원인이었던 과적은 화물차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봉주 화물연대 본부장(사진)은 1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화물차 노동자들은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과적하지 않으면 일감을 얻지 못한다”면서 “살기 위해 과적 단속을 요청하면 물류비가 올라가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화물연대는 이달 중 ‘안전’ 문제를 내걸고 파업을 준비 중이다.▲ 화주가 강요해도 버틸 근거‘과적 삼진아웃’ 처벌 법안국회 조속 통과되길 바라-세월호 참사 소식을 듣고 남다른 마음이 들었을 것 같다.“올 게 왔구나 싶었다. 성수대교 붕괴처럼 과적 때문에 큰 문제가 발생할 거란 불안감이 항상 있었는데 결국 여객선에서 터졌다. 안타깝고, 좀 더 열심히 과적 문제와 싸웠어야 했다는 회한이 들었다.”-여객선·화물선의 과적 문제는 왜 방치돼 왔나.“과적은 화물차에서부터 시작된다. 화물연대 제주지부가 항만에...

      21:54

    • 선거 공보물 돌리다 집배원이 또 쓰러졌다

      지난달 21일 오전 부산 동구 범일동의 한 아파트 정문 앞. 선거공보물을 배달하던 23년차 집배원 ㄱ씨(46)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ㄱ씨는 아파트 관리소 직원의 신고로 병원에 이송돼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하지만 현재까지 지인들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있다.ㄱ씨가 일하던 범일동은 집배원들 사이에서는 ‘배달하기 안 좋은 구역’으로 유명하다. 1년 전부터 이 구역을 맡은 ㄱ씨는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며 인력 충원과 구역 변경을 요청했다. 하지만 동료 집배원들이 ㄱ씨의 업무를 분담해주는 ‘겸배’를 하라는 지시만 돌아왔다. ㄱ씨가 더욱 힘들어진 것은 ‘6·4 지방선거’를 앞둔 ‘특별소통기간’이 시작되면서부터다. 대부분의 지방우정청은 지난달 중순부터 6월4일까지를 특별소통기간으로 정했다. 선거공보물을 제 날짜에 정확하게 배달하기 위해서다. 특별소통기간은 설, 추석 등 명절 선물이 대규모로 오갈 때와 선거기간 등을 앞두고 지정된다. ‘집배원 중대재해 해결을 위한 ...

      21:53

  • 5월 25일

    • 이번엔 역무원이 열차에 끼여 숨져

      지난 24일 오후 3시30분쯤 경기 의왕시 남부화물기지선 종착역인 오봉역 선로에서 코레일의 수송 담당 역무원 차모씨(31)가 열차 사이에 끼이는 사고로 숨졌다. 차씨는 전날 오전 9시부터 24시간 근무를 한 뒤 다시 주간 근무를 하다 사고를 당했고, 3인 1조로 일하는 현장에서 열차 감시자도 없이 2명이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장시간 근무와 안전을 무시한 인력 감축이 사고를 일으켰다”고 지적하고 있다.사고 당시 차씨와 함께 입환(열차 연결 및 분리) 작업을 하던 동료 역무원은 25일 “차씨가 무선 호출에 응답하지 않아 찾아가보니 열차와 열차 연결기 사이에 끼여 숨져있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차씨는 2010년 12월 코레일 충북본부 민둥산역에 신규 임용돼 2012년 5월 오봉역으로 전입했으며, 유족으로는 배우자와 자녀 1명이 있다.철도노조는 “입환 작업은 작업계획서상 3명이 함께하도록 돼 있으나 인력 부족으로 열차 감시자도 없이 2명이 ...

      21:34

  • 5월 14일

    • 울산 LS니꼬 폭발사고 합동감식 실시…안전관리 부실 조사

      지난 13일 비철금속 용해로와 탕도 연결부위기의 폭발사고로 근로자 8명이 다친 울산시 울주군 온산공단 소재 LS니꼬울산공장 사고현장에 대한 합동감식이 14일 진행됐다.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울산소방본부, 울산고용노동지청, 안전보건공단,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은 회사 측으로부터 사고 개요를 보고받고 현장에서 감식작업을 벌였다.폭발은 제련2공장에서 용광로로 유입되는 구릿물 관을 둘러싼 탕로의 내화벽돌 교체작업을 하기 전에 발생했다.경찰은 용광로와 구릿물 관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설치된 ‘냉각수 재킷’에서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물이 새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온의 구릿물 관 등에 냉각수가 들어가 순간적으로 폭발 형태로 기화하면서 발생한 것이다.경찰 등 감식을 진행한 기관들은 냉각수 재킷의 어느 부위가 샜는지, 어떤 경로로 냉각수가 유입됐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규명할 예정이다.울산 울주경찰서는 형사과장 등 11명으로 수사전담팀을 꾸려 회사관계자...

      16:43

  • 5월 13일

    • [심층기획 - 한국사회의 민낯 ‘세월호’]‘안전줄 대신 넥타이 매라’는 기업
      [심층기획 - 한국사회의 민낯 ‘세월호’]‘안전줄 대신 넥타이 매라’는 기업

      경기 의정부시에서 일하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수리기사 최모씨(35)는 지난해 아찔한 경험을 했다. 폭염이 절정이던 8월 어느 날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하필이면 아파트 17층의 에어컨 실외기 분해작업을 해야 했다. 그는 베란다 난간 위를 오르는 자신의 구두를 보는 순간,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회사는 ‘삼성’의 이미지를 위해 구두와 넥타이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었다. 지상 수십m 위에서 아무런 보호장구도 없이 비를 맞으며 매달렸다. 실외기 위에 조심스레 올린 오른발이 빗물에 쭉 미끄러졌다. 순간적으로 오른손을 뻗어 난간을 가까스로 붙잡았다. 이 충격으로 손목이 골절됐다. 목숨을 잃을 뻔한 일이었지만 작업 환경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최씨는 “회사가 고공 작업에 필수적인 안전줄은 지급하지 않으면서 복장 관리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고객 집에 방문하기 전 복장 상태를 찍어서 회사에 보내는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깔게 할 정도”라고 말했다.▲ 에어컨 수리기사...

      21:56

    • [심층기획 - 한국사회의 민낯 ‘세월호’]“가장 안전한 사회는 가장 민주적인 사회… 민주성이 부족해 사회적 약자 안전 소홀”
      [심층기획 - 한국사회의 민낯 ‘세월호’]“가장 안전한 사회는 가장 민주적인 사회… 민주성이 부족해 사회적 약자 안전 소홀”

      박노자 오슬로대 교수(41·한국학)는 “가장 안전한 사회는 가장 민주적인 사회”라며 “민주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의 안전이 소홀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노르웨이에 머물고 있는 박 교수는 13일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내실을 갖췄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세월호 참사는) 살인과 같은 행위”라고 정부와 기업을 강하게 질타했다. 박 교수는 “규제를 풀어 낡은 선박을 운항할 수 있도록 했고 감독은 해운업계에 맡겼다”면서 “국민을 위한 국가가 아니라 기업을 위한 국가 같다.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보다 안전한 미래는 민주주의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권의 통치는 국민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고 다스리는 것이었으며, 아직도 고급 관료와 자본가들에게는 동등한 민주시민이라는 인식이 없다”면서 “노동자를 민주시민으로 동등하게 대해야 생명을 경시하지 않게 된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인명 중시”라고 ...

      21:54

    • 기업하기 좋게 규제 푼 울산, 안전사고 잦아 ‘불안한 도시’ 오명
      기업하기 좋게 규제 푼 울산, 안전사고 잦아 ‘불안한 도시’ 오명

      울산지역 공장에서 폭발·화재 등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울산이 ‘잘사는 도시’가 아닌 ‘불안한 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기업들이 성장과 이윤추구를 앞세우면서 안전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13일 오전 8시54분쯤 울산 울주군 온산읍 LS니꼬 울산공장 제련2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협력업체 직원 허모씨(33)가 2~3도의 화상을 입었고, 다른 협력업체 직원 7명이 타박상 등 부상을 당했다. 사고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제련2공장 내 용해로 가동을 정지한 상태에서 끓는 비철금속을 다른 공정으로 옮기는 ‘탕도’를 수리하던 중 용해로와 탕도 연결 부위에 냉각수 일부가 유입되면서 발생했다.앞서 지난 8일 울산 남구 소재 냉매 생산업체인 (주)후성에서 가열버너가 폭발해 조모씨(32)가 숨지고 황모씨(33)등 4명이 다쳤다. 같은 날 SK케미칼에서는 위험물 저장탱크 청소...

      21:31

    • 제2롯데월드 고층부 공사현장 안전 위협 사례 수백건 지적돼

      제2롯데월드 고층부 공사현장에서 수백건의 안전 위협 사례가 드러났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을 찾아가 안전 대책을 점검했다.박 시장은 13일 오전 송파구 잠실동 제2롯데월드 신축 공사현장을 찾았다. 박 시장은 ‘제2롯데월드 안전점검단(점검단)에서 수백건의 지적사항을 확인한 것을 알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어떠한 경우라도 안전이 중요하다. 서울시가 점검하고 있고 지적사항이 다 시정되도록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지적된 위반사항들은 본질적으로 위험한 것은 아니다. 시정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보다 더 전문적인 점검을 위해 공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제2롯데월드에 대한 점검은 서울시의 의뢰를 받아 초고층학회 등 안전·방재 전문기관으로 구성된 점검단이 지난 3월부터 실시했다. 안전점검을 주관한 서울시 주택정책실 관계자는 “이번에 처음 분기보고서를 받았는데 나온 지적사항 가운데 어떤 내용을 1차 용역보고서에 담을지 살펴...

      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