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경향신문

이슈

2017 신년기획
  • 전체 기사 110
  • 2017년3월 8일

    • [민주주의는 목소리다]2부 ③“대학 서열 해체가 정답, 입시지배 벗어나야 학생도 민주시민”
      [민주주의는 목소리다]2부 ③“대학 서열 해체가 정답, 입시지배 벗어나야 학생도 민주시민”

      ‘입시 성적’이 부모와 학생들 행복의 지표가 된 현실을 바꿀 수 없을까. 부모 경제력이 자녀 대입을 좌우하는 고리를 어떻게 끊어야 할까. 자아실현이라는 교육 본래 역할을 학교현장에서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지난 6일 다양한 교육현장에서 일하는 네 사람이 경향신문사에 모였다. 지난해까지 중·고교 역사교사였던 이현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54), 혁신중학교에서 8년간 근무한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43), 18년째 사교육계에서 일하고 있는 정주현 대치동 논술강사(45),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활동 중인 구본창 정책국장(40)은 모두 유치원생부터 대학생까지의 자녀를 둔 학부모이기도 하다. 이들은 “대학 서열의 해체 없이 입시 문제의 정답은 없다”며 “우병우·김기춘 같은 ‘괴물’을 양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과 같은 교육은 더는 안된다”고 했다.- 교육에서의 민주화 30년을 평가한다면.이현 = 지난해의 국가장학금 신청 통계를 보면...

      22:19

    • [민주주의는 목소리다]2부 ③‘고졸 신화’ 팔아 ‘열정페이’ 만든 특성화고
      [민주주의는 목소리다]2부 ③‘고졸 신화’ 팔아 ‘열정페이’ 만든 특성화고

      “야, 고삐리.” 공장에서 내 이름은 없었다. 하루 12시간, 4조2교대로 정규직과 똑같이 일했다. 월급은 기본급 90만원에 각종 수당을 합쳐야 100만원을 넘었다. 학교에 찾아가 너무 힘들다고 했다. 담임 선생님은 “다른 회사도 다 똑같아, 참고 다녀”라는 조언이 전부였다. 전기전자과에서 공부 잘하기로 소문났던 친구가 대형마트에서 박스를 나르고 있다는 얘기가 떠올랐다. 취업률 100%라는 말이 우스워졌다. 지난 8개월간의 현장실습을 마이스터고 졸업생 김정수씨(19·가명)는 이같이 회상했다. 전문 기술을 배운다는 명목으로 실시하는 특성화고·마이스터고의 산업체 현장실습은 일부에선 교육이 아닌 저임금 노동현장으로 변질된 지 오래다. 이명박 정부는 대학 안 가도 성공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교육과 노동환경의 변화 없는 취업률 경쟁 속에서 아이들은 고등학교 시절을 ‘학생도 노동자도 아닌’ 경계인으로 보냈다. 사회는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지 않는 이들의 교육에 무관심했고,...

      21:25

    • [민주주의는 목소리다]2부 ③유전합격, 무전낙오
      [민주주의는 목소리다]2부 ③유전합격, 무전낙오

      “‘아이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학부모님들이 있는데 그건 ‘방치’예요. 아이가 SKY(서울·고려·연세대)에 가는 건 이미 초등학교 5학년 때 결정납니다.” 지난 3일 오전 서울 한 문화센터에서 ‘예비 초등맘의 우리 아이 SKY 보내기’란 주제로 열린 입시설명회에 모인 학부모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귀를 기울였다. 강사는 “대학교에 잘 가기 위해서는 고교를 잘 택해야 하고, 고교를 선택하기 위해선 초등학교부터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필기구를 손에 쥔 학부모들은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대입전쟁’은 옛날 말이다. 지금은 중학교의 ‘고입전쟁’ 단계를 지나 공부전쟁터가 초등학교, 심지어 영·유아 단계로까지 번져 있다. 나이가 어릴수록 학업능력은 가정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결국 부모의 부와 자녀의 학업성취 간 연결고리는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30년 전 민주화를 성취하면서 한국 사회가 꿈꿨던 교육은 적어도 이런 모습이 아니다. “건강하고, 기쁘게 일하고,...

      21:25

  • 3월 7일

    • [세계 여성 지성과의 대화](5)에바 일루즈 “여성에 야망 가지라면서 임산부는 꺼려…기업들 젠더 모순 빠져”
      [세계 여성 지성과의 대화](5)에바 일루즈 “여성에 야망 가지라면서 임산부는 꺼려…기업들 젠더 모순 빠져”

      대통령 탄핵 정국에 이어 대선이 시작되면 아이들 손을 잡거나 품에 안은 후보들의 사진이 집집마다 뿌려질 것이다. 간디는 ‘정치란 마지막 남겨진 아이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외쳤는데, 오늘 대한민국의 후보들은 과연 어느 집 아이, 어느 동네의 아이까지 책임지겠다 금을 긋고 있는가? 1992년 김영삼의 품에 안겨있던 아이들은 아이 낳기를 거부한다. 2002년 노무현의 볼에 입 맞추던 아이들은 사랑마저도 주저한다. 경제순위 세계 10위를 오르내리는 대한민국, 오늘 이 땅의 가정은 핵가족을 넘어 ‘혼밥’과 ‘혼술’이 퍼져가고 있다. 홀몸도 지탱하기 버거운 시절, 사랑은 쓰리고 아프기만 하다.자본의 질주 속에서 가족과 개인은 불안과 외로움을 호소한다.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는 감정 역시 사회를 반영하기에 공적 영역에서 작동한다고 말한다. 유럽 언론이 ‘내일의 사유를 바꿀 사상가’로 꼽는 에바 일루즈와 함께 더는 ‘사적일 수 없는’ 우리 삶의 속내를 들춰보고자 한다. 만남은 지난...

      20:49

  • 3월 2일

    • [서울, 마을을 읽다] (9) 서초구 양재동, 숲이 먼 곳에만 있나요…여기는 ‘양재시민의숲’역 5번 출구
      [서울, 마을을 읽다] (9) 서초구 양재동, 숲이 먼 곳에만 있나요…여기는 ‘양재시민의숲’역 5번 출구

      서울 지하철 8호선 ‘양재시민의숲’역에 내려 5번 출구로 나가자 뭉게구름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파란 하늘이 열렸다. 평일이라 그런지 오가는 사람이 드물고 번잡하지도 않았다. 낮에도 인파에 치이는 인근 강남역과는 영 딴판이었다. 30m쯤 걸었을까 오른쪽으로 안내판이 나왔다. 숲해설사 강명신씨(51)는 “대부분 3번 출구로 나가지만 진짜 양재동의 멋진 숲은 바로 여기”라면서 8번 탐방로를 소개했다. 횡단보도 건너편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이 지척인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마을 주민의 숲이 있다니 궁금했다. 고개를 갸웃하며 오솔길로 들어서자 한적한 숲이 나왔다. 벚나무들이 두 팔을 벌려 길을 내주는데 꽃들이 당도하려면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땅은 이미 몸을 팽팽하게 부풀리고 있었다. 얼음이 녹은 물을 머금고 낙엽을 이불처럼 덮고 있는 오솔길을 따라 한 걸음, 두 걸음 내딛는데 발아래 촉감이 부드러웠다. 저만치 벚나무가 끝나는 길목, 한 줌 햇살이 눈부셨다. 마중 나온 듯한 푸른...

      21:14

  • 2월 27일

    • [민주주의는 목소리다]2부 ②주거환경 투자 않는 국가…놀이터·노인정도 사야 하는 국민
      [민주주의는 목소리다]2부 ②주거환경 투자 않는 국가…놀이터·노인정도 사야 하는 국민

      ■주거권은 인권…국가의 기본 의무모든 사람이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주거생활을 누릴 권리를 뜻한다. 주거권은 국가의 적극적 의무를 강조하는 사회적 기본권의 핵심이다. 우리 헌법은 주거권을 명문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 등을 통해 간접 규정하고 있다. 또한 2015년 제정된 주거기본법은 “물리적·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이 법은 정부가 주거 면적, 방의 개수, 시설 등 최저주거기준을 설정 및 공고하게 했다.1948년 국제연합(UN) 세계인권선언을 비롯해 많은 국제규범에서도 주거권을 보편적 인권으로 강조하고 있다. UN 사회권규약위원회는 점유의 법적 안정성, 경제적 부담 가능성, 물리적 거주 적합성 등 일곱 가지를 주거권 내용으로 구체화했고, 강제퇴거 방지를 위한 각국의 제도적 장치 마련...

      20:55

  • 2월 23일

    • [서울, 마을을 읽다](8)서대문구 봉원동 “학생들 나와서 밥 먹어”…제2전성기 꿈꾸는 하숙촌
      [서울, 마을을 읽다](8)서대문구 봉원동 “학생들 나와서 밥 먹어”…제2전성기 꿈꾸는 하숙촌

      서울 서대문구 봉원동은 야트막한 안산 자락에 한적하게 자리한 ‘하숙촌’이다. 신촌 대학가와 가까워 전국 각지에서 유학 온 젊은이들이 풋풋하게 추억을 쌓아가고 있는 마을이다. 새내기부터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할 때까지 4~5년을 머무르는 젊은이들의 보금자리가 봉원동이다.도심 한복판에 있는 봉원동은 신라시대 천년 고찰 봉원사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신촌 방면 금화터널 옆으로 제법 큰 골목이 나오는데 하숙촌으로 불리는 봉원길이다. 봉원사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 집집마다 ‘하숙집’ ‘원룸’이라는 안내문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요즘 하숙집 분위기는 어떨지 호기심이 발동했다. ‘하숙’이라고 푯말이 적힌 알록달록 예쁘장한 2층집으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서자 양말, 속옷, 체육복 등 온갖 빨래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데 절로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빈센트 반 고흐 등 벽면에 있는 유명한 작가의 그림들이 친숙했다. “에고, 맨날 어떻게 딴 반찬을 해줘. 그냥 집에서 먹는 것처럼 하는...

      21:23

  • 2월 21일

    • [세계 여성 지성과의 대화](4)케이트 피킷 “당신이 속한 사회서 어떤 취급을 받느냐가 건강 좌우”
      [세계 여성 지성과의 대화](4)케이트 피킷 “당신이 속한 사회서 어떤 취급을 받느냐가 건강 좌우”

      매일 새로운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후보들의 입에서는 한결같이 적폐를 해소하겠다는 다짐이 나온다. 적폐란 무엇일까? 켜켜이 내려앉은 사회의 폐단이 개인의 숨통을 조여온 억울함이지 않을까 싶다. 성장 속에서 쌓아온 삶의 불평등 구조. 그 단단한 똬리를 풀지 않고는 개인의 번영이 살아나는 민주주의의 숨통 또한 트이지 않을 것이다. 불평등 최고 국가인 미국과 영국은 가난한 국민의 생명마저 차별한다. 건강불평등이다. 이들의 뒤를 바싹 쫓는 ‘불평등 선진국’ 한국. 과연 우리의 몸은 안전한가? 세계적인 역학자로 리처드 윌킨슨과 함께 <평등이 답이다>(The Spirit Level)를 쓴 케이트 피킷 영국 요크대 교수와 함께 불평등이 만드는 몸의 신호를 살펴보고자 한다. 피킷과의 만남은 1월31일 요크대에서 이뤄졌다. 하루 일찍 런던에 도착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공항으로 나갔다. 여느 때와 달리 북적이는 인파와 마주했다. 북소리와 함께 군중의 함성이 대합실을...

      22:23

  • 2월 19일

    • [민주주의는 목소리다]2부 ①‘칼퇴근’ 누구나 꿈꾸지만…“동료가 쌩~ 가버리면 나만 호구 된 기분”
      [민주주의는 목소리다]2부 ①‘칼퇴근’ 누구나 꿈꾸지만…“동료가 쌩~ 가버리면 나만 호구 된 기분”

      “칼퇴 좋죠. 그런데 일이 많을 때도 무조건 칼퇴하는 사람이면 누가 같이 일하고 싶을까요?”국내 한 정보기술(IT) 중견기업 근무 6년차인 강현우씨(35·가명) 일상은 일지옥이다. 한창 바쁠 땐 한 달에 집에서 부모님 얼굴을 보는 게 손에 꼽을 정도다. 팀원들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는 간혹 ‘정도를 넘게’ 칼퇴(정시퇴근)하는 이들의 빈자리를 곱게만 볼 순 없다고 고백한다.“솔직히 좀 그렇죠. 누군 시간이 남아도는 것도 아닌데….”중소기업 관리직인 이정민씨(28·가명)는 매번 칼같이 퇴근하는 동료를 볼 때마다 찜찜한 생각이 든다. 그는 “부장님이 퇴근할 때쯤 ‘누구 한 사람 남아서 좀 보다 가’라고 하면 다들 눈치 보다가 먼저 유령처럼 빠져나간다”며 “매번 핑계를 대며 칼퇴하는 동료들을 보면 ‘나만 호구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했다.“우리의 소망은 칼퇴”라고 외치는 직장인들이지만 정작 ‘자기 일만 하고 가버리는’ 동료를 향한 ...

      22:26

    • [민주주의는 목소리다]2부 ①산별노조 등 발판 ‘산업 시민권’ 통해 노사의 균형 잡아야
      [민주주의는 목소리다]2부 ①산별노조 등 발판 ‘산업 시민권’ 통해 노사의 균형 잡아야

      “저는 공공연맹 소속 노조원이면서 사민당원입니다.”지난해 2월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 사민당 베를린 청년모임 대표 아니카 클로제(24)는 “대부분 당원들이 노동자이기 때문에 노조에도 함께 가입해 있다”며 “노동현장에서 맞닥뜨리는 단체협상과 노동권 교육이 노조와 정당을 통해 일상적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독일 사민당은 나치 반대, 최저임금 인상, 직업교육 강화 등 정치부터 노동까지 다양한 부문의 교육과 활동을 노조와 함께 진행한다.2000만 한국 노동자에게 민주주의는 여전히 직장 문 앞에서 멈춘다. 민주주의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제도라면, 일터의 의사결정에서 배제되는 지금 노동자들을 민주사회 시민이라 할 수 있을까. ‘노동 없는 민주주의’는 민주화 3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사회의 과제다.■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1원 1표’ 원리가 지배하는 산업현장에서도 시민권 행사는 예외가 될 수 없다. 이 같은 ...

      22:26